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이동문서 삭제토론 한국어 (문단 편집) ==== 전치 수식 구조 ==== 한국어의 수식절과 피수식 체언은 대개 '목적어-서술어-체언'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이 마지막 체언이 다시 주어나 목적어가 되어서 새로운 수식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식으로 수식어에 수식어 덧붙이기를 반복하다 보면 수식어가 굉장히 비대하게 변하고, 문장 전체를 난해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러한 수식어들 여러 개를 하나의 주어에 붙이거나, 이러한 수식어를 붙인 주어가 여럿(다중주어)이라면? 비단 배우는 사람이 갈피를 잡기 힘들뿐만 아니라, 한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번역하려고 해도 굉장히 난감하다. 수식어가 붙는 방향을 볼 때, 한국어는 핵어(core)를 기준으로 왼쪽, 정확히 말하면 먼젓번 쪽에 수식어가 붙는다. 이를 '''전치 수식 구조'''라고 한다. 반면에 영어와 같은 [[인도유럽어족]]은 반대로 '''후치 수식 구조'''를 따른다. 이 둘을 비교해 보자. '''1) 영어''' * The man has come. * The man has come '''from the place'''. * The man has come from the place '''where his mother was crying'''. * The man has come from the place where his mother was crying '''while saying good-bye to him'''. * The man has come from the place where his mother was crying while saying good-bye to him '''with her fingers crossed'''. '''2) 한국어''' * 그가 왔다. * 그가 '''그곳에서''' 왔다. * 그가 '''자신의 어머니가 울고 있던''' 곳에서 왔다. * 그가 자신의 어머니가 '''작별인사를 건네며''' 울고 있던 곳에서 왔다. * 그가 자신의 어머니가 '''행운을 빌면서''' 작별인사를 건네며 울고 있던 곳에서 왔다. 영어의 경우, 핵심 의미부인 'the man has come'이 쪼개지지 않았으나 한국어로는 '그가 - - - (수식어) - - - 왔다'로 쪼개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영어와 같은 유럽어로는 문장을 뒤쪽으로 끊임없이 불리는 게 어렵지 않다. 무엇이든 새로운 내용만 적절히 낱말이나 문법 형태소를 써서 붙이면 끝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어로 이렇게 했다간 문장이 지저분해지고 끝내 '[[왈도체|그가 왔다, 그곳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울고 있던]], ...' 이와 같이 매우 정신 사나운 꼴이 나타나고 만다. 문서 편집 프로그램으로 치면, 영어로는 커서가 문장의 끝에 일정하게 유지되는 데 비해 한국어로는 커서가 자꾸 앞으로 돌아가서 수식어를 삽입해야 하는 구조다. 바로 이 구조상의 차이 때문에 영어와 달리 한국어로는 [[복문]]을 비롯한 복잡한 수식 구조의 문장을 만들기 어렵다. 정확히 말하면, 원칙상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게 지나치면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만연체|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아먹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점을 가장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영어 논문 번역이다. 한번 궁금하다면 영어로 된 전문적인 문서를 찾아서 한국어로 문장 단위로 그대로 옮겨 보자. 심심찮게 문장 호흡이 길어져서 무슨 말인지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운 한국어 문장이 나올 것이다. 어느 언어든 문장의 핵심은 핵어부를 이루는 주술 관계인데, 한국어는 문장이 복잡해지면 이 핵어가 뚝 쪼개져서 둘의 긴밀성이 떨어진다. 멀리 갈 것 없이 이곳 [[나무위키]]의 문서를 자주 편집하는 사람이라도 흔히 느낄 수 있는 것이, 글을 쓰다가 특정 수식어를 집어넣기 위해 왼쪽 화살표나 마우스를 이용해 타이핑 커서를 옮기는 번거로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식어를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집어넣어야 의미가 깔끔하게 전달될지에 대한 고민'''이다. 한국어가 전치 수식 구조'''만'''을 따르는 언어라서 모든 수식어를 피수식어 앞에 놓아야 하고 수식부가 복잡해져서 의미 전달에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입장에서도 이럴진데 한국어를 외국어로 배워서 쓴다면 그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아마 [[글쓰기]]를 어느 정도 정식으로 해봤다면 [[강사]]나 [[교수]]에게 [[첨삭]] 지도를 받을 때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쓰라'는 조언을 듣거나 남이 듣는 것을 본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는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쓰지 않으면 핵어를 이루는 주어와 술어가 밑도 끝도 없이 멀어져서 문장의 뜻을 파악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영어라고 해서 짧고 간결한 문장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위 예에서 보듯이 수식어가 길어져 봐야 핵어의 주술 짝은 항상 붙어 있거나, 주어 뒤에 관계절이 줄줄이 놓여도 한국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주어와 서술어 사이의 간격이 짧기에 문장이 비교적 길어져도 뜻 파악은 어렵지 않은 편이다. 반대로 [[예능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방송, 시상식 같은 곳에서 정체를 공개할 때 앞에 수식어를 장황하게 달아서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코미디언 [[엄용수]] 씨를 들 수 있는데, 그의 주된 개그 레파토리가 "저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보살펴주시고... (각종 수식어를 약 30여 개 정도 나열) ...해 주시는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https://youtu.be/JQ6LywIBuVE?t=322|#실제 사례]]] 영어 등의 후치 수식 구조의 언어는 이렇게 할 때 결론이 먼저 나와서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문장을 여러 개로 끊어야 하지만 한국어는 한 문장으로도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