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영원한 7일의 도시)/두 사람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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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하늘을 보니 마치 갈라진 것처럼 기이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접경도시는 안개에 덮여 있었다. 마치 얇은 까만 베일에 뒤덮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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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창가에 서서 종말과도 같은 풍경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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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테이블 위에 편직 있다. 우아한 노란색 편지지 위엔 동글동글 귀여운 글씨체로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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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내일 도서관에 가려고 하는데, 지휘사 도 같이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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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에 적합한 날씨는 아니지만, 누르와 이미 약속을 한 상태이니 어서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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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안은 역시나 텅 비어 있었고, 소수의 몇몇 사람만이 각자 책을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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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하늘은 최후의 날 같은데, 이 안은 무릉도원마냥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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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지휘사 , 여기야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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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책장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날 향해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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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지휘사 , 이 책 좀 꺼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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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책장 위의 책을 가리켰다. 확실히 누르가 꺼내기엔 어려운 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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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이거 말이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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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까치발을 들어 책을 집은 뒤, 누르에게 건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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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와, 고마워 지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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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책을 안고 나를 즐겁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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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지휘사 는 책 좋아해?
▶ 좋아해

▶ 별로 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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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지휘사 , 무슨 책 읽고 싶어? 누르가 찾아줄게~
▶ 소설 (小說)

▶ 시가 (詩歌)

▶ 역사 (歷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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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누르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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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나를 데리고 익숙하게 책장 사이를 드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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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누르는 책을 좋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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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응. 누르는 도서관에 자주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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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도서관을 잘 알고 있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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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아, 바로 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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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앞쪽의 책장을 가리켰다. 높은 책장 위로 각종 책들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다. 한 눈에 보기엔 살짝 어지러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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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워 보이는 책 한 권을 고른 뒤, 누르를 따라 열람 구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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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여기 앉아봐, 누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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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유리를 통해 구시가지의 거리가 보였다. 평소라면 아주 조용할 것이다. 누르는 책에 집중했다. 그러나 창 밖의 하늘은 내 마음 속에 계속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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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지휘사 , 지휘사 ,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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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의 부름 속에서 간신히 제정신을 차렸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은 한 쪽에 내려놓고 창문 밖의 하늘을 보며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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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아무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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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이리 와.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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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의자 위에 서서 날 향해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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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기분 풀어. (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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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머리를 쓰다듬은 뒤, 기분이 꽤 좋아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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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누르, 무슨 책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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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이 도시의 과거에 관한 책이야. 이 안에 재미있는 얘기가 많이 적혀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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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재미있을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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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헤헤, 그래도 누르는 지휘사 (이)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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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누르는 이 도시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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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응! 이 도시도,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누르는 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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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하지만 하늘이 이렇게 변했으니 곧 종말이 다가온다는 소문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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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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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종말의 그 날이 온다면, 누르는 뭘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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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누르는 이 도시와 사람들에 대해 모든 걸 기록할 거야. 이 책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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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그리고 그걸 보존해서, 지하 깊숙이 묻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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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가볍게 책을 덮고 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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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그리고... 누르는 될 수 있는 한 모두를 도울 거야.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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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하지만 정말 세계의 종말이 온다면, 모든 기록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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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음, 만약 미래의 어느 날에 누군가가 이 책을 발견한다면, 옛날에 이런 도시와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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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종말인데... 이후에도 네 책을 발견할 사람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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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이 행성 전체가 파괴될지도 모른다고. 어디에다 숨겨도 소용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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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우... 그렇다고 해도, 누르는 전부 기록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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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얘기 중이었지만, 기분은 점점 더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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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그럼 지휘사 (은)는? 종말의 날에 뭘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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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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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원인도, 재난의 근원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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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을 숙연히 받아들일수도, 절망을 이겨낼 수도 없다. 이런 게 종말을 마주한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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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이 도시를 짓누르고 있고, 구름은 곧 도시 위로 쏟아질 것만 같다. 끝없는 재앙의 기운만이 이 도시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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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도시의 한 구석에서, 음모의 손길이 점차 손을 뻗어 모든 것을 어둠으로 끌고 가는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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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밑에선 무서운 힘이 깨어나서 꿈틀거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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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사실, 혹은 망상이 어디선가 본 듯 하다.
인과의 고리는 무궁무진한데... 도대체 시작점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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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지휘사 , 지휘사 , 괜찮아? 얼굴색이 안 좋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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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의 부름이 나를 생각에서 현실로 돌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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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아, 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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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이리 와.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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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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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기분 풀어. (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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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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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지휘사 , 좀 괜찮아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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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응. 고마워, 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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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는 미소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창밖의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더는 두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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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누르, 난 종말의 날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라.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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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사」
하지만, 어떻게 되든 널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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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
응, 누르는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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