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한문 (문단 편집) == 연구 == 한국의 전통 한학(漢學)에는 중국의 고증학이나 일본의 고학파(古學派)처럼 경전을 '''언어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하는 전통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최근까지도 언어적(문법적) 분석 없이 무조건 조선 시대처럼 [[사서삼경]]을 줄줄 외워야 한문에 통달한다고[* 스승 앞에서 혹은 혼자서 경서를 '[[천자문|하늘천 따지]]' 식으로 수없이 반복해 낭독하거나 암송하면서, 텍스트의 어휘와 통사 구조가 몸에 배게 한다는 것이다. 조선 시대까지는 이러한 공부 방식을 강(講)이라고 일컬었는데, 대부분 서당에서 이런 강 방식으로 글공부를 시켰다. 정작 이런 방식은 이른바 'critical age'라고 해서 영유아들이 모국어를 터득하는 시기에서나 유효할 법한 방식이며, 그 시기가 지나면 귀납적으로 체화하는 방식은 통하지 않고 문법이라는 논리를 대동해야 한다.] 주장하는 대다수 한문 전문가들이 한문교육을 독점하고 있는 현실 탓이기도 하다. 한국은 유구한 한문 전통이 있으면서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한문학계를 지배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런 교육이 불가능한 현대에는[* 이런 교육을 하는 서원들이 요즘도 있긴 하지만, 거의 3-4년은 계속 한문 고전만 읽으라는 식이다. 고전 텍스트들을 계속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아차'하는 귀납적 깨달음이 생겨 이 문장은 이렇게 해석해야 옳겠다는 감이 생기는데, 이를 전통적으로 '문리(文理)가 트였다.'고 표현한다. 문제는 동양학에 거의 인생을 걸 작정을 하지 않고서는 이런 식으로 공부하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것. 더군다나 유가 경전들을 외울 때도 구절 하나하나에 깊이 감격, 공감하면서 체화하는 감성적인 면을 훨씬 강조하기 때문에 주로 한문을 학문 연구를 위한 한 가지 수단으로 배우는 현대인들에겐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은 [[한자문화권]]에서 한문을 공부하는 지배계층이 나머지 생산 활동을 상민과 천민에게 맡기는 식으로 신분제를 유지하는 명분이 되기도 했다.] 중국 고전에 대한 현대적 연구를 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UBC]] 아시아학과 교수 에드윈 풀리블랭크에 따르면 '고전 중국어에는 문법이 존재하지 않으며, 선생님과 텍스트를 함께 읽어가면서 어휘들의 사전적인 의미를 종합하여 구절의 의미를 알아맞혀가는 일종의 삼투압과 같은 과정만이 이 언어를 배우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믿음'은 서구 학계에서도 널리 퍼졌었고, 고전 중국어 문법은 일종의 '[[밀교]]와도 같은 고립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다른 방법 없이 일단 [[사서삼경]]을 줄줄 외워야 한문에 통달한다는 믿음은 한국 전문가들의 문제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인제대 중국학부 교수 양세욱에 따르면 고대 중국인들은 [[통사론]]을 중심으로 하는 정형화된 문법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관심했고, 이 때문에 근대에 서구 언어학이 도입되기 전까지 표준적인 문법서가 없었던 것도 이런 믿음이 생긴 한 가지 원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대에는 현대 언어학에 기반을 둔 고전 중국어 문법 연구가 매우 발전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한문 전문가'도 세계 학계의 최신 성과를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출처: 에드윈 풀리블랭크, '고전 중국어 문법 강의', 궁리] 첨언하자면, 풀리블랭크의 책은 한문의 문법적 원리들을 꽤 두껍게 정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국내 젊은 한학자들이 그보다 더 간결하게(50쪽 겨우 되는 수준으로) 정리한 한문 문법서가 시중에 유통된다. 이것을 보며 문헌들의 예문으로 문법 원리를 숙지하면 한문을 더 빨리 배울 수 있다고 본다. 풀리블랭크의 책은 수많은 고문을 통해 학문적 차원에서 정리하는 느낌이 강하여 실용적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데다가, 캐나다인이고 영어 모어 화자인지라 번역에서 그 한계가 느껴진다. 이것은 책을 읽어 보면 느낄 수 있다. 반면에 현대 한국어에는 한문투 표현들이 많이 배었기에 우리 한학자들이 쓴 한문 문법서의 번역이 더 매끄럽고 이해가 쉽다. 각설하고 이 같은 인식이 나타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국어]] 자체의 언어적 특성에서 기인하는 바도 생각할 수 있다. [[상고한어]]로부터 [[중고한어]]를 거쳐 현대의 중국어에 이르기까지, 중국어는 흔히 '문법'이라고 하면 떠올릴 법한 단어 변화가 딱히 없는 [[고립어(언어유형학)|고립어]]로 맥을 이어왔다. 중국어는 [[고립어(언어유형학)|고립어]]이기에 단어가 음가가 조금 바뀌는 정도를 제외하면(예: 不 bù/bú, 了 le/liăo, 儿 er) 형태가 바뀌지 않고, 문장 안에서 순서를 달리함으로써 품사를 바꾸거나 의미를 구체화한다. [[영어]]는 고립어에 가깝긴 하지만, [[고대 영어]]의 [[굴절어]]적 특징이 남아 인칭대명사에는 아직도 격 변화가 있고, 동사도 시제에 따라 (굴절어에 비하면 매우 단순하지만) 바뀐다. 하지만 중국어에는 이런 특징도 거의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주어진 단어를 단순히 나열해 글 짓기' 수준 외에는 문법적으로 접근할 가치가 거의 없었다. 유럽어권에서와 같은 문법론적 분석과 패턴화를 도입한 '첩경'류의 중국어 문법책이 등장함은 마건충[* [[태극기]]의 제작에 일부 영향을 주었다는 설이 있는 그 사람 맞다.]이 1898년에 출판한 《마씨문통(馬氏文通)》이 시초였다.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등 [[인도유럽어족]]은 선사시절부터 [[굴절어]]였기 때문에 같은 단어를 써도 뜻하는 바에 따라 형태가 달라졌다. 의미변화가 음상적으로 구현되었기 때문에 이를 잡고 파고들기 용이했고, 결국 [[형태론]]적, [[통사론]]적 분석과 같은 언어학적 탐구가 태동할 수 있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