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전쟁 (문단 편집) == 현대 전쟁 == || {{{#!wiki style="margin: -5px -10px -5px" [youtube(NbuUW9i-mHs)]}}} || || '''전쟁은 끝난 걸까?''' || 21세기에 주요 강대국이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이유는 경제의 성질이 변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경제 자산은 주로 '''물질'''이었다. 따라서 정복을 통해 부를 얻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했다. 전쟁터에서 적을 무찌르기만 하면 도시를 점령하고, 시민들을 노예 시장에서 팔고, 값나가는 논밭과 금광을 점령해 곧바로 돈을 벌 수 있었다. 로마는 포로로 잡은 그리스인, 갈리아인을 노예로 부려 번영했고, 19세기 미국은 캘리포니아의 금광과 텍사스의 소(牛) 목장을 점령하여 번창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그렇게해서는 푼돈 밖에 못 번다. 오늘날 주요 경제 자산은 밀밭이나 금광, 심지어 유전(油田)도 아닌 기술적, 제도적 지식으로 이뤄져 있다. 세계경제는 물질 기반 경제에서 '''지식''' 기반 경제로 탈바꿈했다. 오늘날의 부는 주로 인적 자본과 조직의 노하우로 구성된다. 그 결과 이것을 가져가거나 무력으로 정복하기가 어려워졌다. 전쟁으로 지식, 컨텐츠를 정복할 수는 없다. 물론 IS 같은 조직은 여전히 중동 지역의 도시와 유전을 약탈해서 (IS는 이라크의 여러 은행에서 5억 달러 이상을 탈취했고, 2015년에는 석유를 팔아 5억 달러를 추가로 챙겼다.) 번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이나 미국 같은 주요 강대국에게 이 정도 수익은 하찮은 금액이다. 연간 국내 총생산이 10조 달러가 넘는 중국이 고작 10억 달러를 위해 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은 낮다. 만약 중국이 미국과의 전쟁에 수 조 달러를 쓴다면, 어떻게 그만한 비용을 다 갚고 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잃어버린 교역 기회를 만회할 수 있을까? 어찌어찌해서 승리한 인민해방군이 실리콘밸리의 부를 약탈할 수 있을까? 물론 애플, 페이스북, 구글 같은 기업들의 가치는 수천 억 달러에 이르지만 그것을 무력으로 장악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실리콘밸리에는 실리콘 광산이 없다. 만일 중국이 캘리포니아를 침공하여 샌프란시스코 해변에 1백만 명의 병사를 상륙시키고 내륙으로 돌격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실 이들이 얻을 것은 별로 없다. 재차 강조하지만 실리콘밸리에는 실리콘 광산이 없다. 진짜 부(富)는 구글의 엔지니어와 할리우드의 배우, 대본가, 감독, 특수효과 전문가의 머릿속에 있다. 이들은 중국군 탱크가 선셋대로(Sunset Boulevard)에 진입하기도 전에 캐나다의 토론토나 브라질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굴지의 첨단기술 기업들과 협력하여 그들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그들의 제품을 제조함으로써 수십억 달러를 벌었다. 르완다가 콩고의 콜탄 광산을 약탈해서 1년 동안 벌 돈을 중국은 단 하루에 평화로운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다. 그 결과 '평화'라는 말은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 이전 세대들이 평화를 일시적인 전쟁의 휴지(休止) 기간으로 생각했다면, 지금 현대인은 평화를 전쟁을 고려하지 않는 상태로 여긴다. 1913년에 사람들이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평화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은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현재는 전쟁이 없지만 내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 현대인이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평화가 존재한다고 말하면, 그것은 현재의 정황상 그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뜻이다. 그런 평화가 프랑스, 독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모두는 아니지만) 퍼져 있다. 이론적으로야 아직도 전쟁에서 이긴 나라가 과거 영국과 미국이 각각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상대로 승리한 후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 무역 체제를 자국에 유리하게 재편하는 식으로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군사 기술이 진보하면서 21세기에는 그런 위업을 재현하기가 어려워졌다. 원자 폭탄이 개발되면서 세계대전은 승패와 상관없이 집단 자살을 의미하게 되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로 초강대국이 직접 물리적으로 교전한 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단지 이들 간에는 서로 위험부담이 낮은 분쟁만 있었고, 이 경우에는 전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유혹이 낮았다. 실제로 미국같은 초강대국이라고 할지라도 핵을 보유한 북한같은 불량 국가를 공격하는 것을 극도로 기피한다. 북한 정권이 군사적 패배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제국주의의 출현을 막는 또 다른 변수는 사이버 전쟁이다. 빅토리아 여왕과 맥심 총(구식 속사 기관총)의 호시절에만 해도 영국군은 사하라 사막에서 퍼지워지(Fuzzy-Wuzzy, 수단 지방의 토착 민병대)를 대거 학살하면서도 맨체스터, 버밍엄의 안보가 위협받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심지어 조지 W. 