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lude(틀:왕족과 귀족에 대한 호칭)] [목차] == 개요 == 합하([[閤]][[下]])라는 존칭은 고위 관료를 호칭할 때 붙이는 존칭으로, 유사한 표현으로 [[각하(호칭)|각하(閣下)]]와 대하(臺下)가 있다. 합하보다 격이 높은 표현으로 폐하(陛下), 전하(殿下), 저하(邸下) 등이 있다. 여기서 합(閤)은 궁궐 정전(正殿)의 정문 중에 제왕 전용으로 쓰이는 가운데 대문이 아닌 양 옆의 협문을 의미한다.[* [[경복궁 근정문]]을 보면, 왕이 사용하는 대문 양 옆으로 '일화문'과 '월화문'이라는 협문이 나와있다. 이 출입구는 각각 문반과 무반의 전용 출입구였고, 품계가 없는 자들은 원칙적으로 이 문조차 통과할 수 없었다. 여기에서 파생되어 정승 집무처의 문을 '합(閤)'으로 부르기도 했는데, 대표적으로 [[한나라]] 승상부의 사대문은 합으로 불렸다. 때문에 고위 관료의 경칭으로 '합(閤)'이 쓰인 것이다.] 원래 한문에서 '○下' 형태로 상대를 호칭하는 것은 문어체 어휘이며, 한자문화권에서 실제 입말로는 잘 사용되지 않았던 표현이다. 조선에서도 합하·각하 등을 호칭하는 대상을 명확하게 구분하지는 않았다. 왕세손을 호칭할 때 [[저하(호칭)|저하]]가 너무 격이 높아보인다는 생각에 합하나 각하로 격을 낮춰 부르기도 했고, 대원군을 호칭할 때 '대원위합하(大院位閤下)'라고 호칭하기도 했으나 격을 높여 '국태공저하(國太公邸下)'라고 부르기도 했다.[* [[고종(대한제국)|고종]]이 [[대군주#s-1]]를 칭하면서 대군주의 호칭은 폐하로 격상되었고, 왕족이나 대원군은 전하로 부르게 되었다.] 인터넷에서는 당하(堂下)를 포함하여, 사신을 뜻하는 곡하(穀下), 장군을 뜻하는 막하(幕下)·휘하(麾下)·당하(幢下)·기하(旗下)·마하(馬下), 부모를 뜻하는 슬하(膝下) 등이 호칭으로도 쓰인다는 말이 퍼져있으나, 당하는 당하관(堂下官)의 약칭으로 쓰인 표현이고 그 외에는 어느 대상의 관할 아래에 있음을 은유하는 표현으로 쓰인 것이다. 합하나 각하와 유사한 격인 호칭으로 쓰인 것은 '대하(臺下)'로, 원래는 [[삼공]]을 상대로 붙이는 호칭이었으나 조선 때에도 고위 관료를 상대로 어쩌다가 쓰이는 드문 호칭이 되어 현대에는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그 외에 사신이나 장군 등 군주에게 부절(符節)을 수여받은 고위 관료를 대상으로 '절하(節下)'라는 호칭이 쓰였다. == 상세 == 조선에선 주로 고위 정승급 신하들을 입말로 호칭할 때는 성과 경칭을 합해서 불렀다고 한다.[* 이씨 성의 정승이면 '이합(李閤)' 이런 식으로. [[철종(조선)|철종]] 때 [[안동 김씨]] 수장 [[김좌근]]의 나주 기생 출신 첩인 양씨가 베갯머리 송사를 통해 권세를 휘둘렀는데 사람들이 나주의 나 자를 따서 나합(羅閤)이라 부르며 욕했다고 한다.] [[왕세손]]이나 [[대원군]]을 호칭할 때 붙이기도 했다. 그리고 품계는 낮지만 지방 [[수령]] 중 으뜸인 [[관찰사]]에게 지방 현령이나 현감이 편지나 서신, 보고를 올릴 때 으레 합하라는 경칭을 쓰기도 했다. 입말로 대군과 왕자군이나 공주나 옹주는 [[자가]]라고 호칭했으며, 고위 관료들도 보통 [[대감]]으로 불렸다.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직전에,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으로 가는 공문서에 선조를 합하라고 불렀다. '''보통 [[조선]]국의 [[국왕]]은 [[전하(호칭)|전하]]라고 부르는 것이 예의이다.''' 실제로도 당시 일본과의 외교시에 오간 문서를 보면 반드시 조선 국왕 전하라고 호칭하고 있다. 반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오른 관직인 [[관백]](關白)은 일본 내에서 [[황족]]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전하(호칭)|전하]]라고 불릴 수 있는 직책이었다. 즉 [[천황]]은 물론 자신보다도 조선 국왕의 격을 낮게 잡은 것. 이제부터 침략전쟁의 대상으로 삼을 상대에게 예의를 갖출 리 없으니 이는 노골적인 도발의 의미가 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층 농민 출신으로 천하를 잡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끝끝내 자신의 출신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려주는 일화이기도 하다. [[현대]]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폐하나 전하, 저하는 전대사극, 각하는 현대 사극에서 자주 노출되기라도 하지만, 합하라는 용어는 존재감 자체가 희미하다[* 원칙적으로 조선에서 왕세자는 저하, 대군은 합하라고 나눠 불러야 했으나 중국에서는 태자와 친왕이 모두 전하였기 때문에, 왕세자와 대군의 격이 같다고 추정하면 합하라는 단어가 저하로 완벽히 대체되었다고 볼 수 있다.] 괜히 드라마 [[대조영(드라마)|대조영]]에서 합하로 호칭된 [[연개소문(대조영)|연개소문]]의 시청자들 간 별명이 ''''합하''''[* 혹은 그것을 발음대로 적은 '''하파''']가 아니였을 만큼 생소한 호칭. [[MBC]]의 [[무신(드라마)|무신]]에서는 [[최충헌]], [[최우]], [[김준(고려)|김준]] 등 [[무신정권]]의 수장들이 합하라고 불려서 당시 합하의 검색빈도수가 올라가기도 했었다. [[KBS 대하드라마]] [[정도전(드라마)|정도전]]과 [[육룡이 나르샤]]에 나오는 [[이인임(정도전)|이인임]]에게 ---핫바---합하라는 표현이 사용되어 마찬가지로 검색빈도수가 올라간 적이 있었다. 이 드라마들이 히트하기 전에는 [[대조영(드라마)|대조영]]에 등장하는 [[연개소문]]이 이 호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래서 대조영 방영 당시에 드라마 팬덤에서 연개소문을 합하나 이 단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하파(…)'--가카--라고 지칭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한국 사극에서 합하 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던 인물은 다름 아닌 '대원위 합하'로 불리는 [[흥선대원군]]. 이렇듯 한국 사극에서는 '왕의 [[권력]]을 뛰어넘는 [[권신]]'이 듣는 호칭으로 쓰이는 경향이 있다. [각주] [[분류:호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