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곰과 할아버지와 노루

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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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래동화.

2. 줄거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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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에 나이 지긋한 백발의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와 함께 밭을 일구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의 밭 근처에 웬 심술궂은 곰이 나타나 힘으로 농작물을 마구 갈취하면서 할아버지를 못살게 굴었다. 한 번은 무를 심었는데 자신의 땅이라는 억지를 써가며 무를 절반이나 빼앗기도 했다. 계속 시달리던 할아버지는 답답하고 화가 났지만 상대는 덩치가 사람의 2배 이상인 야생의 곰. 함부로 덤볐다가는 목숨만 위험해질 수 있었기에 매번 져 주는 수밖에 없었다.[1]

하루는 할아버지가 나무를 하고 내려오다가 우연히 머루와 다래가 한가득 열린 군락지를 지나게 되었다. 손자의 간식으로 주면 좋겠다 생각해 조금 따 가지고 나설 무렵 또 그 못된 곰이 나타났다.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는 그래도 곰에게 머루와 다래를 조금 나눠 주었지만, 곰은 고마워하기는커녕 더 달라면서 도저히 못 봐줄 고약한 심술을 부려댔다. 사실 할아버지는 그 군락지를 이번에 처음 본 것인데 곰은 되려 할아버지가 군락지를 알려주지 않고 몰래 훔쳐먹었다며 멋대로 판단하고, 앞으로 머루와 다래를 듬뿍 따와 자신에게 바치지 않으면 물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할아버지는 곰의 심술에 기가 막혔으나 곰의 태도가 워낙 완강하여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그 말에 따라야 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시장에 장을 보러 가다가 절벽 아래 다리를 다친 노루를 본 할아버지는 깜짝 놀라 서둘러 노루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노루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노루 역시 못된 곰에게 시달리던 중 먹을 걸 가져오지 못했단 이유로 냅다 절벽에 내던져지는 바람에 다리를 크게 다쳤다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곰의 이런 악행들 때문에 이 근방 동물들은 곰이 빨리 죽거나 멀리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온갖 악담을 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에게 좋은 생각이 있다고 하며 노루와 동물들을 부른 후 다 함께 작전을 짰다.

다음 날 할아버지가 군락지로 들어서서 머루와 다래를 따고 있자, 이번에도 곰이 달려들어와 할아버지에게 머루와 다래를 달라고 요구했다. 할아버지는 곰에게 그것들을 순순히 주며, 요즘 사냥꾼들이 큰 곰을 사냥하러 돌아다니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얘기를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곰이 순간 당황해 겁에 질렸을 때를 틈타, 근처 다른 곳에 숨어있던 동물들이 사냥꾼 목소리를 흉내냈다. 곰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할아버지의 나뭇짐에 자신을 숨겨 달라고 애원했고, 할아버지는 나뭇짐에 곰을 숨겨 주었다.

잠시 후 동물들이 달려오자 할아버지는 작전대로 곰을 못 봤다 발뺌하고, 동물들은 그 나뭇짐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며 말했다. 이에 곰은 한 차례 더 식겁해, 급한대로 할아버지에게 자신을 나뭇짐이라 속이고 도끼로 패는 척 하라며 말했다. 할아버지는 곰의 말대로 냅다 곰을 도끼등으로 찍었고, 졸지에 도끼등에 맞은 곰은 비명을 지르며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다. 곰을 멀리 쫓아낸 할아버지와 동물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이후 더 이상 누구도 못된 곰의 횡포에 시달리는 일은 없었다.

판본에 따라 결말이 바뀌는데, 곰이 할아버지에게 본인이 나뭇짐이라고 말하라는 것까지는 동일하다. 그 뒤 동물들이 할아버지에게 "나뭇짐이면 왜 안 묶어놨냐?"라고 묻자 곰은 할아버지에게 지금 당장 자신을 묶게 하라고 부탁한다. 그 다음 동물들이 나뭇짐이 커보이는데 혼자서 어떻게 옮길 거냐고 묻자, 할아버지는 절벽에서 굴려서 옮길 거라고 답한다.[2] 결국 곰은 꽁꽁 묶인 채 절벽에서 구르게 되고, 그렇게 호되게 혼난 곰은 그 후로 모두를 피해 동굴 속에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