부시 시절에도 미군이 바그다드와 팔루자를 쑥대밭으로 만들 때에도 이라크는 샌프란시스코나 시카고에 보복할 수단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이 웬만한 수준의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나라를 공격했다가는 몇 분 안에 캘리포니아나 일리노이에도 사이버 전쟁이 번질 수 있다. 교전국은 컴퓨터 악성 코드와 논리폭탄[* 특정 조건하에서 논리 오류가 발생해 프로그램을 마비시키도록 설계된 악성 코드]으로 댈러스의 항공 교통을 마비시키고, 필라델피아의 열차 충돌을 야기하는가 하면, 미시간의 전력 그리드(발전소, 변압기, 송전선 등으로 이루어진 전력망)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 전근대에 정복자들이 활개치던 시대에만 해도 전쟁은 손실은 적고 수익은 큰 사업이었다. 1066년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정복왕 윌리엄(잉글랜드 왕 윌리엄 1세)은 수천 명의 사망자를 대가로 단 하루 만에 잉글랜드 전부를 손에 넣었다. 그에 반해 핵무기와 사이버 전쟁은 피해는 막대한 반면 수익은 낮은 전쟁술에 해당한다. 그런 기술로는 온 나라를 파괴할 수는 있겠지만 수지맞는 제국을 건설할 수는 없다. 현대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해외 무역과 투자는 매우 중요해졌다. 그러므로 평화는 훌륭한 배당 이익을 낳는다. 중국과 미국이 평화를 유지하는 한, 중국 기업가는 미국에 제품을 팔고 월스트리트에서 거래하며 미국의 투자를 받아서 번영할 수 있다. 마지막 요인은 세계정치 문화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역사상 많은 엘리트는(예컨대 훈 족장, 바이킹 귀족, 아즈텍 사제)전쟁을 긍정적인 선(善)으로 보았다. 한편 다른 사람들은 (전쟁을) 악으로 보기는 했지만 필요악으로 여겼으므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바꾸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21세기는 평화를 사랑하는 엘리트가 세계를 지배하는 역사상 최초의 시대이다. 정치인, 사업가, 지식인, 예술가 등은 진심으로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악(惡)이라고 본다.(과거에도 초기 기독교도와 같은 평화주의자가 있기는 했지만, 이들도 드물게 권력을 잡은 경우 "너의 왼 뺨을 내밀어라"는 주문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었다.) 세 요인 사이에는 양(陽)의 되먹임(Feedback) 고리가 존재한다. 핵무기에 의한 대량학살 위협은 평화주의를 육성한다. 평화주의가 퍼지면 전쟁이 물러가고 무역이 번창한다. 무역은 평화의 수익과 전쟁의 비용을 모두 늘린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되먹임 고리는 전쟁에 또 다른 장애물을 만들어내는데, 궁극적으로는 이것이 모든 장애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 점점 치밀해지는 국제적 연결망은 국가의 독립성을 서서히 약화시켜, 어느 한 나라가 일방적으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줄인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더 이상 전면전을 벌이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이제는 더 이상 독립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록 각국의 국민들이 독립성이라는 환상을 품고 있을지라도, 사실 그들의 정부는 독립적인 경제, 외교 정책을 수행할 수 없으며 혼자 힘으로는 전면전을 벌이고 수행할 능력이 없는 것도 확실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1세기의 전쟁이 아무리 수익 없는 사업이라 해도 그런 사실이 평화를 절대적으로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인류는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결코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개인 차원에서나 집단 차원에서나 인간은 자멸을 부르는 행동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힘 중 하나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것을 무시할 때가 많다. 정치인, 장군, 학자는 세계를 거대한 체스판으로 본다. 모든 수를 신중한 이성적 계산에 따라 둔다고 여긴다. 어느 정도까지는 맞는 말이다. 역사상 지도자 중에 좁은 의미에서 '미친'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은 폰(pawn)과 나이트(Knight)를 무작위로 옮기지는 않는다. 도조 히데키, 히틀러, 김일성이 둔 포석에도 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문제는, 세계는 체스판보다 훨씬 더, 매우 복잡하며 개별적인 인간의 두뇌로는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이성적인 지도자조차 대단히 어리석은 일을 벌이고 말 때가 많다. 그렇다면 인류는 세계 대전을 얼마나 두려워해야 할까? 양 극단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우선, 전쟁을 결코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면 안 된다. 인류는 냉전의 평화로운 종식을 통해 인간이 옳은 결정만 내린다면 초강대국 차원의 갈등도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이 새로운 세계대전을 불가피하다고 가정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이 전쟁을 불가피한 것으로 간주하면 각자 군대를 증강하게 되고, 이것은 군비 경쟁으로 이어지고, 그 다음에는 어떤 분쟁에서도 협상을 거부하고, 상대방이 제시하는 선의의 메시지마저 함정일 뿐이라고 오해하게 된다. 그리하여 남은 길은 전쟁 밖에 없게 된다. 다른 한편, 전쟁이 불가능하다고 가정하는 것도 순진한 일이다. 전쟁이 모두에게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해도, 그 어떤 신이나 자연의 법칙도 인간의 어리석음을 막지는 못하기 때문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