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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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민 결핍증
Thiamine deficiency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Beriberi_USNLM.jpg

이명
각기병(Beriberi, 전통적 명칭)
비타민B1 결핍증(Vitamin B1 deficiency)
국제질병분류기호
(ICD-10)

E51.1
의학주제표목
(MeSH)

D001602
진료과
내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질병 원인
비타민B1의 섭취 부족 혹은 소화 흡수 장애에 따른 결핍증(영양 장애)
관련 증상
무감각증, 전신 부종, 근육통, 식욕 부진, 호흡 부전
관련 질병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
1. 개요
2. 일본의 사정
3. 발병 기전
4. 치료
5. 현대
6. 기타
7. 각종 미디어에서의 등장
7.1. 서브컬처계에서의 등장
7.2. 영화에서의 등장



1. 개요[편집]


각기병(, Beriberi) 또는 티아민 결핍증(Thiamine deficiency)은 비타민 B 복합체비타민B1이 결핍되어 나타나는 병이다.

영어 명칭인 '베리베리(Beriberi)'는 싱할라어로 '할 수 없어. 할 수 없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여러 증상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다. 통곡류(현미, 통밀 등), 맥주효모, 콩류, 감자류, 돼지고기, 간, 삼치, 넙치, 견과류, 아스파라거스 등 비타민B1이 들어있는 식품을 매일 섭취하는 것으로 치료한다. 비타민 B1은 거의 몸에 저장되지 않으므로 매일 섭취해야 한다. 가공식품에 의존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종합영양제를 먹어야 한다.

19세기 이전에 을 주식으로 삼던 동아시아 지방에서 주로 발병되었다. 비타민B1은 류, 감자, 곡물의 씨눈이나 돼지고기에 많이 포함되었다. 쌀을 도정해 백미로 만드는 과정에서 이 씨눈이 떨어져 나가므로, 도정된 백미만 먹거나 위절제 수술 등으로 오랜기간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하면 비타민 B1이 부족해져 발병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돈이 없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돼지고기 같은 것을 더 먹을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뭔가 끼니를 때우긴 하는데 몸이 망가지는 무서운 병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이나 일본이나 전통적으로 빈민들과는 거리가 먼 질병이었다. 쌀이 화폐로 통용될 만큼 가치가 높았기 때문에 쌀밥을 매일같이 먹으면 잘사는 집이었고, 같은 쌀밥이라도 여유가 없다면 도정률이 낮은 현미를 먹었고 콩밥이나 보리밥 같은 잡곡밥은 사정이 안 되는 집안에서 먹는 식사였기 때문이다. 빈민들도 쌀밥을 배터지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일본에선 1950년대 중반, 한국에선 1970년대 후반부터였다.

각기병은 반찬은 부실하게 먹은채 쌀밥만 왕창 먹어야 발생했기 때문에 주로 중산층들이 잘 걸리는 질병이었다. 빈민들은 아예 도정되지 않은 잡곡밥을 먹었고 상류층은 각종 식재료를 풍부하게 먹었기 때문. 일본군에서 각기병이 문제가 되었을때 사병들이 보리밥 혼식하면 바로 해결되는 걸 "흰 쌀밥 먹자고 군대 왔는데!"하며 불평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쌀 자체는 3기작이 가능한 날씨 때문에 비교적 풍족했는데 소득수준이 낮았던 1950-60년대 동남아에서는 꽤나 흔한 질병이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 필리핀,말라야 등지 건강 정보 관련된 거 보면 각기병 예방하자는 게 흔하게 나올 정도.

티아민은 세포 내의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조효소의 구성성분이고 하루 필요량은 1-2 mg이다. 근데 이놈은 체내축적이 별로 안 돼서 매일 꾸준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무기력증, 수전증, 부종, 신경염 등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증세가 악화되다 사망한다.

돼지고기감자를 상대적으로 많이 먹은 서구권에서는 동아시아보다 발병하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한다. 그래도 동아시아 각국의 전통의학에서는 흰쌀만 먹지 않고 현미메밀, 같은 잡곡, 특히 도정 안 한 곡물을 먹으면 낫는다는 치료법이 전해졌다. 여러 가지 기록을 보면 대략 3-4세기를 전후한 시기에 이 같은 치료법이 전해졌으므로 유서깊은 질병이었던 모양이다. 실제로 도정되지 않은 곡물의 씨눈은 비타민 B1을 비롯한 각종 비타민과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실제로 각기병에 특효였다.

