사황(영원한 7일의 도시)/호감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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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의 사부, 타인의 "죽을 날"을 볼 수도 바꿀 수도 있다. "별의 궁전"을 휴대하며 자유롭게 오가는 것 같다. 라게츠 등 사람들 때문에 자주 동방거리에 출몰한다.
 
 
남해의 남쪽에서 온 사황과 그녀의 제자는 동방거리에서 머물고 있다. 앙투아네트에게 그 둘을 잘 모시기로 했으니 시간이 되면 동방거리에 가서 그들을 만나보자.
 
 
라게츠의 말을 통해 사제 두명의 추억을 알게 되었다. 마음 속의 사황의 형상이 좀 더 명확해지는 것 같다.
 
 
순찰이 끝나고, 사황과 함께 동방거리를 거닐기로 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잘 모르겠다.
 
 
뜻밖에도 종한구를 만나 사황의 과거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되었다.
 
 
라게츠는 내게 메세지를 보내 사황을 데리고 시가지를 가보겠다고 한다. 바로 가볼까?
 
 
라게츠의 말을 통해 사황이 차가운 겉과는 달리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시간이 있다면 다시 동방거리로 가보자. 사황과 라게츠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사황은 내 말을 통해 무슨 깊은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시간이 있다면 그녀와 다시 만나보고 싶다.
 
 
전에 라게츠와 내가 사황의 환영회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다. 준비가 잘 되었을까? 어서 동방거리로 가서 상황을 확인해보자.
 
 
피리 소리가 은은하게 울렸다. 사황은 조용히 혼자 피리를 불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그녀의 옆은 항상 시끌벅적하겠지?



1. 별의 궁전
2. 약속은 아니다
3. 사제
4. 서신
5.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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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의 궁전[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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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이 접경도시에 온 후, 별의 궁전에 있는 것이 아니면 대부분의 시간을 제자인 라게츠와 함께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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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꽤 큰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어느 정도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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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아네트가 그녀와 많이 만나보라고 했다. 라게츠에게 쪽지를 보내 그 두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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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웬시 기원이었구나...... 사황과 웬시가 꽤 자주 어울리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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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시 기원에 들어가자 사황과 웬시가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대국 중인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의 얼굴 표정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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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아, 사부님, 지휘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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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엣헴...... 그, 저기...... 미안, 갑자기 찾아와서...... 라게츠가 아마 얘기 못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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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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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뭐, 특별한 일은 없고. 그냥 네가 접경도시에 온 지 얼마 안 되기도 해서, 주변 환경 좀 보여줄 겸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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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적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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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지금은 아직 대국 중이야. 너와 함께 외출하더라도, 일단 이 대국이 끝나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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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라게츠, 계속 옆에 있느라 힘들었겠구나. 마침 시간이 된 것 같네. 남해 쪽에 가서 내 편지 좀 가져다 주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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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네, 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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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가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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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있지, 지휘사 도 같이 갈래?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사부님은 바둑 두실 땐 시간이 많이 걸리셔. 계속 기다려봤자 심심할 텐데, 나랑 같이 갔다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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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남해 저택에는 좋은 물건이 많아. 네 보물 보는 안목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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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지금, 남해로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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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웬시, 잠깐 실례할게. 남해까지 가는 길이 좀 멀어서, 이 아이들을 별의 궁전으로 데려다 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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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은 남해에 있는 옛 저택에 산다. 내부 인테리어는 약간 썰렁한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생활의 흔적이 느껴졌다. 다만 별로 사람의 손을 탄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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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섬 근처에 결계가 펼쳐져 있어서 편지들은 보통 다른 섬에 두시거든. 나 혼자 가서 가져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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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라게츠가 양 손 가득 편지들을 들고 돌아왔다. 그런데 표정이 조금 곤혹스러워 보였다.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아...... 예전보다 적어진 것 같네. 예전에도 사부님을 대신해서 편지를 가져온 적이 있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많았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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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편지가 계속 왔던 거야?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응. 한번도 끊긴 적이 없었어. 사부님도 하나하나 답신을 하셨고.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이 편지들은 분명 엄청 중요할 거야. 하지만 사부님은 어떤 편지인지 내게 말씀해주지 않으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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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가 어두운 표정을 거두고 화제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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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지휘사 (이)가 이번에 온 거 말야, 솔직히 사부님과 좀 더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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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정말이지 너한텐 못 숨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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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헤헷, 함께 순찰하려면 꽤 오랜 시간동안 같이 있어야 하는데, 지휘사 (이)가 계속 말을 안 해주면 좋을 사람 아무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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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사실 나도 어떻게 해야 사부님과 친해질 수 있는지는 잘 몰라. 사부님은 진지한 성격이시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바로 추진하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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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평소에도 네가 사부님께 말을 좀 걸어주면, 일부러 외면하시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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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 그렇구나......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사부님이랑 내가 알고 지내기 전의 일은 나도 잘 모르겠어......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음, 차라리 종한구에게 가서 물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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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종한구는 예전부터 사황과 알고 지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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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응, 종사장도 줄곧 편지를 보냈었어. 지휘사 (이)가 궁금하다면 그 녀석에게 가서 물어봐봐. 그러면 알 지도 몰라.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어쨌든...... 나도 사부님이 다른 사람들이랑 많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어. 사부님은 굉장히 외로워 보이셨거든.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이제 갈까? 대국도 아마 지금쯤이면 끝났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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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끄덕이며 라게츠와 함께 그 문을 넘어 다시 접경도시의 기원으로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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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과 금방 친해질 수는 없겠지만, 들어보니 어떤 이미지인지는 대충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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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도 세상과 등진 사람은 아니고, 그저 조금 외롭게 은둔하는 사람이었을 뿐이다. 천천히 다가가면 그녀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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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종한구에게 그 편지들에 대해 물어보도록 하자.


