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형 스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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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뭔데요?"

"차가운 불입니다. 거기에 달을 담아 마시지요."

- 륜 페이와의 대담.



1. 개요[편집]




눈물을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도깨비 남성. 성씨이자 비형의 출신지인 스라블은 서라벌의 발음을 바꿔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름은 비형랑에서 따온 듯 하다…성격은 영 딴판이지만.

2.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편집]


즈믄누리의 성주 바우 머리돌의 몸종으로, 무사장 사빈 하수언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인 성주에게의 전언[1]을 대신 하자 화가 나서 성주의 방에 쳐들어 왔다가 성주의 방에 처음으로 들어온 도깨비가 되어[2] 구출대에 선발된다. 구출대에서 맡은 역할은 요술쟁이.

성격은 지극히 도깨비적이다. 즉 낙천적이고 쾌활하며 호기심이 많고 장난을 매우 좋아한다.[3] 덧붙여 자신이 타고 다니는 딱정벌레의 이름을 나늬라고 하는 전율적인 작명감각을 가지고 있다.[4] 모든 말을 의문형으로 끝내는 말버릇이 있어서 초기엔 케이건 드라카를 난처하게 만들었던 적도 있다지만 이내 케이건도 맞장구를 치거나 질문을 되돌려주는 식으로 익숙해졌다.[5]

처음 보는 독자들이 이런 도깨비적인 성격 때문에 체격이 작다고 오해할 수도 있으나, 사실 인간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는 굉장히 큰 체격이다.

도깨비답게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으로 온갖 기상천외한 형상들을 만들어낸다. 모양뿐만 아니라 빛과 온도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서, 온도를 보는 륜도 감탄할 수준. 또한 잠을 자면서도 륜 페이의 몸에 불을 붙여 줄 수 있었다.[6] 단 그 상태로는 편안한 숙면은 불가능한 모양. 작중에 드디어 나가 기준으로 난방이 되는 방을 얻게 되어서 비형이 불을 끄고 자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는 구출대 일행이 전부 자다가 잡혀가는 참변이 일어났는데도 전혀 모를 정도로 푹 잠들었다.[7] 도깨비답게 씨름에도 능해서 시구리아트 산맥에서 비가 와 발이 묶였을 때 운동을 좋아하는 유료도로당원들과 씨름판을 펼쳐서 죄다 메다꽂았다. 소설 본문에는 '정통 도깨비 씨름을 구사한다'라고 되어 있다.

도깨비의 성격상 나가를 잡아먹는 케이건 드라카에 대해 많이 반발하였고, 그런 이유에서 초반의 철학적인 대담은 주로 비형과 케이건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그 대신이라기엔 뭐하지만 묘하게 뒤로 갈수록 비중이 줄어든다.

비형의, 그리고 도깨비라는 종족의 성격을 드러내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비형의 아버지가 죽었을 때[8] 비형과 나눈 대화.[9]

"아들아! 나쁜 소식이 있다. 나 죽었다!"

"어? 진짜네요? 그럼 씨름 출전자 명단에서 아버지 이름은 삭제할게요. 막 돌아가신 거예요?"

"그래, 젠장! 스라블에 쓸만한 씨름꾼이 하나 줄었다."

"아뇨, 제 이름이 아니라 아버지 이름을 지우겠다고 했는데요?"

