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한국어 (문단 편집) ==== 문법의 주관성 ==== 한국어의 또 다른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문법의 사용 시기와 장소가 대단히 자의적이라는 점이다. 형태론적으로는 각 형태소 계열별의 엄격한 어순이 요구되지만 엄격한 문법은 여기까지만 해당하고 정작 각 문법의 쓰임새는 매우 주관적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똑같은 상황에 똑같은 문장 내용과 형식을 두고도 사람에 따라 쓰는 어말어미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한국어 교육용 책을 통한 한국어 학습의 어려움을 가중한다. [[높임법]]을 한 가지 예로 들 수 있는데, 높임법이라는 것이 단순히 친소 관계나 상하 관계만 파악했다고 해서 100% 누구에게나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다. 가령, 어떤 사람은 대학의 후배에게도 [[상호존대]]를 사용해서 서로 [[해요체]]를 쓸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학번]] 내지는 [[나이]]를 따져서 높임말과 반말의 위계질서를 설정한다. 이게 그냥 듣는 사람 입장이면 듣고 이해만 하면 되니 그만이겠지만 문제는 자신이 상대방(대학 후배 등)에게 말을 할 때, 자신이 윗사람이므로 책에서, 또는 누군가에게 배운 것처럼 반말을 써 버리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상호존대를 쓰는 사람들은 대체로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는 때가 많은지라, 이처럼 바로 아랫사람에게 반말을 쓰는 사람을 곱게 보지 않는 때가 있다. 결국 한국어의 높임법이라는 것은,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상대방 개개인마다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원어민인 한국인 입장에서는 적당히 상황 봐가면서 별 문제 없이 처신할 수 있겠으나, 한국어를 외국어로 배운, 한국인들의 사고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심하면 상대방 개개인에 따른 화법을 일일이 기억해야 할 정도로 혼란스러울 수 있다. 높임법이 아니더라도 한국어의 각종 뉘앙스를 전달하는 어말어미들을 언제, 왜 쓰는지[* 예: '-구나'와 '-네' 중에 무엇을 쓸 것인지 하는 문제. '-구나'에는 혼잣말로서 개인의 깨달음을 나타내는 용법과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확신 및 그에 따른 확인을 받기 위한 용법이 주로 쓰이고, '-네'에는 혼잣말로서 개인의 깨달음을 나타내는 용법과 상대방에게 자신이 느낀 바를 알리기 위한 용법이 주로 쓰인다. 보다시피 용법상 겹치기도 하고, 나머지 용법들 역시 워낙 미묘한 심리적 차이가 있는지라 외국어로서는 쓰는 게 쉽지 않다.] 일일이 기억하기도 어렵다. 써 본답시고 만들어도 문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어색한 것들이 나오기 쉬운데 정작 어미의 사전적 기능으로만 보면 또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직접 다양한 한국인들과 만나거나, 아예 한국에서 상당 기간 생활해 보지 않고서는 한국어 문법의 여러 용법들을 정확히 체득하기가 어렵고, 이는 곧 한국어를 책과 교재로만 배우기에는 장벽이 너무 높음을 암시한다. 단순히 어휘 영역으로만 보더라도 '오빠', '형', '누나', '언니' 등의 단어들이 반드시 가족에게만 쓰는 것도 아니고 나이 관계가 꼭 개입하는 것도 아니기에 학습자 입장에서 한국인들이 공연장 등에서 아이돌을 보며 '오빠'나 '언니' 등의 호칭을 쓰는 것, 그리고 생판 모르는 식당 등의 직원에게 '이모', '언니' 등의 호칭을 쓰는 것을 보면 자신이 배운 점과 달라서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일이 꽤 있다. iTalki, [[reddit]], [[Quora]] 등에서 한국어와 관련해 올라오는 질문의 적지 않은 수가 바로 호칭을 비롯한, 책으로 배우기 어려운, 대단히 자의적인 용법들의 문제이다. 물론, 외국어라고 이런 일이 없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유럽어만 하더라도 특히 접속법이 잘 발달한 언어인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을 배워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쓰임새가 객관적이지 않고 꽤나 주관적이어서, 화자의 판단과 심리에 따라 발화가 달라질 수 있다. 이 역시 현지인들과 많은 소통을 해 보지 않으면 정확한 뉘앙스를 익히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이들 언어들은 대체로 이러한 자의적인 문법들이 중·고급 과정에서 빈번해지며, 그마저도 단어들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소를 둘둘 말고 나오기 때문에 기존의 문법들과는 차별화해 배우는 일이 많다. 그러나 한국어는 상기한 미묘한 문법들을 배울 때 전혀 새로운 문법이 등장하는 게 아니라 대뜸 초급 단계에서부터 이미 다 뗐다고 생각한 문법들이 등장해서는 '나 사실은 이때도 쓸 수 있음. ^^' 하고 있으니[* 대조언어학에서는 이것을 '언어 내 간섭'이라고 한다.] 더욱 혼란스러워지기 쉽다. 제대로 꼼꼼히 익히지 않으면 나중에 가서는 무슨 어미가 무슨 역할인지조차 헷갈리는 지경에 이르러 한국어 울렁증 말기가 될 수도 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