2. 약속은 아니다[편집]


파일:영7 캐릭.png 약속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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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과 함께 거리를 천천히 거닐며 서늘한 바람을 느꼈다. 뭔가 말을 걸고 싶었지만 사황은 한결같은 표정으로 전방을 주시했기 때문에 입을 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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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계속 침묵한 채로 끝날 줄 알았는데, 사황이 먼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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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지휘사 . 라게츠가 너도 이 도시에 온 지 얼마 안 됐다고 하던데,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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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잘 모르겠어...... 예전 일들이 기억나지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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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기억을 잃은 건가. 어째서 자신의 과거를 찾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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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음...... 뭐랄까,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야. 그런데 자꾸만 일들이 겹쳐셔 생기다 보니 그럴 시간이 없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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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일단 이 급한 일들을 다 처리하고 나면 천천히 찾아 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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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이 잠시 침묵했다.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한참 뒤에야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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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넌 과거도 모르는 백지와 같으면서, 어째서 다른 이들을 위해서 분투하는 거야? 보상을 바라지도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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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수행을 위해서야. 많은 시간동안 그래왔지. 이 도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거쳐야 하는 길이지.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하지만 넌 달라. 잘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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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이 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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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세상의 뜻대로 되지 않을까? 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건 느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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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자신을 지키는 사람을 보호하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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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세상의 뜻대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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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은 다시 침묵에 빠졌다. 그녀를 동방거리로 바래다 줄 때까지 대화가 별로 오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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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겐 근심거리가 있어 보였다. 접경도시에 대해 뭔가 복잡한 심경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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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사황은 몸을 돌려 떠났다. 하늘에 떠 있는 별의 궁전을 향해 금방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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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하하, 이게 누구에요, 지휘사 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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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한 채 천천히 돌아가던 중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익숙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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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의 미소를 보니 갑자기 라게츠가 얘기했던 편지 일이 생각났다. 지금 물어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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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종한구,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혹시 예전에 사황에게 편지를 부친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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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호오? 그건 사황이 알려준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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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아니아니, 라게츠가 알려줬어. 네가 줄곧 편지를 보냈었다고. 근데 사황에게 편지를 부친 사람이 한 명은 아닌 것 같아서 조금 궁금해져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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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별로 대단한 건 아니에요. 그건 제가 집으로 찾아가면서 시작된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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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집으로 찾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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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네. 그때 전...... 음, 가족 일 때문에 사황에게 물어볼 게 좀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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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그녀는 그쪽 분야에 유명하다 보니, 제가 직접 만나러 갔죠, 뭔가 방도가 있을까 해서요.