각기병은 비타민 발견의 계기가 된 질병이기도 하다. 비타민(티아민)이 결핍되어 나타나는 질병이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비타민은 크리스티안 에이크만이 각기병에 대해 연구하다가 이론적으로 그 존재가 처음 예측되었고, 훗날 스즈키 우메타로라는 일본의 화학자가 실제로 발견해내면서 인류에게 알려지게 된 것이다. 비타민이 발견되기 전인 19세기 서구 의학에서는, 식문화의 차이로 인하여 서구권에서는 찾기 힘든 이 질병이 병원균에 감염되어 발병하는지 식중독인지 풍토병인지 논쟁이 많았다고 한다. 결론은 셋 다 아니었고, 비타민 결핍으로 인해 일어나는 류의 질병이었던 것이다. 유사한 사례로는, 게임 대항해시대로 유명한, 비타민 C 결핍으로 발병하는 괴혈병이 있다.

2. 일본의 사정[편집]


19세기 일본에서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각기병이 횡행했다. 당시 일본은 농업이 발달하여 쌀이 풍부히 유통되자 쌀을 주식으로 삼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때마침 전통적으로 쌀을 도정하던 방식인 물레방아를 대신하여 증기식 도정기계가 도입되고 보편화되자 이전보다 쌀의 껍질을 많이 깎아 하얀 백미를 만들기 쉬워졌다. 잡곡밥이나 도정이 덜 된 현미밥보다 여러 차례 도정한 하얀 백미로 만든 흰 쌀밥이 더 빠르고 맛있게 지어졌기 때문에 백미밥은 대중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다. 그러나 쌀은 도정을 거듭해 껍질을 많이 깎을수록 하얀 속살만 남은 백미가 되어 부드럽고 맛이 좋아지지만, 그만큼 비타민B가 많이 함유된 배아 부분이 제거된다. 동시에 값싼 잡곡을 천시했던 문화, 영양소에 대한 연구의 미비, 값싼 채소 반찬조차 사치로 여겨질만큼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반복했던 서민들의 시대상으로 인해 딱히 반찬도 없이 백미밥에 소금만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군에서 각기병 특히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일본 육군이나 일본 해군 내의 육상 부대에서도 심각했지만, 장거리 항해를 나선 해군 함선에서 그 빈도가 더욱 높았고, 일본군이나 일본 정부에서는 이를 치료할 방안을 찾지 못해 고생했다. 경험적 지식에서 나온 전통적 처방인 '잡곡을 먹는다'는 방법은 원인규명이 명확하지 않아 서구 과학이 아니라고 무시되었다.

특히 예전부터 에도(현 도쿄) 지역에서 백미를 많이 먹다 각기병에 걸리는 일이 많아 에도병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당시 기준으로 약간 살만 해서 삼시세끼 백미는 그럭저럭 먹는데 반찬류가 부실한 식사를 하는, 재산 수준이 어중간한 도시 사람에게 빈번히 생기는 일종의 사치병으로 여겨졌다. 이 대목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20세기 초 열강국가 중에서도 유독 일본에서 이 병이 잦았고, 메이지 유신 이후로 갑자기, 특히 군대에서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각종 반찬류를 골고루 먹는 상류층은 물론, 돈 없어 싼 잡곡만 먹던 하류층이 되려 이 병에 걸리는 경우가 드물었다. 게다가 정작 그 무렵의 에도 지방에서는 각기병이 발병했을 때 초라하더라도 잡곡밥이나 메밀로 만든 소바를 한 그릇 먹으면 금방 낫더라는 민간요법이 이미 퍼져 있어서 그리 심각하게 유행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유학을 다녀온 해군 군의관인 타카기 카네히로(高木兼寛 1849-1920)가 각기병을 해결하고자 면밀히 조사했다. 당시 군인들 중에서도 장교들은 발병이 드물고 사병들에게 빈번했는데, 타카기는 두 비교집단 간의 결정적인 차이가 '식단'에 있음을 발견했다. 당시 일본군에서는 서구권 해군의 급여 제도를 받아들여 기본 식재료인 쌀만 현물로 지급하고 그 외 부식류는 수병 개개인에게 현금을 지급해 식사조별로 알아서 조리해 먹는 방식을 채택하여, 병사를 모집할 때 '삼시세끼 흰쌀밥을 먹여주겠다'는 광고문구를 내걸었다. 그리고 실제로 병사들에게 삼시세끼 흰쌀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백미을 현물 배급했다. 병사들을 위한 부식비가 추가로 지급되기는 했지만 열악한 환경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해군 병사들은 몇푼 되지도 않는 부식비를 정박해 있는 동안 술값이나 화대 비용으로 탕진해버리거나 고향의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정작 항해하는 동안에는 몇 주에서 몇 달을 백미밥만으로 버텼으니 각기병에 걸리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육군 병사들도 얼추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장기간 배를 타느라 어떤 식으로든 사식을 섭취할 기회 자체가 없었던 해군에서 특히 문제가 심각했던 것도 이때문이었다.

