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영7 링크 박스.png | 정신없는 와중에, 가볍게 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급하게 몸을 일으키자, 물건 하나가 내 얼굴에서 미끄러져 몸에 떨어졌다. |
| 「지휘사」 ...... 빵? |
| 「달비라」 먹어. |
| 여전히 변함없는 간단명료함. |
| 「지휘사」 오늘 우리의 계획은 뭐야? |
| 「달비라」 네가 자고 있을 때 조사를 했는데,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곤란해졌어. |
| 「지휘사」 계속 물어보고 싶었는데...... 넌 잠 안 자? |
| 「달비라」 ...... |
| 달비라는 내 질문을 무시했다. |
| 「달비라」 히로는 대천사의 힘을 실험하기 위해, 놈을 격리 구역으로 데리고 갔어. |
| 「지휘사」 몬스터를 삼키기 위해서? |
| 「달비라」 어. 결과를 봤을 때, 몬스터의 힘과 대천사의 힘이 상당히 잘 융합된 듯 보였어. |
| 「지휘사」 그 말은...... |
| 「달비라」 전술 단말기를 열어서 직접 봐. |
| 혼란스러운 채로 단말기를 열었다. 한 여자의 목소리가 전류를 타고 어슴푸레 들려왔다. |
| 「여자의 목소리」 최...... 소식입니다! ...... 천사의 모습...... 몬스터...... 이동......! 주의하시....... |
| 전류의 소리는 약해지고, 화면은 점점 선명해졌다. |
| 화면에는 어제보다 몇십 배는 커진 하얀 천사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순백의 날개를 둘러싸고 수많은 빛줄기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
| 지면은 엉망진창이었다. 먼지 가득한 하늘에, 건물은 무너지고, 땅은 초토화되었다...... |
| 비명과 울부짖는 소리가 고막을 강타했다. 천사의 분노 앞에서 인간의 생명은 미세먼지처럼 미미했다. |
| 「여자의 목소리」 몬스터는 현재 시가지에 있으며, 동방거리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모든 시민들은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 |
| 화면에 토끼 인형을 안고 있는 어린 소녀가 보였다. 여자아이는 길 한가운데에 서서 멍하니 하늘의 몬스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
| 「지휘사」 ......! 미사야! |
| 미사의 머리 위에 그림자가 나타났고, 미사는 흥분하여 머리 위의 하늘을 가리켰다. |
| 「미사」 천사...... 아빠다! 아빠가 드디어 보러 와 줬어! |
| 「지휘사」 아...... 안 돼...... 안 돼애애애애애애! |
| 미사의 흥분된 함성과 함께, 금색의 빛줄기가 내려왔다—— |
| ——칙. 전술 단말기가 꺼졌다. |
| 「달비라」 ...... 보지 마. |
| 멍하니 달비라를 보았다. 머리는 갑작스러운 충격을 막으려는 듯 사고를 멈췄다. |
| 「지휘사」 왜...... 이런 일이...... 미사는 아직 어린아이라고! |
| 「달비라」 대천사의 진로는 예측하기 어려워. 무작정 나서봤자 다른 사람들의 피해만 커질 뿐이야. 그러니, 공격할 위치와 시기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돼. |
| 달비라는 무언가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
| 「달비라」 ......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야 해. |
| 그러나 내 머릿속에는 윙윙거리는 소리만 맴돌았다. |
| 「달비라」 ...... 언제까지 멍 때리고 있을래? |
| 사고가 멈췄다. |
| 「지휘사」 ...... 미사...... 죽었...... 어? |
| 「달비라」 몰라. 하지만 네가 망설일 때마다,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어. |
| 「지휘사」 ......! 맞아...... 맞아...... 서둘러야 돼, 최대한 빨리...... |
|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달비라가 붙잡았다. |
| 「달비라」 ...... 역시 아무것도 안 듣고 있었군. |
| 「달비라」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녀석과 싸울 곳을 확보해서 손실을 최소화해야 해. 예를 들어—— |
