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중나무고치나방

Samia cynthia

원래는 한국, 중국에 우거진 삼림에 분포하는 나방이었지만 고치의 실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전 세계로도 반출되어 퍼져나가게 된 나방 중의 하나로 몇 개의 아종이 존재한다. 양쪽 날개를 펼친 폭이 무려 15 cm를 넘는 개체도 있을 만큼 나방 중에서는 상당히 대형종으로 국내 대형나방 중 삼대장[1]에 속한다. 한국에서 긴꼬리산누에나방 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역시나 거창한 크기, 아름다운 무늬 덕에 팅커벨나방으로 분류되는 녀석들 중 하나. 친척으로 아틀라스나방이 있다. 생긴 것만 봐도 아틀라스 나방을 축소한거 같이 생겼다. 날개 모양 역시 아틀라스나방과 상당히 비슷하다.

유충의 경우 상당히 아름다운 색상을 하고 있는데 알에서 나왔을 때는 검은 털이 있고 담황색에 가깝지만 허물을 벗고 크게 자라나면서 분을 입힌듯한 옅은 담청녹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몸에 검은 점들이 있으며 흉각은 황갈색, 각 환절에 6개씩 육질돌기가 나 있는데 간혹 개체에 따라서 육질돌기가 하늘색인 개체들도 있다. 유충들의 나뭇잎 섭식량이 남다르게 너무 왕성하기 때문에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 병해충으로 간혹 방제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알은 보통 2주일 안에 깨어나고 애벌레로 사는 기간은 대략 한달 정도이며 그 동안 네 차례 허물을 벗는다. 몸 길이가 최대 7 cm까지 성장한 유충은 변태 시기가 되면 실을 토하고 잎을 붙여 갈색, 회색, 흰색의 고치를 만들고 그 안에서 번데기 상태로 겨울을 보낸다. 성충으로 우화하는 시기는 크게 6월과 8월로 일년에 두 번 출현하며 유충이 나타나는 시기는 대략 7-8월과 9-10월 정도다.

밤에 불빛에 모여드는 양성주광성도 보이며 야행성이지만 간혹 낮에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성충은 날개의 무늬가 겉으로 보기에 뱀과 흡사한데 포식자인 새들로부터 몸을 지키는 매우 효과적인 위장술이다. 앞날개, 뒷날개 중실에 노란 반달무늬 역시 두드러지는 포인트다. 날개는 매우 넓고 크지만 몸통 길이는 3센티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한국에서 서식하는 가장 큰 나방인 대왕박각시와 비교 해볼 때 날개는 오히려 더 넓지만 몸통은 훨씬 작다. 암컷과 수컷은 날개와 더듬이 모양으로 식별이 가능한데 수컷이 앞날개의 옆 돌출이 더 튀어나와 불룩하고, 더듬이는 더 넓은 깃털 모양이다. 암컷의 더듬이는 좀 좁은 빗살모양. 대다수의 나방들과 마찬가지로 암컷이 상대적으로 조금은 더 큰 편.

성충이 되자마자 입이 퇴화되어 없어지므로 아무것도 먹을 수 없으며 그냥 날아 다니면서 교미와 산란만 하다가 생을 마감한다. 성충이 되고 나서의 수명은 대략 일주일 정도다. 수십 개로 나눠서 총 수백 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특이하게도 기주식물이 가중나무, 소태나무, 상수리나무, 녹나무, 산초나무, 사과나무, 대추나무, 황벽나무 등 매우 다양하다.

대한민국 국군의 장병들에게는 '군대 팅커벨'이라고 해서 증오의 대상이 되곤 한다. 방제 작업이 고되기 때문.

시골뿐만 아니라 서울특별시 등 대도시에서도 종종 출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