이에 타카기는 각기병 발병 원인이 영양분 결핍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비타민 B가 풍부한 보리와 잡곡, 육류까지 혼합된, 각기병에 특효약인 식단을 해군에 도입했다. 특히나 카레라이스가 이 일화로 유명하다.

사실 이 시기는 비타민의 존재가 발견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타카기는 단백질 등이 모자란 식단이 문제라 판단했고 해군에 서양 요리를 도입하려는 방향으로 나갔다. 그야말로 뒷걸음질치다 잡는 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양식에서 먹는 육류나 에 비타민 B군이 풍부했기 때문에 각기병에 특효인 것은 같았다. 그리고 타카기의 주장을 해군성도 받아들여 병사들의 식단을 직접 관리하는 동시에 부식까지 전부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없지 않았다. 수병들이 보리밥이나 잡곡밥보다 흰쌀밥을 선호한 것은 쌀밥이 더 먹기좋고 맛있다는 당연한 이유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일본에서는 주로 가난한 하층민들이 잡곡밥을 먹었으므로, 군인들이 비싼 흰쌀밥을 세끼 먹는 것은 군인들이 우대를 받는 일종의 특권이자 힘든 군복무의 위안이었다. 쌀밥을 매일같이 먹으면서 신분이 상승되었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잡곡밥을 먹는 것을 대우가 떨어졌다고 여겼으므로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비타민 B가 풍부한 현미로 바꾸었더라면 문제를 해결하고 불만도 덜했겠지만, 당시에 현미는 그냥 값싸고 맛없는 쌀이어서 일부러 찾아 먹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단순히 음식 선호 때문에 잡곡밥이나 보리밥을 거부한 것도 아니다. 보리밥을 예로 들면, 지금이야 압맥이나 할맥처럼 밥 짓기에 편하게 도정된 보리가 시판되지만, 이때는 그냥 통보리 밖에 없었다. 때문에 보리밥을 지으려면 일단 통보리를 하루 정도 물에 충분히 불린 뒤에 한 번 삶고, 다시 식힌 다음에 쌀과 섞어 밥을 해야 했다. 물에 하루 정도 불리지 않거나, 불려도 삶지 않거나, 불리지 않고 그냥 삶기만 하면 제대로 보리가 익지 않아 매우 딱딱해진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탓에 특히 야외 훈련 시에는 보리밥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다.

