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플롯 (문단 편집) ==== 아크플롯과 창조적 한계 ==== 아크플롯을 고른다는 것은 아래와 같은 제약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첫째, '''인과성([[개연성]])'''에 맞춰서 사건을 선택하고 배열해야 한다. 동기가 부여되어 있는 하나의 행동이 어떤 극적인 효과를 유발시키고, 이렇게 유발된 효과가 또다른 효과의 원인이 된다. 이처럼 인과관계로 연결된 사건들 간의 연쇄 작용을 통해 이야기가 절정에 이르도록 주도하는 것이 인과성이다. 아크플롯에서는 이야기의 작은 부분부터 거대한 요소까지 모두가 하나의 인과적 사슬로 연결되어, 제대로 파악할 경우 인물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과성의 네트워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야 한다. 둘째, '''일관되는 사실성([[핍진성]])''' 하에 사건들을 골라야 한다. 이는 도입한 이야기적 설정들을 이야기 전체에서 일관되게 유지하고 적용시켜야 한다는 의미이다. 모든 허구의 세계들은 각각 자기만의 독특한 우주([[세계관]])를 형성하면서, 그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의 원인과 방법에 대해 자신들만의 규칙을 부여한다. 그 설정이 사실적인 것이든 기괴한 것이든, 어떤 원칙이 성립되고 나면 그 원칙은 바뀌어서는 안 된다.[* 사실 모든 장르들 중에서 [[판타지]]야말로 구조 면에서 봤을 때 가장 엄격하고 인습적이다. 독자 및 관객들은 판타지 작가로부터 현실로부터의 엄청난 비약을 기대하지만, 동시에 꽉 짜여진 개연성과 필연성도 요구한다.] >작가는 개인적으로 어떤 종류의 설정을 선택하고 그 설정 안에서 작업하는 방식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과 한계를 창조해 낸다. 이러한 속박을 고안해 냄으로써 작가는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계약에 스스로 묶이는 셈이 된다. 일단 관객이 작가의 사실성의 법칙을 포착하고 난 후에 작가가 자신의 법칙을 깨뜨리는 것을 보게 되면, 관객은 그 작품이 비논리적이고 설득력 없는 것으로 판단해서 그 작품을 거부하게 된다. >---- >로버트 맥키 <스토리> 거듭 말하지만 '''어떤 이야기의 설정이 허구라고 해서 마음속에 떠오르는 아무 것이나 다 그 안에 집어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세계에서든, 그 상상의 세계가 아무리 황당한 곳이라 하더라도 일정한 종류의 사건들만이 가능성과 개연성을 가진다. 즉, 작가의 사건 선택은 자신이 창조해 낸 세계가 부여하는 개연성과 가능성에 제한을 받는다. 이렇게 보면 아크플롯을 고르는 것이 작가의 상상력을 제한한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야기의 설계에 부과되어 있는 이러한 구속들은 창의성을 억제하지 않고 오히려 부추긴다.''' 이야기에서 창의성이란 사건의 여러 경우의 수 중에 최선의 것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이때 선택 가능한 사건의 가짓수를 늘려주는 것이 바로 작가의 지식이다. 본인이 만들어낸 이야기 속 세계에 대한 작가의 완벽한 수준의 지식은 독창적이고 뛰어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제한된 지식에서는 제한된 선택지가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필연적으로 상투적인 선택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작가가 습득할 수 있는 지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작가가 지식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다루는 이야기 세계의 범위를 충분히 한정해줘야 한다. 이는 마치 수험생들에게 출제 범위를 정해 주는 것과 같다. 출제 범위가 적을수록 깊게 공부하기가 용이하듯이, 다루는 세계의 크기와 그 안의 우주 법칙이 충분히 한정될수록 작가의 지식은 보다 더 완벽해지며, 상상할 수 있는 사건의 가짓수가 늘어나고 이를 바탕으로 창조적 선택이 가능해진다. 이야기에서 한계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모든 뛰어난 이야기들은 좁고 잘 알아볼 수 있는 세계 안에서 일어난다. 어떤 허구의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뜻 보기에는 아무리 넓어 보이는 세계라도 사실은 상당히 좁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죄와 벌]]>의 세계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세계이다. <[[전쟁과 평화]]>의 세계는 혼란기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지만, 서로 연관되어 있는 가족들의 몇몇 인물들을 둘러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는 러시아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요새인 잭 리퍼 장군의 사무실과 미국 국방성의 전시 상황실을 배경으로 한다. 이 이야기는 핵무기에 의한 전 지구적 소멸에 관한 것이지만, 설정 자체는 세 군데의 장소와 여덟 명의 주요 인물로 제한되어 있다. > >이야기 속에서 창조되는 세계는 그것을 창조한 한 작가의 정신이 충분히 감쌀 수 있고, 마치 신이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잘 아는 것과 같을 정도의 깊이와 세밀함을 가질 수 있도록 좁아야 한다. 내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제비 한 마리가 떨어지는 것도 하느님은 다 알고 계신단다." 작가가 창조해 낸 세계에서는 제비 한 마리도 그가 모르는 사이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 작품의 탈고가 끝날 무렵이 되었을 때 작가는 자신이 창조해 낸 세계에 대해, 등장인물들의 식사 습관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세계의 9월의 날씨에 이르기까지 어느 누가 던지는 어떤 질문들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깊이 있고 세밀하게 꿰고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설정 대 이야기> 관계에는 이런 아이러니가 들어있다. 다루는 세계가 넓어질수록 세계에 대한 작가의 지식은 엷어지고, 그에 따라서 작가의 창조적 선택의 폭이 좁아질수록 이야기의 상투성은 늘어나게 된다. 다루는 세계가 좁을수록 그 세계에 대한 작가의 지식은 완전한 것이 되고 작가의 창조적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그리고 그 결과 상투성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완벽하게 독창적인 이야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 >로버트 맥키 <스토리>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