"야, 이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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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출대의 일원으로 푼텐 사막의 <마지막 주막>에서 케이건, 티나한과 합류한다. 이때 주막 주인이 케이건이 나가를 삶아먹는 자라는 걸 밝히자 케이건에게 화를 내고 설득하려 하나[10] 케이건이 요지부동이자 티나한과 대화 후[11] 나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동행, 키보렌에 들어간다. 무룬강에 도착 후 구출대상인 륜 페이사모 페이에게 공격받자 요술쟁이의 역할답게 온갖 형태와 온도를 가진 도깨비불 수십 개를 만들어 사모의 시각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티나한의 협공에 힘입어 후퇴시킨다. 도중에 도깨비답게(...) 도깨비불을 만드는 행위 그 자체에 빠져드는 위기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요술쟁이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이후 케이건이 잠시 행방불명이 되자 나머지 일행들과 찾으러 갔다가 유해의 폭포두억시니에 포위되어 구출대 전멸의 위기가 오지만 끝내 일행들의 "저들을 불태워달라."는 요청을 거부한다.[12][13] 이 때문에 티나한은 비형에게 실망했고 이후 구출대 임무 종료때까지 비형에게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았다.
구출대가 성공적으로 구출대상을 목적지인 하인샤 대사원에 데려다주고 삼천 명의 두억시니 처치까지 끝나자[14] 본직이 있으므로 즈믄누리로 돌아간다. 그러나 나가들의 계략으로 발자국 없는 여신이 감금당하고 대사원과 군웅들의 의견을 말해달라는 편지가 즈믄누리에 전달되자 바우 성주의 회답을 전하기위해 돌아온다. 그 뒤 케이건이 생각해낸 의견에 따라 신체를 찾으러 떠난다. 첫번째 화신인 시우쇠를 각성시킬때 그릇에 담긴 물이 피로 변하자 기겁해서 달아나기도. 그 뒤 모든 이보다 낮은 여신의 화신을 각성시키고 어디에도 없는 신을 찾아낼 수 없게 되자 여신의 권능으로 북부군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그 뒤 발자국 없는 여신을 깨우려 했으나 지금까지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들은 나가 살육신의 폭주에 휘말린다. 카린돌을 구하려 했으나 케이건이 자신의 피를 뿌리겠다는 몸짓에 다시 멀어지다가....

심장탑에서 추락하는 스바치보트린을 나늬를 타고 구출했지만 온몸에 피가 묻어 폭주 직전까지 가버리는 바람에 하텐그라쥬를 한번에 박살낼 뻔 했다. 신들도 당황해서 비형을 죽이려 들었을 정도. 그러나 티나한이 종족의 한계를 깨고 물로 그를 씻어주어 간신히 제정신으로 되돌아왔고[15] 북부군과 함께 하텐그라쥬로부터 탈출한다. 나가를 구하기 위해 피를 뒤집어 쓰고도 곧바로 정신줄을 놓지 않고 버틴 도깨비라는 점에서 비형도 종족의 한계를 넘었다고 할 수 있다.[16] 자신에게 묻은 피를 물로 씻겨내는 티나한을 바라보며 '아무래도 우린 케이건과 너무 오래 지낸 것 같다'는 농담아닌 농담을 건내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자신을 죽이는 신이 불로 비형을 씻을 수 있었는지는 불명. 불같은 성격을 가진 시우쇠는 물로 씻어도 비형이 진정한다는 보장이 없는데 비형이 폭주할 경우 발자국 없는 여신의 화신이 죽어 나가 살육신을 막을 수 없게 되므로 확실하게 죽여버린다 라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3. 피를 마시는 새에서[편집]


오십여 년 후를 그리는《피를 마시는 새》에선 죽어서 어르신이 되었다. 세간에서는 티나한의 절친으로서 제법 알려져 있는 편. 많은 어르신들이 그렇듯이 비형 역시 저술 활동에 매진했는데, 비형의 경우엔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도 언급되었던 계획을 실현시켜 해몽서를 집필한다. 어린 시절 정우를 귀여워 해주며 네 마리 형제새 이야기도 전해주었다. 지배자들이 꾸는 꿈들을 조사하면서 바우 성주를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스포일러]

