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clearfix] == 개요 == 오신채([[五]][[辛]][[菜]]) 또는 오훈채([[五]][[葷]][[菜]])는 [[승려]]들이 수행하는 데 방해되는 5가지 매운 나물로 [[마늘]]ㆍ[[부추]]ㆍ[[대파(식물)|파]]ㆍ[[달래]]ㆍ[[흥거]]를 말한다. == 역사 == 저 다섯 가지 음식을 금하는 이유는 종교적이라기보단 신체작용적, 수행적 측면이 강하다. 오신채는 모두 자극이 강한 식물이라 날것으로 먹으면 화를 잘 내게 하고 익혀서 먹으면 음란한 마음을 일으킨다고 한다. 거기다가 강한 냄새가 나니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붓다 사후에 생긴 사회적 문화에 따라 계율이 어느 정도 변질된 것이기 때문에 초기의 [[불교]]에서는 오신채 자체가 없었다. 이 전통은 [[채식]]과 함께 [[대승 불교]]가 [[힌두교]]의 [[아유르베다]]에서 받은 영향이다. 아유르베다에서는 파 대신 양파를 금지한다. [[채식]]과 비슷한 경우다.[* 사실 중국.한국.일본 등 대승불교가 채식 전통을 갖게 된건 중국 역사상으로 양나라에서 [[양무제]]가 스님들에게 술과 고기 섭취를 강력하게 금기시히는 단주육문 칙령을 내려서 그렇게 된 것이다.] 때문에 초기 불교와 더 가까운 [[상좌부 불교]]에서는 이러한 전통이 없을 때가 더 많다. 다만 상좌부 불교라고 해도 [[스리랑카 요리]]에서는 오신채를 빼는 문화 자체는 있으며, 현재도 인도권에서 수행자는 오신채를 빼서 먹는것이 일반적이다. == 대상 나물 == 앞서 언급했듯 [[마늘]]ㆍ[[부추]]ㆍ[[대파(식물)|파]]ㆍ[[달래]]ㆍ[[흥거]]를 말한다. 다른 4가지와는 달리 흥거가 무엇인지는 논란이 있다. 우선 [[중국]]에서 흥거는 [[인도]]에서 자라는 식물인 아사푀티다와 동의어이다. '래디쉬'(Radish)라는 채소[* [[순무]]를 닮았으며, 맵싸한 맛이 강하고, 인도에서도 재배된다고 한다.]라는 설과, 우리나라에서도 나는 [[백합]]과의 식물인 '[[무릇]]'을 뜻한다는 설도 있다.[* 무릇의 경우, 우리나라의 산야에서 흔하게 보는 식물로 향이 독하다 싶을 정도로 강하다고 하고 본래는 달래처럼 어린 잎과 알뿌리를 채취해 데쳐서 먹거나 조려서 먹었다고 하나 지금은 거의 먹는 사람이 없어 [[잡초]]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2012년 발표에서는 [[흥거]]란 [[산스크리트어]] Hing의 음역으로 [[아위]]라는 채소를 의미한다고 한다. 강력한 살균작용을 가지고 있고 에센스 오일 등을 추출하는데 쓰이는데, 그 맛이 상당히 강하다고 한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한국 요리]]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것들이다. 일부에서는 [[생강]]을 흥거로 취급해서 먹지 않는 곳도 있으며, 오신채에 더해 고추, 양파, 생강, 무릇까지 포함한 구신채를 먹지 않는 곳도 있다. == 한국에서의 적용 == [include(틀:상세 내용, 문서명=사찰 요리)] [[한국 요리]]에서 위 재료를 빼버리면 조리 가능한 음식들이 절반이 넘게 날아가 버린다. 특히 마늘은 거의 한식의 필수품이라 골치 아프다. 여기에 더해 오신채를 따지는 사람들은 당연히 스님일 테니 육식도 못 한다. * 일반 가정이나 식당에서 만드는 [[김치]]도 거의 못 먹는다. 그래서 사찰에서 담그는 김치는 [[마늘]]과 젓갈을 쓰지 않고 맛을 낸다. 마늘은 김장을 할 때 맛을 내주는 것 못지 않게 양념이 재료에 잘 붙게 하는 접착제 역할도 해준다. 