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윤선도 (문단 편집) ===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 [[1651년]] 신묘년([[효종(조선)|효종]] 2년) 부용동(芙蓉洞)에 있을 때 지은 시조들이다. >'''봄〔春〕''' >압 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ᄒᆡ 비췬다 >ᄇᆡ 떠라 ᄇᆡ 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온다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江,,강,,村,,촌,, 온갓 고지 먼빗치 더옥 됴타 >---- >앞 강에 안개 걷히고 뒷산에 해 비친다 >배 떠라 배 떠라 >밤물은 거의 지고 낮물이 밀려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정도의 추임새를 한자로 음차한 것이라 여겨진다.] >강촌 온갖 꽃의 먼빛이 더욱 좋다 > >날이 덥도다 믈 우희 고기 떧다 >닫 드러라 닫 드러라 >ᄀᆞᆯ며기 둘식 새식 오락가락ᄒᆞᄂᆞ고야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낫대ᄂᆞᆫ 쥐여 잇다 濁,,탁,,酒,,쥬,,ㅅ甁,,병,, 시릿ᄂᆞ냐 >---- >날이 덥도다 물 위에 고기 떴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하는구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낚싯대는 쥐여 있다 탁주 병 실었느냐 > >東,,동,,風,,풍,,이 건듣 부니 믉결이 고이 닌다 >돋 ᄃᆞ라라 돋 ᄃᆞ라라 >東,,동,,湖,,호,,ᄅᆞᆯ 도라보며 西,,셔,,湖,,호,,로 가쟈스라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압뫼히 디나가고 뒫뫼히 나아온다 >---- >동풍이 건들 부니 물결이 고이 인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동호를 돌아보며 서호로 가자꾸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앞산이 지나가고 뒷산이 나아온다 > >우ᄂᆞᆫ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漁,,어,,村,,촌,, 두어 집이 ᄂᆡᆺ속의 나락들락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말가ᄒᆞᆫ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뛰노ᄂᆞ다 >---- >우는 것이 뻐꾸기인가 푸른 것이 버들 숲인가 >이어라 이어라[* 흔든다는 뜻으로, 배를 저으라는 말이다.] >어촌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맑고 깊은 소(沼)에 온갖 고기 뛰노누나 > >고은 볃티 쬐얀ᄂᆞᆫᄃᆡ 믉결이 기름 ᄀᆞᆺ다 >이어라 이어라 >그믈을 주어두랴 낙시ᄅᆞᆯ 노흘 일가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濯,,탁,,纓,,영,,歌,,가,,의 興,,흥,,이 나니 고기도 니즐로다 >---- >고운 볕이 쬐었는데 물결이 기름 같다 >이어라 이어라 >그물을 넣어 두랴 낚싯줄을 놓을 건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에 흥이 나니 고기도 잊겠도다 > >夕,,셕,,陽,,양,,이 빗겨시니 그만ᄒᆞ야 도라가쟈 >돋 디여라 돋 디여라 >岸,,안,,柳,,류,,汀,,뎡,,花,,화,,ᄂᆞᆫ 고븨고븨 새롭고야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三,,삼,,公,,공,,을 불리소냐 萬,,만,,事,,ᄉᆞ,,ᄅᆞᆯ ᄉᆡᆼ각ᄒᆞ랴 >---- >석양이 비꼈으니 그만하여 돌아가자 >돛 내려라 돛 내려라 >언덕 버들 물가 꽃은 굽이굽이 새롭구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정승을 부러워하랴 만사를 생각하랴 > >芳,,방,,草,,초,,ᄅᆞᆯ ᄇᆞᆯ와 보며 蘭,,난,,芷,,지,,도 뜨더 보쟈 >ᄇᆡ 셰어라 ᄇᆡ 셰어라 >一,,일,,葉,,엽,,扁,,편,,舟,,쥬,,에 시른 거시 므스것고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갈 제ᄂᆞᆫ ᄂᆡ뿐이오 올 제ᄂᆞᆫ ᄃᆞᆯ이로다 >---- >방초(芳草)를 밟아 보며 난지초도 뜯어 보자 >배 세워라 배 세워라 >일엽편주에 실은 것이 무엇인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 적에는 안개뿐이오 올 적에는 달이로다 > >醉,,ᄎᆔ,,ᄒᆞ야 누얻다가 여흘 아래 ᄂᆞ리려다 >ᄇᆡ ᄆᆡ여라 ᄇᆡ ᄆᆡ여라 >落,,락,,紅,,홍,,이 흘러오니 