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clearfix] == 개요 == '''필경사'''([[筆]][[耕]][[士]], scribe)는 [[손글씨]]로 글을 적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또는 전문가를 뜻한다. 이 가운데 특히 [[공문서]]나 서신 등을 대신해서 작성하는 사람은 '''대서사'''(代書士, scrivener) 또는 대서인(代書人)이라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일반적인 문서를 수작업으로 처리하지 않게 되어 의미가 변했다. 과거에는 행정사와 법무사도 일본식 용어인 '행정대서사(행정서사)'[[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View.do?word_no=371916&searchKeywordTo=3|#]]와 '사법서사' 등으로 불렸다. [[서예|서예가]]와는 예술적, 심미적 목적을 중심으로 두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필경사가 서예가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또 필경사 가운데서는 속기가 특징인 사람도 있지만, 전문 [[속기사]]는 도구에 관계 없이 빠른 글자 입력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손으로만 글씨를 쓰는 필경사와는 구별된다. 필경과 비슷한 필사([[筆]][[寫]])라는 단어도 있는데 '베끼어 쓴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필사를 하려면 반드시 보고 베낄 원본이 필요하다. == 역사와 특징 == 필경사는 [[문자]]의 발명 이후 생겨난 '''[[인류]] 최초의 [[사무직]]'''이라고 할 수 있으며, 국가와 민족을 가리지 않고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다. 특히 대다수의 민중이 [[문맹]]이었고 문자를 소수만이 향유하던 과거에는 정보를 전달하고 기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직업이었다. [[수메르]] [[문명]]에서 [[기원전]] 4천 년쯤 탄생했다고 추정되며, 필경사를 양성하는 에두바(edubba)라는 교육기관이 있었다. 당시 유물 가운데서는 수메르의 어느 필경사가 글 공부를 게을리하는 자신의 아들을 훈계하는 내용의 점토판 수필도 남아 있다. 필경사의 '필경'은 글자를 풀이하면 '붓으로 밭을 간다.'는 뜻인데, [[농부]]는 [[농사]]를 지어 돈을 벌지만 이 사람들은 글을 써서 돈을 벌기 때문에 그렇다는 설이 있다. [[인쇄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당연히 필경사가 [[필사|손으로 베껴 써서]] 필사본을 제작했다. [[중세]] [[유럽]]의 [[수도원]]에서 [[수도자]]들의 일과에도 [[필사본]] 제작이 포함되었다. 조선에는 [[공문서]]를 깨끗하게 작성하는 사자관(寫字官)이라는 벼슬아치가 있었는데, 명필로 유명한 [[한석봉]]도 이 관직부터 시작하였다. 목판인쇄술이나 [[금속활자]] 발명 등으로 점점 줄어들어 사라졌다. 책 출판이 아닌 일회성 문서 작성은 더 오랜 기간 손글씨로 처리했다. [[1873년]] 최초의 상업용 [[타자기]]가 등장하면서 필경사라는 직업은 서서히 사라졌지만, 도입 초기의 타자기는 속도도 느리고 매우 고가의 기계로 취급되었으며, 그 속도도 느린 반면에 필경사의 인력비는 쌌고 속도도 매우 빨랐기 때문에 곧바로 대체되진 않았다. 타자기가 보급된 이후에는 필경사를 대신하여 전문적으로 타자를 치는 "타자수"(打字手)가 이 자리를 대신했으나, 그림과 복잡한 [[표]]등을 조합한 자료는 여전히 손글씨로 처리했다. 80~90년대까지는 국내에서도 회사마다 서류 작성시 타자수에게 가서 타자 맡기는 일이 일상이었으나, [[워드프로세서]]와 [[프린터]]가 보급되면서 둘다 점차 사라졌다. === 현황 === 오늘날에는 보통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고 [[키보드]]를 통해 글을 입력한 뒤 인쇄하기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거의 사라졌다. 필경사를 동원하는 경우는 전통적으로 명맥을 유지하거나 격식 있는 공적인 자리에서만 소수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전문적인 필경사는 [[상장]]이나 임용장(임명장) 등 격식 있는 문서를 손으로 쓰는 이들이나 [[캘리그래피]], [[서예]] 등 [[예술]]과 연관 있는 글씨를 쓰는 사람뿐이다. 전통 문화재 복원에도 이러한 인력이 이용된다. [[대한민국]]에서는 5급 이상 행정부 소속 국가공무원의 임명장을 [[인사혁신처]] 소속 필경사 2명이 다 처리한다. 이는 공문서로서의 격식을 부여하는 기능 외에, 활자로 위조 임명장을 만드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이러한 수기 공문서를 찾아볼 수 있다. 2005년에는 프린터 인쇄로 잠시 바뀌었으나 권위와 명예 문제로 다시 필경사에게 맡기기로 했다. 지금껏 4명이 필경사로 붓을 잡았다고 한다. 원래는 한 명이었지만 대통령 명의로 임명장이 나가면서 써야 하는 임명장 개수가 크게 늘어 두 명으로 늘어났다. [[유 퀴즈 온 더 블럭/59회]]에서 필경사 김이중[* 여담으로 본인의 임명장도 본인이 쓴다고 했다.]이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의 입이 [[대변인]]이라면 대통령의 붓은 이 사람들인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180127001214673|#]] 김이중 사무관이 2023년 개인 사유로 퇴직하면서 15년만에 필경사 공채 모집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 관련 문서 == * [[손글씨]] * [[필경사 바틀비]] * [[스크리브너]] * [[캘리그래피]] [[분류: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