1884년 원양 항해에 나선 연습함 츠쿠바에서 빵과 양식을 포함한 식단 개선 실험을 했다. 결과적으로 장기 항해를 했음에도 각기병으로 인한 사망자 및 중증 환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자, 해군은 해당 방법이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식단을 혼분식+양식 체계로 개선했다. 이 식단 개선 과정 중에 탄생한 것이 일본식 카레이다. 카레는 원래 인도 음식이지만, 인도를 지배한 영국 해군도 일종의 스튜로 해군의 선상 급식 메뉴로 도입했고, 영국 해군에 유학한 타카기가 이를 일본 해군의 급식에도 도입하였다. 영국 해군의 카레는 빵을 찍어먹는 방식이었지만, 일본에서는 밥과 같이 먹을 수 있도록 걸쭉한 국물에 잘게 썬 건더기들이 들어가는, 우리가 아는 카레라이스로 로컬라이징해서 해군에 도입했다. 전후 이것이 일본 민간인들에게도 전파되어 오늘날 일본의 국민 요리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카레조차도 보급 초기엔 누렇고 걸쭉한 카레를 처음 본 수병들이 어린이가 싸 놓은 설사똥같은 걸 준다먹기를 거부하는 등 저항이 꽤 있었다.

식단 개선은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했고, 1884년 이후로 일본 해군에서는 각기병으로 죽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 물론 현대 이전에는 보리밥이 빈곤, 쌀밥이 부유의 상징이었기에 양식과 빵, 보리밥 혼식에 격심한 거부감을 표현하는 이들이 나오는 등 문제도 있었다. 츠쿠바의 원양 항해 때도, 서양식 빵식에 적응 못한 수병들 일부가 보급받은 빵을 바다에 버려서, 식사 시간만 되면 주변 바다에 빵들이 둥둥 떠다녔다고 한다. 그나마,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이들이 내키지 않아도 양식을 먹기 시작하고 군대 특성상 가능한 강제로 먹이는 조치 등을 통해 점차 익숙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츠쿠바에서 발생한 소수의 각기 환자들이 죄다 이런 밥투정꾼들이라는 게 밝혀지며 타카기의 말이 설득력을 얻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됐다. 이 이론을 제시한 타카기가 쌀을 만악의 근원 비슷하게 생각해 매 끼니를 혼식으로 지급하게 한 탓도 있었는데, 사실 비타민은 인체에 극히 소량만을 요구하기 때문에 하루~이틀에 한 끼만 잡곡을 섞어도 아무 문제가 없으므로 좀 과한 조치이긴 했다. 하지만 카레, 니쿠쟈가처럼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개선한 조리법들이 차츰 등장하며 어떻게든 해결됐다. 현존하는 많은 서양식과 혼합된 일식 메뉴들은 이렇게 대부분 일본군 특히 해군에서 서양식 식단을 로컬라이징해 도입하려는 시도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들로, 전후 육해군 전역자들을 통해 민간에도 퍼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문제가 남아 있었는데, 일본 육군은 일본군 내부의 해군과 육군간 자존심 문제가 있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해군 놈들'의 방법을 베끼기를 싫어했다. 그리고 일본 해군은 영국 해군의 영향을 많이 받은 반면, 일본 육군은 독일 육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독일인 로베르트 코흐의 세균설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아 세균설을 강하게 신봉하는 군의관이 많았다.

그래서 당시 독일 유학파 출신 문학가 겸 육군 군의총감 모리 오가이가 각기병의 원인이 세균이라는 설을 지지하는 바람에, 육군은 러일전쟁 때까지 식단 개선이 없었다. 그래서 러일전쟁 당시 수많은 일본 육군 각기병 환자들에게 정로환을 처방했지만 당연히 효과가 없었고, 결국 전쟁중에 수만 명이나 각기병으로 사망하고서야 자존심을 굽히고 해군식을 받아들여 식단을 개선했다. 참고로 육군 군의총감이었던 모리 오가이는 훗날 학계에서 비타민B1을 발견해 각기병의 원인이 비타민B1 결핍임이 증명된 뒤에도 죽는 날까지 각기병 세균 원인설을 밀었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육군은 그가 죽고 나서야 방침을 바꿨다. 이 때문에 모리 오가이의 군의총감 시절 경력은 흑역사로 통한다.

각기병은 일본인인 스즈키 우메타로가 1910년에 비타민 B1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나서 발병 기전이 해명되었으며, 비타민 B1의 복용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스즈키가 최초로 규명해냈다. 여담이지만 스즈키가 비타민 B1을 발견한 것은 인류가 처음으로 비타민이라는 물질의 존재를 확인한 순간이었으며, 그의 발견 이후로 다른 종류의 비타민들도 속속들이 기능이 밝혀지면서 생물학계가 수십년 간 비타민 연구 열풍을 겪게되었다.