[1] 금편 200닢을 대가로 키보렌에서 나가 1명을 데려올 구출대에 참가할 도깨비 1명을 파견해달라는 하인샤 대사원의 요청이었다.[2] 어떤 도깨비도 키보렌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거꾸로 모든 도깨비가 같은 자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들어오는 아무나 보내기로 한 것.[3] 강가에서 자다가 혹시라도 잠결에 물에 빠지는게 아닌지 걱정되서 며칠동안 잠을 못자는 티나한에게 케이건이 잘때 발목에 밧줄을 묶어 편하게 자도록 만들어줬는데, 비형은 이걸 보고 풀면 어떻게 될지 호기심이 들어서 몰래 밧줄을 풀어버렸고, 다음날 분기탱천한 티나한에게 죽을뻔했다(...)[4] 나늬란 모든 선민종족(인간, 도깨비, 레콘, 나가)에게 아름답게 보인다는 전설 속의 미인이며, 딱정벌레는 레콘에 필적하는 크기를 가진 벌레다.[5] 피를 마시는 새 연재 초기에 탈해 머리돌이나 기유 구마리 등의 도깨비들이 왜 모든 말을 의문형으로 끝내지 않는가 궁금해하는 독자가 많았는데, 작가 이영도 본인이 직접 이것은 도깨비라는 종족의 개성이 아니라 비형 스라블 개인의 개성이라고 말했다.[6] 태워죽인다는 의미가 아니고 추운 지역에서는 움직임이 제한되는 나가인 륜이 북부에서도 움직일 수 있도록 빛 없는 따뜻한 불을 붙여줬다는 것. 한계선 돌파 직후에 비형도 케이건에게서 륜에게 불을 지르라는 말을 듣고 당황한 적 있다.[7] 도깨비들은 잠과 꿈을 매우 사랑하며 잠을 잘 자는 도깨비에게 좋은 품성을 가졌다고 한다. 때문에 이렇게 오래도록 잠을 잤다는 사실을 듣고는 오히려 기뻐하기까지 했다.[8] 작중 도깨비들은 죽으면 소멸하지 않고 어르신이라는 일종의 영적 존재가 된다.[9] 근데 비형이 이 일화를 떠올린 것이 륜 페이요스비에 대해 털어놓으며 아버지와의 관계를 주제삼았을 때라서 떨떠름해했다.[10] 나가와 나머지 종족들은 거진 8백년 가까이 떨어져있어 사실상 서로 전설로 취급하고 있긴 하지만 분명히 사람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이는 같은 선민종족이다. 즉 케이건의 행위는 빼도박도 못하는 식인행위.[11] 개인주의자들인 레콘이었던 티나한은 케이건이 분명히 한계선 남쪽에 대한 전문가니 구출대 일에 도움이 되고 나가에 대해서는 자신과 상관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나가들이 자신들끼리만 살며 사람 같이 굴지 않는다는 이유로 케이건의 행위에는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12] 전멸 직전이 되자 도깨비의 성정을 어기고 불을 일으키려 했으나 무의미하게 눈물을 흘리고 있는 두억시니를 보고 도로 불을 꺼뜨렸다. 차후 케이건에게 말하기를 신을 잃은 자들의 슬픔이 느껴져 태울 수 없었다고. 케이건은 차후 사모에게 눈물을 마신다는 것에 대해 말하면서 비형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해 함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라고 평했다.[13] 여담이지만 이 유적 사건에서 비형은 티나한과 륜이 두억시니들과 혈투하는 것을 잔뜩 보는데다가 유해의 폭포의 피투성이의 끔찍한 모습까지 봤는데도 보편적인 사람이 보여줄법한 혐오감과 구토만을 느끼고 도깨비가 피를 봤을 때의 폭주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작가가 잠시 설정을 잊었거나, 두억시니가 신을 잃은 종족이기에 도깨비의 금기에 해당하지 않거나... 전자일 가능성이 크다.[14] 이때 케이건이 말한 "두억시니 삼천 명을 모두 죽일 수 있는" 방법이 피 한 바가지를 자신한테 끼얹고 투척하는 것일까봐 두려워했다.[15] 이 모습을 지켜보던 모든 이들(신들 마저도) 경악했고, 레콘 즈라더는 티나한에게 철의 침묵을 선언했다.[16] 사실 비형이 의외로 의연한 면이 있는 게, 자보로 성에서도 케이건이 "이 도깨비를 죽이겠소"라고 선언했을 때도 나름 일리있는 행동이라고 변호했을 정도. 애초에 육의 죽음 자체에 별 다른 미련이 없는 종족이다 보니 자신을 죽이겠다는 케이건에게 오히려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웃으며 좋아한다.[스포일러] 무심하게 묘사된 비형의 이 짧은 근황도 이후의 이야기의 중요한 부분을 암시하는 작은 장치 중 하나이다. 작중 최고 권위의 지배자와 꿈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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