桃,,도,,源,,원,,이 갓갑도다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人,,인,,世,,세,,紅,,홍,,塵,,딘,,이 언메나 ᄀᆞ렷ᄂᆞ니 >---- >취하여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리련다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붉은 낙화 흘러오니 무릉도원 가깝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속세의 티끌이 얼마나 가렸느냐 > >낙시줄 거더 노코 篷,,봉,,窓,,창,,의 ᄃᆞᆯ을 보쟈 >닫 디여라 닫 디여라 >ᄒᆞ마 밤들거냐 子,,ᄌᆞ,,規,,규,, 소ᄅᆡ ᄆᆞᆰ게 난다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나믄 興,,흥,,이 無,,무,,窮,,궁,,ᄒᆞ니 갈 길흘 니젓딷다 >---- >낚싯줄 걷어 놓고 봉창의 달을 보자 >닻 내려라 닻 내려라 >벌써 밤들었나 자규새 소리 맑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남은 흥이 무궁하니 갈 길을 잊었도다 > >來,,ᄅᆡ,,日,,일,,이 또 업스랴 봄밤이 몃덛 새리 >ᄇᆡ 브텨라 ᄇᆡ 브텨라 >낫대로 막대 삼고 柴,,ᄉᆡ,,扉,,비,,ᄅᆞᆯ ᄎᆞ자보쟈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漁,,어,,父,,부,,生,,ᄉᆡᆼ,,涯,,애,,ᄂᆞᆫ 이렁구러 디낼로다 >---- >내일이 또 없으랴 봄날 밤이 곧 새리라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낚싯대로 막대 삼고 삽짝문 찾아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의 생애는 이러구러 지내리로다 >'''여름〔夏〕''' > >구즌 비 머저 가고 시낻물이 ᄆᆞᆰ아 온다 >ᄇᆡ 떠라 ᄇᆡ 떠라 >낫대룰 두러메니 기픈 興,,흥,,을 禁,,금,, 못ᄒᆞᆯ돠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煙,,연,,江,,강,,疊,,텹,,嶂,,쟝,,은 뉘라셔 그려낸고 >---- >궂은 비 멎어 가고 시냇물이 맑아 온다 >배 떠라 배 떠라 >낚싯대를 둘러메니 깊은 흥을 금치 못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안개 낀 강 겹겹의 산은 누가 그려냈는고 > >년닙희 밥 싸 두고 반찬으란 쟝만 마라 >닫 드러라 닫 드러라 >靑,,쳥,,篛,,약,,笠,,립,,은 써 잇노라 綠,,녹,,蓑,,시,,衣,,의,, 가져오냐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無,,무,,心,,심,,ᄒᆞᆫ 白,,백,,鷗,,구,,ᄂᆞᆫ 내 좃ᄂᆞᆫ가 제 좃ᄂᆞᆫ가 >---- >연잎에 밥 싸 두고 반찬일랑 장만 마라 >닻 들어라 닻 들어라 >푸른 갓은 쓰고 있노라 녹색 도롱이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한 갈매기는 내가 좇는가 제가 좇는가 > >마람 닙희 ᄇᆞ람 나니 蓬,,봉,,窓,,창,,이 서ᄂᆞᆯ코야 >돋 ᄂᆞ리라 돋 ᄃᆞ라라 >녀ᄅᆞᆷ ᄇᆞ람 뎡ᄒᆞᆯ소냐 가ᄂᆞᆫ 대로 ᄇᆡ 시겨라 >至,,지,,匊,,국,,悤,,총,,至,,지,,匊,,국,,悤,,총,,於,,어,,思,,ᄉᆞ,,臥,,와,, >北,,븍,,浦,,포,,南,,남,,江,,강,,이 어ᄃᆡ 아니 됴흘리니 >---- >마름 잎에 바람 부니 봉창이 서늘쿠나 >돛 내리라 돛 달아라 >여름 바람 일정할소냐 가는 대로 배 맡겨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북쪽 포구 남쪽 강이 어디가 아니 좋을런가 물결이 흐리거든 발을 씻은들 어떠하리 이어라 이어라 오강(吳江)에 가자하니 천년노도(千年怒濤) 슬프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초강(楚江)에 가자하니 어복충혼(魚腹忠魂) 낚을세라 버들 숲 녹음(綠陰) 어린 곳에 이끼 낀 바위 낚시터도 기특하다 이어라 이어라 다리에 도착하거든 낚시꾼들 자리다툼 허물 마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학발(鶴髮)의 노옹(老翁)을 만나거든 뇌택(雷澤)에서의 자리 양보 본받아 보자 긴 날이 저무는 줄 흥에 미쳐 모르도다 돛 내려라 돛 내려라 돛대를 두드리고 〈수조가(水調歌)〉를 불러 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애내(欸乃) 소리 가운데에 만고(萬古)의 마음을 그 누가 알까 석양이 좋다마는 황혼이 가깝구나 배 세워라 배 세워라 바위 위에 굽은 길이 솔 아래 비껴 있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푸른 숲에 꾀꼬리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구나 