파일:종한구 아이콘.png
「종한구」
라게츠가 너에게 알려줬다는 건, 그녀가 섬에 산다는 것도 알고 있겠죠. 그 섬엔 수신처를 제외하곤 전혀 발 디딜 곳이 없었어요.

파일:종한구 아이콘.png
「종한구」
그녀들이 살고 있는 거처엔 결계 같은 걸로 뒤덮여 있어서 들어가지도 못했거든요.

파일:종한구 아이콘.png
「종한구」
저는 당연히 그녀가 편지를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곳에 노숙을 하면서 기다렸어요.

파일:종한구 아이콘.png
「종한구」
그렇게 해서 겨우 사황을 만났는데, 그녀는 차갑게 말하더라구요, 방도가 없다고요. 무슨 하늘의 이치라느니,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느니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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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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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저에겐 끈기라는 강점이 있죠. 그래서 전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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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 당신의 형제는 이미 죽었어. 그의 죽을 날은 이미 지났으니, 난 그의 운명을 구해줄 수 없어.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구할 도리가 없는 일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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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게다가 네가 말한 그 술법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잖아. 우리 남해라도 어쩔 도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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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남해 지역 장서고의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아무리 생소하고 금기시 된 술법이라 할 지라도, 남해라면 이 세상에 한두권이 남아있는 한 그것을 찾고 보호할 수 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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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그는 제 가족이에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죠...... 그저 가능성 뿐이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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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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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부탁드릴게요.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 지금의 난 방도가 없어. 아까도 말했지.

파일:종한구 청년 아이콘.png
「종한구」
......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편지를 하나만 써줘. 이 주소로 받을 수 있을 거야, 최선을 다해볼게.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지금은 아직 방법이 없지만, 미래에는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건 약속이 아니야. 너도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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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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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고마워요, 빛 하나 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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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괜찮아, 그저 술법에 대해 논의한 것 뿐이야. 서로에게 진척이 있었으니, 빛진 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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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하하, 사황 당신은 분명 좋은 사람인데, 왜 항상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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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종한구 아이콘.png
「종한구」
그녀와 이치를 논하면서 이야기하고 싶은 거잖아요? 한 번 감정을 호소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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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정말 쓸모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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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당연히 쓸모 있죠. 사황의 차가운 얼굴만 보지 마세요, 사실 좋은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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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그때의 전 그녀의 문을 막은 채 이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그녀는 화를 내지 않았어요. 솔직히 그녀가 화를 낸 모습을 본 적 자체가 없지만요......

파일:종한구 아이콘.png
「종한구」
말이 길어졌네요. 어쨌든 전 바로 대답을 얻진 못했지만 우리 사이에는 편지가 계속 오갔고, 해결할 방법을 계속 토론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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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비록 그 뒤로 서로 만난 적은 없었지만, 친구라고 부를 순 있을 거예요. 만약 이런 진지한 친구가 없었다면 정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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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네가 이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 사황은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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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그쵸? 제 생각엔 그녀가 인색해 보이는 건 사람들이랑 소통이 없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사람이랑 만난 적이 적은데 어떻게 인정이란 걸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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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그러니까 지금 제일 중요한 건 그녀가 다른 사람들과 많이 접촉할 수 있게 해야 해요. 새라도 새장에 갇혀 소리도 내지 못한다면 갑갑함을 느낄 텐데, 그녀라면 오죽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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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는 빙그레 웃으며, 내 어깨를 탁탁 두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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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아,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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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이 임무는 너한테 맡길게요,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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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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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안 그래요? 저한테 물어본 건, 그녀에 대한 걸 이해하고 싶어서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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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스러워서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갑자기 아까 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는 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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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 외 다른 편지들은? 모두 너랑 같은 목적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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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그건 잘 모르겠네요,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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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저나 다른 사람에게 묻기보다는, 사황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빠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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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게, 직접 물어보기에는 입을 열기가 쉽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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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아까 얘기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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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
그녀는 생각보다 차가운 사람이 아니에요. 네가 친절하게 인내심을 갖고 이야기하다 보면 언젠가 통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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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친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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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종한구의 격려를 받았지만, 마음 속에는 여전히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다음에...... 다음에는 꼭 시도해 보자.


