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1933년 작품]][[분류:시]][[분류:이상(작가)]] [목차] == 개요 == [[이상(작가)|이상]]의 시. 1933년 10월 『가톨릭청년』(통권 5호)에 발표되었다. == 전문 == ||{{{#!wiki style="text-align: center" {{{+2 '''거울'''}}} {{{-2 이상}}}}}} ----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握手)를받을줄모르는―악수(握手)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至今)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事業)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反對)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診察)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 해설 == 6연 13행의 자유시로, 행과 연은 구분되었으나 [[띄어쓰기]]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이상은 다른 많은 작품에서도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정서법이나 기존의 율격의식 같은 모든 상식이나 질서를 거부한다는 뜻도 된다. 「거울」은 '[[꽃]]'이나 '[[산]]' 등 자연을 대상으로 한 서정시와는 달리, 자의식의 상관물인 '[[거울]]'을 대상으로 자의식세계를 그린 것이다. '거울 밖의 나'와 '거울 속의 나'를 대응시키고 있지만, 그 둘이 끝내 합쳐질 수 없는 자아분열(自我分裂)의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아를 상실하고 고뇌하는 현대의식의 비극성을 나타낸 것이다. '거울', 곧 자의식은 인간이 그 자신과 만나는 의식공간이기도 하다. 자의식의 주체인 '나'와 그 객체가 되는 '나'와의 관계를 교묘하게 극화시킨 이 시는 "거울 속에는 소리가 없소"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진술로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내 말을 못 알아듣는 두개의 귀가 거울 속에 있다고 한 것이라든지, 또는 악수를 받을 줄 모르는 왼손잡이라고 한 것 등 모두가 '거울'을 통해서 인지할 수 있는 평범한 사실들의 나열이다. 그럼에도 이런 평범한 사실들의 환기가 우리들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이 시의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잊고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나치던 것들을 충격적으로 환기시켜주고 있다. 이 시의 핵심부인 5·6연에서 작가는 현대인의 불안과 절망, 그리고 비극성을 제시한다. 내가 거울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그 속에 내가 존재한다는 불안감이나, 또는 현실에 쫓기는 '나'와 '거울 속의 나'는 서로 제어할 수 없는 분열을 겪고 있는 좌절과 비극성이 바로 그것이다. == 의의와 평가 == 이상의 경우, '거울 밖의 나'는 또 하나의 나인 '거울 속의 나'와는 전혀 어울릴 수 없는 낯선 관계로, 자의식 속에 떠오르는 '나'에게 접근될 수 없는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가 단절되어 있는 이 두개의 자아가 합쳐질 때 비로소 완전하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두개의 자아가 끝내 합쳐지지 않고 대립되고 분열되어 결국 파멸의 길로 치닫게 된다. 이상의 비극성은 바로 여기서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이상의 거울 모티프는 분열적 내면이라는 문제에서 벗어나 주체와 타자의 문제로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 여담 == 대부분의 시가 불가해한 이상의 시들 중에서 그나마 가장 쉽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2018학년도 EBS 수능완성, 2020학년도 수능특강에 수록되었다. 2020 수능특강에서는 거울 속의 나를 또다른 자아로 보고, '악수할 수 없다'는 것을 자아간의 갈등이라 해석했다. 또한 2022년 고2 국어영역 모의고사에도 지문으로 출제되었다. 해석은 위와 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