| 「지휘사」 웬시 기원의 결계 속! |
| 「달비라」 그래. 오행진은 이미 파괴됐지만, 종한구의 함정 결계가 아직 있다면, 몬스터를 끌어들일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어. |
| 「지휘사」 하지만 동방거리가 우리와 손을 잡을까...... |
| 「달비라」 우리는 못하지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있어. |
| 「지휘사」 할 수 있는 사람...... 중앙청? |
| 「달비라」 응. 신의 두뇌인 안화의 도움이 있으면, 중앙청의 설비 지원도 받고, 이 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 거야. |
| 「지휘사」 중앙청이 우리를 도와줄까? |
| 「달비라」 일단 해 봐야지. 그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 믿어. |
| 「안화」 상황은 이해했어. |
| 「지휘사」 부탁이야, 안화. 지금 너희밖에...... |
| 「안화」 그만 얘기해. 중앙청에서 너희를 도와줄 테니. |
| 「지휘사」 정말?! |
| 「안화」 오행진은 이미 파괴되었어. 이런 일로 나를 속여봤자 너희들에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아. |
| 「안화」 대천사가 나타난 후, 중앙청에서는 계속해서 돌파구를 찾고 있었어. 너희들의 협조를 받으면 우리들에게도 유리해지지. |
| 「안화」 동방거리는 중앙청에서 맡아 소통하도록 하겠다. 동시에 몬스터의 진로를 계산하여, 폭격기로 몬스터를 오행진으로 몰아넣지. 시간 계산이 끝나면 다시 연락하지. |
| 전화는 끊어졌다. |
| 불안함 속에서 기다리자니, 일분 일초가 길고 견디기 힘들었다. |
| 얼마나 지났을까, 웬시 기원으로 향하라는 안화의 연락을 받았다. |
| 「웬시」 우선 한마디 하는데, 난 아직 너희들을 믿지 않아. |
| 「지휘사」 웬시...... |
| 「웬시」 하지만 그건 나중에 따로 따질 테니...... 지금은 저 하늘에 있는 놈에게 집중하자고. |
| 「지휘사」 응...... 내가 잘 설명할게. |
| 「웬시」 ...... 방금 한 말 잊으면 안 돼. |
| 주위에서 은은한 진동이 전해졌다. |
| 「달비라」 ...... 왔다. |
| 「종한구」 이쪽은 이미 준비됐습니다. 몬스터가 이쪽으로 부딪히려 할 때, 결계를 열도록 하죠. |
| 「종한구」 하지만, 그렇게 큰 녀석은 쉽게 가둘 수 없을 테니, 저와 웬시가 밖에서 결계를 유지해야 해요. 전투는 너희 둘에게 맡길게요. |
| 「달비라」 걱정 마. 이길 자신 있어. |
| 「종한구」 하하하하, 달비라의 자신만만한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네가 그렇게까지 말했으니, 분명 문제없겠죠. |
| 「웬시」 흥...... 잘난 척 하기는. |
| 「안화」 지휘사 , 웬시. |
| 안화의 목소리가 통신기에서 들려왔다. |
| 「웬시」 상황은 어때? |
| 「안화」 예측에 따르면, 1분 이내에 대천사는 폭격기가 있는 곳을 지나갈 거다. 우리는 웬시 기원 쪽으로 몰아갈 테니, 준비하고 있어. |
| 「지휘사」 알았어, 몸 조심해. |
| 「안화」 그래, 너희들도. |
| 「달비라」 결계를 열고 닫는 순간은 너희들에게 맡기지. 흥......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면 안 된다. |
| 「웬시」 그건 내가 할 말이야. |
| 「웬시」 ...... 살아서 나와야 해. 만약 결계를 열었는데 시체 두 구가 나온다면,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겠어! |
| 「종한구」 하하하...... 우리 책임자는 한결같이 엄격하네요. 무사히 나온다면, 제대로 한 잔 하죠. |
| 「달비라」 ...... 그래. |
| 진동이 더욱 강해졌다. 그 진동이 닿을 수 없는 하늘의 장막에서 오는 건지, 깊은 땅속에서 오는 건지 알 수 없어 마음 속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
| 바로 이 때, 하늘에서 몬스터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
| 눈앞에서 하얀 빛이 나타났고, 곧이어 몸이 날아갔다—— |
| 「지휘사」 윽...... 아파...... |
| 엉덩방아를 제대로 찧었다. |
