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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辯論主義
독일어 : Verhandlungsmaxime
1. 개요
2. 내용
2.1. 주요사실의 주장책임
2.2. 자백의 구속력
2.3. 직권증거조사의 금지
3. 변론주의의 예외
3.1. 직권탐지사항
3.2. 직권조사사항
4. 형사소송에서
5.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


1. 개요[편집]


민사소송에서 사실인정의 기초가 되는 소송자료의 제출은 당사자의 책임과 의사에 따른다는 원칙.

반대되는 개념으로는 직권탐지주의가 있다.

법에서 직접적으로 변론주의를 규정한 조문은 없으나, 법은 예외적인 직권탐지주의에 관한 규정(가사소송법 제17조 전단. 해당 조문은 직권탐지주의 문서 참조)을 통해 변론주의가 민사소송법의 대원칙임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1]

다만, 소송 간에 당사자들끼리 역량의 차이가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석명권(釋明權), 변호사 선임명령, 보충적인 직권증거조사 등의 조치가 있다.

민사소송법을 공부할 때에는 처분권주의와 헷갈리기도 하는데, 처분권주의는 소송물(청구취지)에 관한 것이고, 변론주의는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예컨대 원고가 상대방의 유권대리를 주장하며 피고의 책임을 주장하였는데 법원이 표현대리를 인정하여 원고승소판결을 내릴 수 있는지는 처분권주의의 문제는 아니고 변론주의의 문제가 된다.

나무위키의 토론에서도 토론 관리 방침 등에서 입증 책임이란 개념으로 규정된 바 있다.


2. 내용[편집]




2.1. 주요사실의 주장책임[편집]


주요사실(요건사실)은 당사자가 변론에서 주장하지 않으면 판결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 (2011다61646판결)

뒤집어서 알기 쉽게 말하면, 자기에게 유리한 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하면 그 사실은 없는 것으로 취급된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 원고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기한 이행청구를 해 왔다 하더라도, 피고가 소멸시효 항변을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으로서는 그 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 임차인이 임대인더러 보증금 반환 청구를 하였을 때, 임대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당신이 집을 비워야만 보증금을 줄 수 있다")을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상환이행을 명할 수 없다. 즉, 판결이 임대인더러 그냥 돈 얼마를 지급하라라고만 나오고 '건물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돈을 지급하라'라고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간접사실에 대해서는 변론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2000다62254판결) 예를 들어서, 원고가 피고에게 "내가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고 주요사실을 주장하기만 한다면, 이를 입증하는 경위나 내력 등은 별도의 주장 없이도 법원에서 이를 판결의 기초로 삼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원고와 피고는 서로 친구 사이였다든가하는 사실들은 간접사실이 된다.

그렇다면 주요사실과 간접사실을 어떻게 구분하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판례는 법규기준설에 따라, 법률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을 주요사실로 보아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본다.

2.2. 자백의 구속력[편집]


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과 배치되는 사실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없다.


2.3. 직권증거조사의 금지[편집]


민사소송법 제292조(직권에 의한 증거조사)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한 증거에 의하여 심증을 얻을 수 없거나, 그 밖에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
[1] 행정소송에서도 '원칙적으로는' 변론주의가 적용된다.

쉽게 말해서, 증거신청은 당사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 법원이 알아서 증거를 조사해 주지 않는다.[2] 법에는 예외적으로 직권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저 규정은 페이크라고 봐도 무방하다.
[3]

설령 직권조사사항이라 하더라도 증거의 채택은 어디까지나 판사의 전권사항이기 때문에, 법원이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의무는 없다.


3. 변론주의의 예외[편집]



3.1. 직권탐지사항[편집]


사실자료와 증거자료의 수집 및 제출 의무가 당사자에게 있지 않은 사항들이다. 행정소송가사소송직권탐지주의가 원칙이다.

민사소송에서도 소송대리권의 존부나, 법규의 존부여부는 직권탐지사항이 된다.