이 때문에 일반 김장하듯이 고춧가루를 갈아서 담그면 재료들이 싹 미끄러져서 제대로 익지 않으므로 사찰식 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굵게 갈은 고춧가루를 쓴다. * 심지어 [[피자]] 같은 양식도 [[사찰식 피자]]처럼 어레인지한 게 있다. 언뜻 그냥 치즈피자나 야채피자면 되지 않나 싶지만, 토마토 소스도 대부분 마늘이 함유된다. 사찰식 피자는 그래서 아예 다른 방식으로 만드는데, 절 근처에는 이걸 만들고 배달해주는 피자집도 있다. * [[라면]]도 오신채를 대체해 만든 제품이 있다. 한동안 대만에서 스님용 라면을 수입하다 1997년에 오뚜기라면이 불교단체의 의뢰를 받아 국내 최초로 '채식청구면'을 만들었다. 이러한 내용은 KBS2 [[스펀지(KBS)|스펀지]] [[https://youtu.be/_uAxGiO9Zu0|2003년 11월 29일자]]를 통해 방영되었으며 지식의 별은 4개를 받았다. 채식주의자용 식품을 파는 사이트들에서 같이 판다.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소매로는 아무래도 타산이 맞지 않아서 사찰 등의 공동구매를 통한 주문 제작으로만 생산된다고 한다.[* 다만 이것과 맛이 똑같은 현미 채식라면은 유기농 매장에서 구할 수 있다.] 맛은 보통 라면과 거의 똑같다고 한다. 라면 맛은 주로 [[MSG]]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 보통 라면에 들어가는 육류 성분은 높아봐야 5% 정도에 불과하다. 일반 라면보다 덜 기름진 정도. 다만 마늘이 빠진 게 낙폭이 크다는 사람들도 있다. * [[짜장면]]도 불교식 변형이 있다. [[고기]] 대신 콩단백을 넣고 오신채 뺀 짜장면이다. 저런 메이저한 재료를 쓰지 않고 맛을 내려는 눈물겨운 고생의 결과, 의외로 맛도 담백하고 웰빙 식품인 요리가 제법 나왔다. 그래서 굳이 스님이 아니더라도 수요가 많다. * 인스턴트 냉동만두도 무오신채 버전으로 만들기도 한다. 고기는 물론 파, 마늘, 양파 등이 들어가지 않아 [[두부]] 맛이 거의 많이 느껴진다. 김치만두라도 김치맛보단 두부맛이 강하고 한다. == 타 종교의 유사 개념 == * [[몰몬교]]에서도 비슷하게 [[카페인]] 계열을 금한다. * [[도교]]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오신채나 부추ㆍ마늘ㆍ무릇ㆍ자총이(파)ㆍ평지(油菜, 유채)를 기피한다. 다만 이는 [[불교]]의 영향이 강한 교파만 그렇고, 불교의 영향이 적은 종파는 삼염(기러기 고기ㆍ개고기ㆍ장어 고기를 먹지 않음)이나 벽곡법은 실천해도 오신채를 딱히 가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오신채 중 대파는 신선의 음식이라고도 할 정도다. 민간 도교의 영향이 강하고 도교 자체가 많이 세속화된 [[중국]]이나 [[타이완]], [[동남아시아]]의 [[화교]]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일을 하면서 도사 일을 부업으로 하고, 청규[* 淸規. 불교 승려나 도교 도사로서 지켜야 할 계율.]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때 유행한 [[강시선생]] 영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1편 주인공 [[임정영]]이 맡은 도사의 본업은 [[장의사]]이다. 2편에서는 의원을 하고 있다.] == 여담 == * 오신채가 정해질 당시 한국에 없었던 매운 야채로는 대표적으로 [[고추]]와 [[양파]]가 있다. 