| 「웬시」 지휘사! 괜찮아?! |
| 「달비라」 내 쪽에 있어, 걱정 마. |
| 빛이 사라질 때, 기원은 이미 불바다가 되어 있었다. |
| 「웬시」 쳇...... 이 힘은...... |
| 「달비라」 준비해, 온다! |
| 광풍이 몰아치고, 거대한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며 급속도로 돌진했다—— |
| 「종한구」 ——지금입니다! 하압! |
| 「달비라」 따라와! |
| 달비라에게 붙잡혀 앞으로 달려갔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 버렸다—— |
| 「대천사」 쿠워——! |
| 과거의 오행진은 대천사의 격노로 인해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귀에는 괴물의 귀청을 찢는 듯한 포효가 들려왔다. 불과 빛과 먼지 사이로, 달비라는 날개를 펼쳤다. |
| 「달비라」 최후의 결투다. 와라. |
전투종료
| 「히로」 하하하...... 고전중이군 그래. 자신의 힘을 이 정도로 개발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
| 「지휘사」 히로?! 어떻게 들어온 거야! |
| 「달비라」 웬시와 종한구는......! |
| 「히로」 걱정은 마, 너의 오랜 친구들에게 아무 짓도 안 했으니. 난 그저 먹이를 주러 온 것뿐이야. |
| 히로의 뒤에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이들이 걸어 나왔다. 검은 결정체가 그들의 얼굴에 흐르고 있었다. |
| 미처 그들의 얼굴을 파악하기도 전에, 대천사의 그림자가 그들을 뒤덮었다. |
| 흑자색 빛이 대천사의 체내로 흘러 들어갔다. 몬스터의 몸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팽창했다...... |
| 「지휘사」 몬스터가 그들을...... 아...... |
| 「달비라」 삼켰어. |
| 「지휘사」 어떻게...... 이런 힘을...... |
| 떨리게 만드는 위압감이었다. 서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다 빠졌다. |
| 「달비라」 그렇다면...... 같이 죽자. |
| 달비라의 뒤에서 날개가 펼쳐져 나를 감쌌다. |
| 「달비라」 안녕, 지휘사 . |
| 몸이 날아가, 허공의 보이지 않는 장벽에 세게 부딪혔다. |
| 머리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한 손이 나를 붙잡았다. |
| 「지휘사」 달비라!! |
| 다음 순간, 나는 이미 기원의 정원으로 돌아와 있었다. 내 팔을 잡은 건 종한구의 손이었다. |
| 「종한구」 뭐가 있었죠? |
| 「지휘사」 날 들여보내줘! 달비라가...... 죽는다고! |
| 「웬시」 ...... |
| 「지휘사」 너희들 뭐 하는 거야! 히로가 안에 있어! 달비라가 위험하다고! |
| 「웬시」 계획을 시작하기 전에, 달비라가 말했어......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너를 내보내고, 자기는 목숨과 맞바꿔서 몬스터가 결계를 파괴하는 걸 막겠다고. |
| 「지휘사」 ...... |
| 달비라는...... 일찍이 함께 죽을 각오가 되어있었던 거다. |
| 공기 중에 갑자기 조금씩 파동이 전해졌다. 무언가가 결계에 세게 부딪히는 것 같았다. |
| 「종한구」 환력이에요...... 이 속에서 두 갈래의 환력이 폭주하고 있어요. |
| 「종한구」 아뇨...... |
| 「종한구」 지금은 하나에요. |
| 「웬시」 미안해...... 달비라는 구할 수 없어...... 미안해...... |
| 「지휘사」 미안해할 거 없어. 왜냐면, 달비라는 죽지 않았으니까. |
| 앞으로 다가가서, 진동이 전해져오는 방향을 느끼며 서서히 환력을 주입했다. |
| 「지휘사」 부탁이야, 달비라...... 제발! |
| 눈앞은 어둠 뿐이었다. 그것은 절대적인 「무」였다.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몸조차도. |
| 「지휘사」 달비라? 네가 여기 있는 거 알아. |
| 「어린 달비라」 ...... 당신은, 누구야. |
| 주위가 밝아졌다. 폐허 앞 어린 소년은 꼼짝 않고 나를 보고 있었고, 눈빛엔 냉담과 거부감으로 가득했다. |
▶ 설득한다- ▷ 앞으로 나아간다
|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지만 투명한 장벽에 가로막혀 접근할 수 없었다. |
▶ 설득한다