3. 사제[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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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한테 소식을 접한 후, 그녀와 함께 사황을 데리고 접경도시를 돌아다녔다. 사황은 비록 엄해 봉렸지만 라게츠를 대하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그녀를 아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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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걷고 나니, 어느 순간 라게츠가 친근하게 사황의 손을 잡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때만큼은 정말 어린아이 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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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사부님, 저희 이따 영화 보러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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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얼마 전에 저랑 회상 통화하면서 말했던 그거요, 정말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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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거기도 괜찮아요, 어차피 같이 오래 있으면 돼요. 사부님도 별의 궁전에만 계속 있으면 너무 심심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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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라게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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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의 흥분한 목소리를 들으며 사황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눈에는 따뜻함이 비춰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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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사부님, 저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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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는 길가의 이동식 아이스크림 차를 향해 달려가 아이스크림이 담긴 종이컵 3개를 가져왔고, 먼저 한 개를 사황에게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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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사부님 여기요! 정말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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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종이컵을 받아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조금 퍼서 입에 갖다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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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지휘사 , 너도 하나 먹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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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고마워, 라게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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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아, 사부님...... 저 지휘사 (이)랑 잠시 할 이야기가 있어요, 우선 아이스크림 들고 계세요, 금방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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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은 고개를 끄덕였고, 라게츠는 그제서야 아쉬운 듯 손을 떼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귓속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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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무슨 일인데 조심스럽게 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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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사실 나랑 웬시 언니, 그리고 동방거리 주민들이랑 상의해서 사부님의 환영회를 열려고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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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때가 되면 지휘사 도 와. 하지만 우선 비밀을 지켜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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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환영회? 좋아, 나도 꼭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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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헤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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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그리고 아까까진 사부님이랑 이야기하느라 지휘사 (을)를 신경 안 썼으니까, 이제는 지휘사 (이)랑 따로 이야기를 좀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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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괜찮아...... 듣자하니 라게츠 너 보물을 찾고 있다고 하던데, 이것들도 전부 사황이 가르쳐 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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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음...... 그건 아니야, 처음엔 사부님의 창고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는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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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라게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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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흑흑...... 사부님, 제가 금방 다 치워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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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왼손을 내밀어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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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방금 그 병이 깨지면서 다친 거지? 일단 앉아, 치료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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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죄송해요...... 분명 사부님께서 말씀하셨었는데, 이곳엔 많은 사문의 선배님들이 남긴, 기념한 물건들이 있으니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그런데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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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예전에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니, 이것 말고도 대부분 특별한 의미가 있고, 또 일부 물건들은 안전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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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혼자 들어와서 만약 일이 생겼는데 내가 제때에 발견하지 못하면 어떡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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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 정말 걱정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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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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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다 됐다. 