3.2. 직권조사사항[편집]


민법 제396조(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민법 제398조(배상액의 예정) ②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32조(관할에 관한 직권조사) 법원은 관할에 관한 사항을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
[2] 재판부가 보기에 증거가 부족해 보이면 입증을 더 하라고 촉구를 하기는 한다(석명권의 행사).[3] 변호사 강제주의가 없는 우리나라 법원 실정상, 변론주의를 너무 철저하게 적용하면 실체 진실과 반대되는 부당한 판결이 나올수도 있기때문에, 실무에서는 법원이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소장 하나만 내면 법관이 솔로몬마냥 알아서 다 해주리라 기대하는 사람도 많아서

직권탐지주의가 적용되는 가사사건 이외에도,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 없이 직권으로 개입할 수 있는 분야가 존재한다. 주로 배상액을 산정할 때 이를 감액할 수 있는 분야가 그렇다. 특히 과실상계가 대표적이다. 손해배상에서 피해자(채권자)가 과실상계의 주장을 하지 않더라도 감경할 사안이 있는 때에는 법원이 직권으로 감액해야 하며(필요적 감경), 이에 대한 재량범위는 상당히 넓다. 한편,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있어서도 예정된 금액이 너무 과다하다면 법원이 이를 감액할 수 있다. 이는 일본, 독일 등 대륙법체계를 따르는 다른 국가에서도 명문으로 포함되지 않은 한국의 직권 감액 조항이다.[4]

관할 역시도 직권조사사항이 된다.

이 외에도 조문에는 없지만, 몇몇 분야에서 당사자의 주장 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 채권자대위권 : 법원은 피보전채권의 존재유무 또는 흠결유무를 조사할 수 있다. 다만, 직권탐지주의를 적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미 존재하는 소송자료를 바탕으로, 피보전채권의 존재가 의심이 갈 때 추가적인 심리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4. 형사소송에서[편집]


형사소송법 제295조(증거신청에 대한 결정) 법원은 제294조 및 제294조의2의 증거신청에 대하여 결정을 하여야 하며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4] 물론 과다한 배상금의 경우 일본, 독일에서도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하여 감액할 수 있다는 판례를 적용한다. 그러나 이를 민법에 명문으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형사소송에서는 기본적으로 변론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내용이더라도 직권조사가 가능하며, 이는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여 객관적 진실을 발견하려는 원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민사소송과 달리 형사소송에서는 개인간의 관계가 아닌 국가의 형벌권 실현절차이고, 이는 매우 가혹한 제재수단이다. 따라서 당사자의 주장에 따르는 것보다 보다 실체적 진실을 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다만,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가 가능하다'일뿐, 실제 공판절차에서 누가 주도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주장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당사자주의직권주의로 나뉜다. 즉, 형사소송의 당사자인 검사피고인이 주로 주장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면 당사자주의에 해당하고, 법원이 직접 나서서 증거를 적극적으로 조사하는 것을 직권주의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판례는 당사자주의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84도796판결, 92헌마44결정) 따라서 기본적으로 피고인과 검사가 각자 범죄사실에 대한 주장과 증거조사를 하는 역할을 하며, 법원의 직권주의 요소도 일부 가미되어 있다. 법원이 피고인 신문이나 직권증거조사 등이 그 요소.



5.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편집]


2010년대 들어 대한민국 법조계에서는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라는 것이 거론되고 있다. 일정한 소송에서는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 당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하여야만 소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정책을 말한다.

원래 독일어 'Anwaltszwang'을 번역하여 '변호사강제주의'라고 하던 것인데, 어느 시점부터인가 저 괴용어가 오히려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왜 괴용어냐면, 명칭과 달리 변론주의와는 관련이 없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변호사 선임을 강제한다'는 말의 어감 자체가 부정적이라서 돌려 표현한답시고 채용한 말이...
뭐, 굳이 따지자면 변론주의가 마냥 없는 것은 아니다. 법에 대해 미숙하거나 경험이 적은 경우 자신의 주장 책임을 다 할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절차에서는 변호사를 반드시 선임하여야 하므로[5], 이미 일종의 변호사강제주의에 의하고 있는 셈이다. 이 경우 돈이 없는 사람 등은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려워 불이익을 입을 수 있으므로 헌법소원심판에 한해 국선대리인 제도를 두어 그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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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헌법재판소법 제25조 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