| 「지휘사」 나는 널 구하러 온 사람이야. |
| 「어린 달비라」 난...... 필요 없어. |
| 「지휘사」 설령 네가 필요 없고 내 일방적인 행동을 비난해도, 난 널 버리지 않을 거야. |
| 「어린 달비라」 ...... 위선자 놈. 모든 사람들은 다 똑같아. 너희들이 이렇게 나에게 접근하고 나를 도와주는 건, 다 너희를 위한 거잖아. |
- ▷ 설득한다
|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남자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나의 부름을 못 본 체 했다. |
▶ 앞으로 나아간다 | 앞으로 한 걸음 내딛자, 장벽이 사라진 듯 했다. |
| 「지휘사」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꿍꿍이속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야. 그냥 너를 신경 쓰고 싶은 사람도 있어. 하지만 만약 네가 계속해서 거절한다면, 그런 사람들을 놓치게 될 거야. |
| 「어린 달비라」 정말...... 그런 사람이 있어? 아니...... 엄마가 죽고 나서, 그런 사람은 더 이상 없었어. |
- ▷ 설득한다
| 이 이상 무슨 말을 해도 그는 듣지 않았다. 나의 진심을 더욱 확실히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
▶ 앞으로 나아간다 | 달비라의 곁으로 걸어가자, 그의 모습과 토끼 인형을 안고 있던 어린 미사가 겹쳐 보였다. |
▶ 그의 손을 잡는다 | 「지휘사」 나와 가자, 달비라. 현실로 돌아가자. 네가 저지른 잘못은 나와 함께 속죄하자. |
| 「어린 달비라」 ...... |
| 남자아이는 몸을 떨며, 울음을 터뜨렸다. |
| 「어린 달비라」 신은 아직...... 나를 받아줄까? |
| 「지휘사」 만약 용서받지 못한다면, 스스로가 신이 되어주자. |
| 남자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
| 「지휘사」 너는 아직 나에게 목숨 하나를 빚졌어. 갚기 전까지 절대로 널 보내지 않아. |
| 남자아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는 손을 내밀어 나를 꼭 잡았다. |
| 작은 손을 맞잡은 순간, 온 세상이 눈부신 빛에 휩싸였다. |
| 「달비라」 ...... 괜한 참견이야. |
| 「달비라」 그래도...... 고마워. |
| 빛이 사라지고, 짙은 그림자가 나를 삼켰다. |
「벌써 정한 건가?」
「...... 하하, 너 같은 녀석이 이 세상에 미련을 가질 줄은 생각도 못 했네.」
「그런...... 거였구나.」
「겨우 목숨 하나 빚졌을 뿐인데, 이런 대가를 치르다니.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어?」
「결정했다면, 보이도록 해 봐...... 너의 진심을.」
「첫째, 모든 동료와의 인연.」
「둘째, 지나왔던 7일간의 시간.」
「셋째, 창조주를 향한 절대 복종.」
「...... 그럼, 너의 소원을 들어주지.」 |
| 「지휘사」 아...... |
| 눈꺼풀이 무거웠다. 마치 긴 꿈속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
| 몽롱한 와중에, 여러 소리가 들렸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많은 생각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
| 시선이 뚜렷해지자,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환한 방 안에서 부드러운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
| 어...... 방 안?! 이곳은......! |
| 내가 갑자기 일어나자, 침대 주위에 있던 사람이 놀라 나를 쳐다보았다. |
| 「앙투아네트」 어머? 지휘사님, 돌아온 걸 환영해요. |
| 「지휘사」 앙투아네트?! 당신은......! |
| 「앙투아네트」 안화가 시공의 파편에서 저를 찾았어요. 아...... 이제 막 깨어났으니, 목이 좀 마르겠죠? 제가 물 좀 가져다 드릴게요. |
| 「지휘사」 저... 얼마나 잔 거죠? |
| 「앙투아네트」 달비라를 구하기 위해 너무 많은 환력을 사용해서, 삼 일 동안 잠들었어요.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또...... |
| ——아니야. ——뭔가 이상해. |
