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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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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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翡翠[1], jade) 또는 옥(玉)은 휘석의 일종인 비취휘석(jadeite)[2]이 주로 함유된 암석이다.

본래 비취(翡翠)란 한자어는 경옥과 연옥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옥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오늘날에는 '비취색' 등의 용례 때문에 '짙은 녹색의 경옥'에 한정하여 부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문헌에서 비취 등이 등장할 경우에는 푸른 옥만이 아닌 전반적인 옥을 가리키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벽(璧)'[3]은 옥을 납작한 도넛 모양으로 다듬은 보석 또는 장신구로, 통치자의 권력을 상징하는 재물로도 쓰였다. '구슬'은 원래는 옥을 둥글게 깎은 보석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구체(球體)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 변했다.

2. 경옥[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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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석이 크게 자란 조립질인 경우에는 휘석 특유의 두 방향의 쪼개짐이 도드라진다. 비취휘석은 높은 압력에서 장석이 붕괴되어 나타나는 고압 광물이다. 이는 또 다른 옥이자 저압 광물인 네프라이트(각섬석)과는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으로, 이 때문에 경옥은 연옥에 비해 지구 내부에서 만들어지기 까다롭고 따라서 더 희귀하다. 색깔은 초록색 계열이 대부분이지만, 보라색 옥(자옥, 紫玉) 등 다양한 색깔이 있다. 자옥의 경우 망간 함량이 높은 경우로 추정되고 있다.

경옥의 굳기는 약 6.5에서 7 정도이다. 나트륨이 풍부한 휘석은 녹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며, 함께 산출되는 석영 등의 광물은 흰색이기 때문에 이들의 함량에 따라 다양한 명도의 색을 띠게 된다.

경옥은 18세기 중국 청나라 시대부터 보석으로서 주목받았다. 보석 등급 경옥의 주산지는 미얀마로 전체의 95%를 차지하며, 그 외에 티베트, 프랑스, 멕시코, 캘리포니아 등이 있고, 일본에서도 경옥이 발견된다.

3. 연옥[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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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nephrite)은 18세기 강옥이 중국에 유입되기 전에 사용된 것으로, 굳기는 6 ~ 6.5에 녹회색, 진한 녹색을 띠나 경옥보다는 가치가 떨어진다. 옛 연옥은 주로 중앙아시아 호탄 등지에서 유입되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세한 섬유상 결정이 얽혀 치밀질의 경괴를 이룬 투섬석 또는 투녹섬석으로 구성되는데 잘 깨지지 않고, 백색이나 어두운 녹색 빛이며, 연마하면 순한 광택이 난다. 중앙아시아, 터키, 호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주로 산출된다. 한국에서는 소량이지만 강원도에서 양질의 백옥이 나오는데, 신라 때부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품질이 좋아서 거의 전량을 중국으로 수출한다고 한다.

영어명인 네프라이트는 콩팥과 연관이 있는데[4], 신장병에 좋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4. 가치와 이용[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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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범위가 매우 넓은 편이다. 인터넷이나 전통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비취는 가격도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고 품질도 떨어진다. 또한 이런 비취는 대개 유화 등의 처리를 거쳤거나 합성석이 많은데 합성석이라면 루비나 사파이어도 가격이 엄청나게 하락한다. 만들기 어려운 합성 다이아몬드의 가격도 다이아몬드의 10분의 1 수준이다. 다만, 2023년 현재 기술이 발달해 1캐럿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합성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따로 처리를 거치지 않았고 짙은 에메랄드 빛이 나는 반투명한 비취는 가격대가 훨씬 높고 일반적으로 접하기 힘들다. 최고등급으로 치는 임페리얼 비취의 경우는 1캐럿당 가격이 최고등급의 작은 다이아몬드보다도 비싸다. 최고등급의 다이아몬드가 1캐럿에 2천만 원쯤 한다면 임페리얼 비취는 3~4천만 원 정도이다. 다만 다이어몬드의 경우 결정이 커지기 어려운 특성상 클수록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지만, 옥광맥은 크게 묻혀있으므로 크기에 따른 가격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르진 않는다.

동양에서 오랫동안 최고의 보석으로 여겨 오랜 기간 장신구, 패물, 향로, 화병 등에 많이 애용해 왔다. 한국에서는 신라의 금관에서도 위와 같이 수많은 경옥제 곡옥으로 장식되어, 황금과 옥이 권위를 상징하는 주요한 양대 소재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때 한국은 지질학적으로 경옥이 산출될 수 없는 지질임을 근거로 신라시대에 금관 장식에 쓰인 곡옥은 일본산이라는 주장이 나왔다.[5] 하지만 강원도에서 산출된 한국산 경옥의 성분이 신라시대 금관 장식에 쓰인 곡옥의 성분과 일치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그 주장을 뒤집었다. 한국산 경옥비취는 흰색 바탕에 청자색(낭간)을 띄고 불투명하며 경도는 6.5~7도이다.

중국에서는 고대로부터 최고의 보석으로 여겼다. 완벽이라는 단어는 원래 완전한 형태의 옥구슬을 뜻하는 단어이며 이 화씨지벽이라는 재보와 관련한 외교분쟁을 인상여가 해결한 일이 사서에도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유물이 이 완벽을 가공한 전국옥새이다. 명나라~청나라 시대에는 경옥이 유입되어 진옥이라고 불리며 기존에 주로 거래되던 백옥보다 더 인기를 끌었다. 서구에서도 18세기부터 19세기 초까지 중국풍이 유행하여 당시 장신구나 가구 등에 많이 사용되었다. 현대에도 옥은 전통의상에 은, 호박과 더불어 비취를 장신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화권에선 보석으로서 비취의 수요가 워낙 많아서 비취가 다이아몬드보다 비싸게 팔리는 일이 있을 정도라# 옥(玉) 산업은 가히 '동양의 다이아몬드' 사업이라고 할 만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메달 뒷면에 비취를 사용했고, 2017년에는 5천만 원짜리 옥팔찌를 착용해보다가 실수로 깨뜨린 중국 여자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중국에서 '옥'이라는 보석의 위상과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탄생석'이라는 것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광물이나 보석에서 병을 낫게 한다거나 좋은 기운이 나온다는 속설이나 미신은 많다. 동양권에서는 그 어떤 것보다도 옥에서 좋은 기운이 나온다 하여 예로부터 인기가 많았다. 비취의 비(翡) 자는 귀한 옥의 색을 뜻하는데, 비색은 고귀한 색이라고 여겼다. 오랜 역사가 있고 현재진행형으로 애호되는 보석이라, 색이 비슷한 에메랄드 대신 비취를 5월의 탄생석으로 넣기도 한다.

서양, 특히 북미에서는 많은 중국 요리 음식점들이 'Jade Palace'를 상호명으로 사용하는 등 '중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옥(Jade)이 꼽히기도 한다. 대만 국립고궁박물원에 전시된 '취옥백채(翠玉白菜)'는 육형석과 함께 중국문명의 양대 보물로 통하고, 대만(+중국 본토 및 홍콩)에는 취옥백채 모조품이 허다하게 굴러다닌다. 심지어 취옥백채가 아닌 그냥 누런 옥으로 만든 꽃배추 상품도 기념품점마다 넘치게 쌓였다.[6]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비취를 사용하였는데, 특히 올메카나 마야 지역의 비취 유물들이 유명하다. 뉴질랜드 마오리족도 호부인 티키로써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모아나에서도 중요소품 중 '타피티의 심장'이 비취 형태 장식물로 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