이 며칠 동안 왼쪽 손에는 물을 묻히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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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라게츠, 이것들을 정말 좋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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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네! 이것들을 보기만 해도, 만지기만 해도 너무너무너무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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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그렇구나. 다음에 보고 싶어지면 꼭 말하렴, 나와 함께라면 들어가도 괜찮으니까.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와——정말 그래도 될까요?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물론이지.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사부님 감사합니다! 사부님이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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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그래, 하지만 벌은 벌이야.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엣!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 잠시 후에 함께 이곳의 부스러기들을 치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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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사부님, 이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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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맞아, 네가 반년 전에 부셨던 그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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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사부님 정말 대단해요! 이렇게 완벽하게 수리하시다니——이건 뚫어져라 봐도 예전에 부서졌던 걸로 보이지 않아요.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네가 항상 좋은 말만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너무 과할 필요는 없어.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저는 진심이에요! 하지만 사부님, 갑자기 왜 이걸 제게 주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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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나는...... 사실 너의 생일을 잘 몰라서, 내 마음대로 널 처음 본 날을 생일로 삼았단다. 밖의 아이들은 이런 좋은 날에 모두 선물을 받는다고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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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하지만 선물을 줘본 적이 없어서, 아직 익숙하지가 않구나. 혹시 이게 싫다면 다른 걸 준비해줄게.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저 정말——정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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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 좋아하니 다행이네.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건 사부님이에요! 제일 좋아하는 것보다 더 좋아하는 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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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이 녀석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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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슬슬 떠나야 할 때구나, 라게츠.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싫어요! 전 사부님을 떠나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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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보물 감정에 대해선 난 더 이상 가르칠 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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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진정 이 길을 추구한다면, 이곳을 떠나서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아야 한단다. 너도 잘 알고 있잖니?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하지만......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라게츠, 넌 이미 다 컸어. 널 위해서 짐과 돈을 준비했단다, 수련을 시작하는 데엔 충분할 거야.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 착한 아이야, 자신의 길을 찾았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시작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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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그 후에는 여정을 떠났어. 비록 초반에는 수차례 사기도 당하고 포기할 뻔 하기도 했지만......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이를 악물고 견뎌냈지.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이렇게 버티고 버텨서 지금의 내가 된 거야. 이 정도면 목표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는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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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정말 고생이 많았네, 라게츠.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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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뭐든지 처음엔 힘든 법이잖아! 당연한 거야. 부딪히면서 나아가면 돼.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그 후에는 섬에 돌아가 사부님에게 통신 장비도 드리고, 섬에 통신탑도 설치해 드렸어......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아니면 편지를 써야 하는데, 그건 너무 느리잖아. 난 사부님이랑 할 말이 엄청 많은데, 편지를 나누는 속도로 사부님과 대화했다면 아마 지금쯤 속 터져서 죽었을걸.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그리고 이건 너한테만 말하는 건데, 우리 사부님이 현대 기기를 진지하게 배우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귀여우신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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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의 눈에서 별이 튀어나오려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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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있던 사황이 무언가 느꼈는지 뒤를 한 번 바라보았다.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귓속말은 다 했니?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우왓! 끝났! 끝났어요, 사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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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의 손에 들려 있었던 종이컵 안 아이스크림은 어느새 비어 있었다...... 역시 이런걸 좋아하는 건가?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 그렇구나. 영화관, 갈 거니?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당연히 가아죠!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지휘사 는? 같이 가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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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나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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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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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럼 당연히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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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사황의 얼굴에 아주 희미하게 미소가 생겼다 사라진 것만 같았다.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그럼 가자. 라게츠, 길 안내를 부탁해.