| 앙투아네트는 물을 따르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
| ——아주 미묘한 위화감. |
| 「앙투아네트」 이상한 건 없어요. 여기 물이요. |
| ——도대체 어디지...... |
| 「지휘사」 ...... 앙투아네트. |
| 「앙투아네트」 왜 그래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
| 「지휘사」 당신의 방주는요? |
| 앙투아네트는 고개를 숙이더니,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다리를 들어 보이며, 신나서 한 바퀴 돌았다. |
| 「앙투아네트」 아...... 이거요? 시공의 파편에서 나오자마자 치유됐어요. 저도 신기해요. |
| 「지휘사」 ...... 틀려. 넌 앙투아네트가 아니야. |
| 「앙투아네트」 ...... 지휘사 님도 참, 너무한 말도 하시고. |
| 「지휘사」 넌 좀 전에 「이상한 건 없다」고 했어. 하지만...... 내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한 건 어떻게 안 거야? |
| 「앙투아네트」 ...... 벌써 들킨건가. 아직 제대로 못 놀았는데. |
| 「지휘사」 넌 대체 누구야! |
| 앙투아네트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내 앞에 나타난 것은—— |
| 「? ? ?」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
| 그건 히로의 연구실에서 이곳저곳 날아다니던 검은 마귀 인형의 목소리였다. 과거 나의 꿈속에 나왔던 여자아이의 목소리기도 했다. |
| 이렇게 간단한 일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다니. |
| 「지휘사」 넌 대체 누구야? |
| 「? ? ?」 세라핌. 그게 내 이름이야. |
| 여자아이는 짧게 대답했다. |
| 「지휘사」 달비라는...... 다들 어떻게 됐어?! |
| 「세라핌」 달비라는...... |
| 여자아이는 살짝 웃었지. |
| 「세라핌」 아주 재밌는 실험 대상이었지. |
| 「지휘사」 실험 대상?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 「세라핌」 그는 이 세상을 전혀 신경 쓰지도 않으면서, 네가 깨어날 때 네가 사랑하는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걸 바쳤어. |
| 「세라핌」 아쉽게도...... 이 세상은 네가 깨어나는 오늘날까지 버티지 못했지. |
| 마음 속에서 불길한 예감이 솟구쳤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심장을 가볍게 쥐고, 결정적인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 「지휘사」 내가...... 얼마나 잠들었던 거야? |
| 「세라핌」 ...... 삼 년. |
| 보이지 않는 손에 갑자기 힘이 들어갔다. |
| 「지휘사」 말도...... 안 돼...... |
| 「세라핌」 애초에 너나 달비라나, 이 세상과 함께 파멸했어야 했지만, |
| 「세라핌」 이미 제물을 받은 이상, 너를 다시 보고 싶다는 그의 소망을 들어줘야지. 그래서 이런 곳을 만들었어, 이곳에서 너를 기다리라고. |
| 「세라핌」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흘러버렸어. 환력 운송장치에 의지해 지금까지 억지로 버텼다고 해도, 이미 한계에 다다랐을 거야. |
| 「지휘사」 ...... 그에게 날 데려다줘. |
| 「세라핌」 문을 바로 네 앞에 있어. 하지만...... 정말로 나갈려고? |
| 침대에서 내려와, 얇은 문에 손을 올렸다. 뒤에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
| 「세라핌」 이곳에 남지 않을래? 외로우면 아까 했던 것처럼 너랑 소꿉놀이를 해 줄 수 있어. |
| 「세라핌」 저 문밖은 이미 아무것도 없다고. |
| 이 세상은 이미 황폐해졌고, 더 이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날 기억해주는 사람이 바로 저 문밖에 있다. |
| 문을 열자—— 세상이 조각조각 떨어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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