양파에 대해서는 파와 같은 부추속(Allium)이라 [[사찰 음식]]에 쓰지 않는다는 입장([[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02254448|#1]],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244140.html|#2]])과 부추속이라도 오신채에 양파는 없으므로 쓴다는 입장으로 나뉜다. 양파를 반대하는 쪽은 매운 맛이 상대적으로 약한 부추를 오신채에서 빼고 대신 금하는 듯하다. [[고추]]에 대해서는 양파보다도 더 자극이 강하지만 분류상 흥거를 제외한 나머지 사신채와는 이질적이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논란 없이 사용한다. 지리산 금수암 주지이자 금당전통음식연구원 이사장 대안 스님[* 이 스님은 피자를 만들 때도 피자치즈 대신 마를 쓰기도 한다.]은 "고추나 생강도 열성을 가진 음식이지만 그 정도가 약하고 지독한 향도 없어 수행을 방해하는 산란심(어지러운 마음)을 크게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오신채는 몸에 매우 좋은 식재료다. 기본적으로 이들 재료는 정력에 좋은 편이며, [[마늘]]은 항암효과가 뛰어나고, 부추와 파는 한의학에서 열이 많은 식품으로 몸이 허할 때 먹으면 좋다고 하며, 달래도 초봄에 먹는 신선한 비타민 공급원이다. 따라서 웰빙을 생각한다면 사찰음식을 그대로 먹기보다는 이 오신채를 충분히 사용해 개조해서 먹는 게 더 몸에 좋고 맛있다. 수행상으로도 '몸에 힘이 난다'라는 것은 오히려 힘을 쓰는 사람들에겐 권장할 만한 요인이다. 그래서인진 몰라도 과거에 일부 지방에서 육체 노동자들이 많이 먹었다. *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인도]]에서 수행 중인 한국 스님과 인터뷰 했을 때는, 의외로 부추를 길러 먹고 있다고 답한 적이 있다. 종파 이전에 절이나 스님에 따라 약간씩 계율이 다른 듯하다. * [[미나리]]목(Apiales)인 흥거를 제외하면 모두 비짜루목(Asparagales)[* [[아스파라거스]]목의 다른 이름.] [[수선화]]과(Amaryllidaceae) 부추속(Allium)에 속한다. * 오신채와 관련된 유명한 캐릭터로 [[저팔계]]가 있다. 팔계(八戒)라는 이름이 바로 8가지 계율을 뜻하며, 오신채인 '오훈'과 위에 설명된 '삼염', 합쳐서 '오훈삼염을 금한다'는 뜻이다. 저팔계가 관세음보살과 만나 훗날 [[삼장법사]]가 찾아오면 제자로 들어가라는 명을 받고 기다리면서 이 8가지 음식을 금하고 있다가 삼장과 만나 이 계율을 풀려 하니, 삼장법사가 그러지 말고 계속 지키라며 '팔계'라는 이름을 내려준 것이다. 참고로 삼염의 세 고기를 금한다곤 하나 실제로는 스님이라 다른 고기도 모두 먹지 않았다. 식탐이 강해서 서유기 내내 먹을 것 타령을 하지만 고기는 절대 입에 대지 않았다. * 오신채는 모두 [[고양이]]와 [[개]]가 먹으면 위험한 음식이므로 먹여서는 안된다. * [[맛의 달인]]에서는 오신채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로 다룬다. 정신수련으로 깨달음을 얻어야지 수련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향신료와 고기를 금해놓고는 먹어도 힘 안 나는 유사요리 따위를 먹고 힘이 빠진 걸 깨달음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것이 주장의 요지. 사실 원래 인도 불교에는 없던 개념이기도 하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분류:오신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