파일:라게츠 아이콘.png
「라게츠」
네——


4. 서신[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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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익숙한 길을 지나 라게츠의 숙소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나 문을 열고 맞이한 사람은 라게츠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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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사황? 라게츠는 없어?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응, 잠시 일이 있어서 나갔어. 아마 금방 돌아올 테니, 볼일이 있다면 안에서 잠시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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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알았어...... 그럼 나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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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은 책상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책상 위에는 편지지 한 묶음과 편지 여러 통이 깔려 있었고, 그녀는 다시 붓을 들어 천천히 글자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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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하면 정말로 그녀에게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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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사황, 혹시 섬으로 온 편지들에게 답장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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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은 붓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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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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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게, 내가 예전에 종한구에게 물어봤거든. 지금 쓰는 것들은 모두 사황에게 가르침을 부탁하는 편지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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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아니, 대부분은 그렇지 않아. 전에 종한구와 만난 건 그가 먼저 날 찾아와서였고, 그 외의 편지의 발신자들과는 실제로 접촉한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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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아, 그럼 그 사람들은 왜 편지를 보낸 거야?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이 편지들의 주인은 대부분 사부님에게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보낸 거야. 편지를 받는 주소도 아마 사부님이 알려주신 거겠지.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사부님의 실력은 최소한 나와 함께 있던 섬에서 나가시기 전까지 나보다 강하셨어.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만약 사부님이 계셨다면 이 도시에 직면한 문제들을 쉽게 해결하셨을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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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설마 사황의 사부님은 이미......?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아직이야, 하지만 크게 다르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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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이 붓을 탁자 위에 내려 놓았다. 긴 시간동안 글을 써서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기력을 소모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꽤 피곤해 보였다. 종한구가 말한 것처럼 그녀는 모든 편지의 답장을 진지하게 작성하고 있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사부님이 떠나신 후, 편지는 계속 도착했어. 편지 내용은 대부분 살고 있는 곳의 풍토에 관한 이야기들이었지. 사부님은 외지에 계신 동안 사람을 돕는 행위에 보답을 바라지 않으시고, 편지를 써서 보내주길 바라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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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섬에서 계속 살았던 나에게 있어서, 이 편지들은 외부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어. 그리고 내게 라게츠라는 제자가 생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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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제자를 언급하자 사황의 표정은 점점 부드러워졌다——어쩌면 가족처럼 생각해 마음이 풀어지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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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반년 전, 사부님은 갑자기 돌아오셨어. 하지만 그동안의 일들을 알려주기도 전에 사부님은 자신을 희생해서 남해에 가호를 내리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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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어쩌면 사부님께 하고 싶은 모든 말들은, 더 이상 전달할 방법이 없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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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사황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몰라 입이 다물어졌고, 침묵하며 그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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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그런 표정을 보일 필요는 없어...... 사부님의 선택에 대해 난 섭섭했다기 보다는 이해하기 어려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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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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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응, 사부님이 내게 말씀하셨어. 우리는 모두 구도자들이니, 그 외의 모든 것들은 필요하지 않다고.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만약 그 도(道)의 끝을 향한다면, 우리는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그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이 길의 끝까지 나아가려고 한다면, 가장 중요한 액운을 기다려야 한다고.)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난 항상 사부님의 가르침대로 행해왔지만, 남해에 일어난 일은 사실 큰 재난까지는 아니었어. 그리고 "그 순간"도 아니었지.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사부님도 모르실 리 없으셨을 거야. 하지만 사부님은 내게 주신 가르침을 저버리고, 이런 당혹과 미망, 그리고 망설임만을 내게 남기셨지......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가르침을 통해 의문을 풀어야 하는데...... 사부님은 내게 길을 알려주셨지만, 오히려 자신은 중간에 떠나버리셨지. 나는 지금도 기다리고 있지만, 마음 속에서 부풀어진 당혹감은 나날이 커져만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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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은 손을 가슴에 살짝 갖다 놓았다, 마치 오랫동안 배회하던 사람처럼. 그녀의 미망에 빠진 연약한 모습이라니, 정말 보기 드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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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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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사황...... 사황은 혹시 사부님께 편지를 써 본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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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쓴 적 있지, 내게 편지를 보낸 사람들에게 보냈어. 하지만 사부님이 편지를 보셨는지는 잘 모르겠어, 아마 인연이 닿았다면 받으셨을지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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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분명 받으셨을 거야.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왜 그렇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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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사황의 사부님이 결국 남해를 구하러 가는 것을 선택하셨던 건, 분명 사황 때문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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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 편지들도 분명 남해가 언급되었을 거고, 사황은 이 섬에서 생긴 모든 일들을 편지에 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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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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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사황의 사부님은 계속 여행을 다니셨지만, 만약 어딘가에 보호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추억이 가득하며, 언제든 돌아가 쉴 수 있는 평온함과 안정을 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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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곳이 바로 "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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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사황도 그곳에 있었다는 게, 아마 제일 큰 이유였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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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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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자신의 집을 지키려는 건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야. 어쩌면 사황의 사부님은 항상 집과 널 생각하시면서 네 소식을 계속 기다리셨을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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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아! 물론 이것들은 모두 내 추측이야. 틀린 걸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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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은 고개를 저으며 한참동안 침묵을 지켰다. 실내에는 바람종 울리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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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너의 생각은 항상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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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고마워,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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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 아 참, 요즘 라게츠가 하루종일 자리를 비우고 가끔 돌아왔다가 금방 뛰어나가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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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라게츠가 무슨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지 걱정이 되는데, 혹시 날 도와서 확인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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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분명 환영회 때문일 것 같은데, 사황 몰래 준비하고 있었고. 날짜를 계산해 보니, 이제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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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지휘사 , 왜 웃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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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어쨌든, 위험한 일은 아니야!