3. 발병 기전[편집]


  • 인체 내에서 비타민B1은 TPP(Thiamine Pyrophosphate)의 형태로 존재한다.
    • TPP는 피루브산에서 아세틸 CoA를 만드는 과정과, TCA 회로에서 중요한 조효소로 작용한다.
      TCA 회로는 인체에 필수적인 에너지 통화(Enegry currency)인 ATP를 만드는 회로인데, 이 과정에 필수적인 조효소인 TPP가 티아민의 공급 부족으로 결핍되게 되면 ATP의 생성 또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해지며 심장 수축 등에 문제가 생기고, 그 결과로 혈액 순환의 문제, 심부전, 부종 등이 발생하게 된다.
    • TPP는 아세틸콜린 합성조효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TPP가 결핍되면 아세틸콜린의 합성에 문제가 생기고, 아세틸콜린의 합성이 지연됨에 따라 신경계의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4. 치료[편집]


고용량의 비타민B1을 공급한다.

5. 현대[편집]


현대에 이르러서는 곡류에 인위적으로 비타민을 첨가해 영양분을 강화하고 있고, 육류는 물론 다양한 식단을 섭취할 방법이 늘어나서 걸리기 힘든 병이 되었다. 하지만 인스턴트 식품은 장기보존을 위한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비타민이 파괴되기 쉬워 인스턴트 식품만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여전히 각기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일본에서 20~30대 독신남녀들이나 직장인[1]들이 갑자기 이 병에 걸린 적도 있었는데, 편의점 도시락과 인스턴트로만 3끼를 채운 사람들이었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일부러 작정하고 걸리려고 해도 힘든 병이라고 하지만 매일 매일 몇달 몇 년 동안 밥도 안 먹고 술만 먹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생긴다. 그나마 맥주는 비타민B가 풍부해 좀 낫지만, 맥주라고 해도 그렇게 먹다가 각기병에 걸리기 이전에 죄다 간경화나 심장마비나 중풍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알코올 의존증이 좀 심한 상태가 아닌 이상은 웬만한 알코올 중독자들 대부분이 이렇게 먹지 않겠지만, 심한 진성 알코올 중독자에게는 술이 곧 밥이고 물이며 안주는 구색 맞추기일 뿐이다. 따라서 중독이 심한 사람은 오히려 말랐고[2] 상술한 대로 각기병 위험이 높다.

다른 영양분 결핍증세와 마찬가지로 재난상황 등의 물자가 부족한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기아 등에 의해 발생할 수는 있다. 만약에 대비해 상시 비타민을 섭취하고, 유통기한이 긴 영양제 등을 비축하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 라면은 각기병 예방을 위해 비타민 B1, B2를 인위적으로 첨가한다. 그래서 라면이라도 제대로 챙겨 먹으면 각기병에는 안 걸린다. 밀가루 덩어리인 라면 사리가 흰색이 아닌 노란 빛을 내는 이유가 바로 이 비타민 B2 첨가물인 리보플라빈을 넣기 때문이다. 1980-90년대 생물계열 학습만화에서는 각기병을 언급하면서 컵라면을 먹는 어린이 삽화를 종종 볼 수 있었을 정도로, 80년대에는 각기병의 원인으로 라면이 지목된 과거가 있다. 그때는 라면은 편식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고, 밀가루가공품과 식재료에 다 집어넣는 비타민 첨가물은 어찌됐든 간에 성장기 아동에게 라면 한봉지론 영양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또한 한국전쟁 이후 1960-70년대에 어린이 비타민 보충과 각기병 예방을 위해 효모정제인 원기소에 비타민 B군이 잔뜩 들어있었다. 1980년대에 회사가 부도났지만 요즘 들어 다시 판매한다.

2005년 국민건강 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비타민 B를 1인당 하루 권장량의 120% 이상 섭취한다고 한다. 하지만 티아민은 쉽게 걸러지는 수용성 물질이라서 과다섭취한다고 해도 소변으로 간단히 배출되기 때문에 신장에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과다섭취를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

6. 기타[편집]


상록수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채영신이 죽기 전에 각기병으로 고생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맹장염이지만...