5. 계승[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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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거리의 주민들이 기원의 각 모퉁이에서 튀어나와 환영회를 시작하자, 사황은 크게 놀란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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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표정으로 알아채기 어려운 사람이지만, 난 그녀의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 그녀의 미세한 감정 변화까지 알아차릴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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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그녀가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에는 침묵을 선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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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한구는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술을 사황에게 내밀었고, 사황은 차가운 얼굴로 거부했으나 결국 한 모금 마시고는 빠르게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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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야! 악덕 상인, 사부님은 술 못 마신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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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게츠」
지휘사 , 너 체력 괜찮지? 멍 때리지 말고, 어서 사부님을 돌려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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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을 위한 연회는 주인공의 부재로도 열기가 시들어지지 않았다. 타인의 열기를 뒤로하고 사황과 함께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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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가는 와중, 사황이 심하게 취한 것 같아 잠시 쉬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 그녀를 부축해서 동방거리 한편에 있는 돌계단이 잠시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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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의 머리가 어깨에 반쯤 기대더니 취기 어린 말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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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이게 정말 의미가 있을까?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라게츠를 제자로 받을 때부터, 난 또다시 사문의 가르침을 위배하고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어... 정말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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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의문을 던졌지만, 하필 질문하는 말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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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그 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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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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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이 반년간의 답신은 모두 부고에 관련된 글이었어. 그 사람들에게 사부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편지를 더 쓸 필요가 없다고 했지.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일부 편지는 더 이상 오지 않았지만, 일부 편지는...... 나에 대해서 관심을 갖더라고.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난 사부님이 아니야. 하지만 그들은 신경쓰지 않고, 사부님에 대한 감사를 내게 떠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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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천천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보였다. 하지만 별의궁전과는 다르게 실재하는 별들이며, 저 멀리서부터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파일:사황 아이콘.png
「사황」
사부님은 내게 구도의 길을 남겨주셨어. 그리고 당혹도 함께... 하지만 이것뿐만이 아닌 것 같아...... 사부님은 대체 무엇을 남기시려고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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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계승이란 참 신기하지, 어떤 것을 남겼는지 본인도 제어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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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내가 그 길의 끝까지 걸어가면 아마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 홀로 도착하고, 홀로 떠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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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설마? 절대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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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왜냐면 지금 사황과 함께하는 시간은 이미 내 마음 속에 남겨졌고, 무게도 결코 가볍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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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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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한동안 어떻게 대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얼굴에는 취기가 가득 차서 그런지 홍조가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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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그리고, 나도 라게츠에게서 너랑 라게츠와 관한 이야기를 들었었어, 그래서 이 생각이 더욱 확고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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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라게츠는 자신에게 매우 엄격해, 그리고 보물에 대해 큰 흥미를 가지고 있지. 그녀는 너와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같진 않지. 내 생각에 사황과 사황의 사부도 아마 이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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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나와 라게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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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응! 왜냐면 라게츠도 사황에게 이것들을 배울 수 있었지만, 사황은 라게츠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길을 가라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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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사황 너는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사실 넌 이미 변했어. 이미 너만의 선택을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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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은 소리소문 없이 사람을 바꿔가. 사황의 사부도 어쩌면 사황으로 인해 변했을지도 모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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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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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어쩌면 천명은 정해진 걸지도 몰라. 사람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고, 아주 큰 대가를 치러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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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하지만 그런 운명도 자신이 직접 선택해서 걸어가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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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은 잠시 멍해졌고 다시 침묵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그녀의 얼굴에서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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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고마워,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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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응? 내가 한 것도 없는걸. 괜히 이런 말만 하니까, 좀 부끄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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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아니,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도움이야. 다른 사람이 언급하지 않는다면 깨닫지 못하는 것들도 많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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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더군다나 그동안 나와 이 도시를 함께 다녀줬는데, 고마움을 표하는 건 당연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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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사황은 남색의 횡적을 꺼내 입술에 살짝 갖다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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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그러고 보니, 이 곡도 사부님께서 가르쳐주신 곡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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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
아직은 알 수 없는 것들도, 언젠간 이해할 날이 올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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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피리 특유의 부드럽고 맑은 음색이 서서히 퍼져나가 거리에서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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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거리 양쪽에 늘어진 앵두나무 가지에는 옅은 눈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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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눈가루가 공중에서 흩날렸다. 사황의 미간 사이에도 눈가루가 녹아 물방울이 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두 눈을 감은 채 횡적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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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표정은 담담하고 따뜻했다. 마치 떠난 지 오래되지 않은 작은 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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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마음이 안정된다. 생각해 보니 사황과 함께 있을 때는 항상 쉽게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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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소리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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