한국에서는 괴혈병과 더불어 교과서나 TV 같은 매체에서 역사적 사례로는 자주 들어보지만 실제 발병 사례는 거의 보지 못하는 질병 취급을 받는다. 이는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는데 조선왕조실록에서도 각기병 관련 기록은 500년동안 10건 내외로 기록되어 있다. 한민족은 전통적으로 채소와 잡곡 섭취량이 많았고 딱히 도정된 백미만을 먹질 않았기 때문.

심지어 일제강점기를 겪은 세대들한테도 낯선 병으로 인식된다. 각기병이 제일 유행했던 시기가 위의 소설 상록수의 배경인 일제강점기 문화통치시기 정도로 한정되어 있으며, 심지어 걸린 유형도 일본 에도병과 유사하게 어정쩡한 중산층에서나 많이 걸렸다. 인구의 다수가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웠던 당대 상황을 생각하면 다수가 걸릴일이 없는 질병이었다. 백미는 지주들이 값을 높게 쳐주는 일본에만 팔았으니 다수의 조선인은 만주에서 수입한 좁쌀을 먹었으며, 해방 이후에는 미국에서 밀가루를 원조받아 밀가루 음식을 때우는 경우도 허다했던데에다가 19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정부에서 대놓고 혼분식 장려 운동을 하기도 했고, 1980년대 이후로는 고기류의 섭취가 늘면서 쌀밥의 섭취량이 차츰차츰 줄어들었기 때문에 걸릴 일이 없게 된 것이다.

7. 각종 미디어에서의 등장[편집]



7.1. 서브컬처계에서의 등장[편집]


단행본 6권 분량에서 리트리아가 각기병에 걸려 마일에 의해 치료받았다.
관련 내용이 언급되었다.
등장인물 중 하나인 자순대비가 각기병 증세가 있으나, 공교롭게도 각기병에 좋은 음식들[3]과 탕약을 못 먹는다는 설정이 붙었다. 결국 장금이가 자신의 수랏간 시절 주특기를 살려 환약(丸藥)을 먹기 좋게 만들었고 자순대비 역시 입맛에 맞는 그 환약을 먹고 차도를 보였다.[4]
2기 중 금강산 부분에서 아랫마을 사람들이 앓았던 질병으로 보인다.
주인공을 도와 간호 일을 하고 있던 사키의 어머님이 흰 죽만 먹다가 발병한다.
치료법이 확실하지 않은 전국시대인 점을 이용해 치료법으로 공가쪽의 사람들을 오다노부나가의 진영으로 회유하는데 쓰며 서양선교사에게 치료법을 알려주며 대신 그 당시 일본서 구할수 없는 생물들을 일본에 들여오는 거래를 한다.각병은 죽음에 이르는병. 그걸 치료했다고!?

7.2. 영화에서의 등장[편집]


문여송 감독의 1977년작 "진짜 진짜 좋아해"의 남자 주인공은 고등학생 마라톤 선수인데 극 중 각기 심장병에 의해 사망하게 된다. 의사의 진단이 각기 심장병이지만, 영어 자막이 각기병에 해당하는 beriberi heart disease이고, 대사에서 비타민 B1 결핍 때문에 발생한다고 명확히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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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내 식당과 제대로 된 점심시간이 있는 회사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 영양사가 최소한 1주일에 몇 번은 밥에 잡곡을 섞는다. 소위 블랙기업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발생하기 쉬운데, 사원복지가 형편없는데다 과중한 노동시간 때문에 제대로 된 식사가 거의 불가능해서 그렇다.[2] 알코올은 1 g당 열량 7 kcal를 내는 고칼로리 성분이지만 그 자체가 몸에 축적되지는 않는다. 다만 술을 마시면서 다른 음식을 안주로 먹을 때 그 음식들의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몸에 축적되는 것을 촉진시킨다. 술을 마셔서 살이 찐다고 하는 건 이 때문이다.[3] 팥, 보리, 율무, 마늘, 대추, 다시마, 우렁이, 잉어 등[4] 대비가 평하길 환약의 맛이 율란과 같다고 한 것으로 보아 달달한 맛이 돌도록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