모래 위에 그물 널고 그늘 밑에 누워 쉬자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모기를 밉다 하랴 쉬파리에 비하면 어떠한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다만 한 근심은 상대부(桑大夫)가 들을까 하는 것이네 밤사이 풍랑을 어찌 미리 짐작하리 닻 내려라 닻 내려라 들판 나루터에 비껴 있는 배를 그 누가 일렀는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시냇가 그윽한 풀도 진실로 어여쁘다 오두막을 바라보니 흰 구름이 둘러 있다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부들부채 비껴 쥐고 돌길로 올라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옹(漁翁)이 한가하더냐 이것이 구실이라 가을 속세 밖의 좋은 일이 어부의 삶 아니더냐 배 떠라 배 떠라 어옹을 비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니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사계절의 흥이 한가지이나 가을 강이 으뜸이라 수국(水國)에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있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만경창파에 실컷 배 띄워 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 세상을 돌아보니 멀수록 더욱 좋다 흰 구름이 일어나고 나무 끝이 흐늘댄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밀물 타고 서호(西湖) 가고 썰물 타고 동호(東湖) 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흰 마름 붉은 여뀌는 가는 곳마다 보기 좋다 기러기 떠가는 저 편으로 못 보던 산 보이네 이어라 이어라 낚시질도 하려니와 취한 것이 이 흥취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석양이 비치니 뭇 산이 수놓은 비단이로다 반짝이는 물고기가 몇이나 걸렸는가 이어라 이어라 갈대꽃에 불 붙여 가려서 구워 놓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질흙 병을 기울여서 박구기에 부어다오 옆바람이 고이 부니 다른 돗자리에 돌아왔다 돛 내려라 돛 내려라 어스름은 나아오대 맑은 흥취는 멀어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단풍나무 맑은 강이 싫지도 밉지도 않구나 흰 이슬 비꼈는데 밝은 달 돋아 온다 배 세워라 배 세워라 봉황루(鳳凰樓) 아득하니 맑은 빛을 누구에게 줄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옥토끼가 찧는 약을 호객(豪客)에게 먹이고저 하늘과 땅이 제각기인가 이곳이 어드메뇨 배 매어라 배 매어라 서풍(西風) 먼지 못 미치니 부채질해 무엇하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들은 말이 없었으니 귀 씻어 무엇하리 옷 위에 서리 내려도 추운 줄을 모르겠도다 닻 내려라 닻 내려라 낚싯배 좁다지만 뜬구름 같은 속세에 비겨 어떠한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내일도 이리하고 모레도 이리하자 소나무 사이 석실(石室)에 가서 새벽달을 보려 하니 배 붙여라 배 붙여라 빈산에 낙엽 진 길을 어찌 알아볼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흰 구름이 쫓아오니 여라의(女蘿衣)가 무겁구나 겨울 구름 걷힌 뒤에 햇볕이 두텁다 배 떠라 배 떠라 천지가 얼어붙었으되 바다는 의구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끝없는 물결이 깁 비단 편 듯하다 낚싯줄이며 낚싯대 손질하고 뱃밥을 박았느냐 닻 들어라 닻 들어라 소상강(瀟湘江)과 동정호(洞庭湖)는 그 물이 언다 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이때에 고기 잡기 이만한 데 없도다 얕은 개의 물고기들이 먼 소에 다 갔나니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잠깐 날 좋을 제 낚시터에 나가 보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미끼가 좋으면 굵은 고기 문다 한다 간밤에 눈 갠 후에 경물이 다르구나 이어라 이어라 앞에는 유리 같은 만경창파요 뒤에는 옥 같은 천 겹 산이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선계(仙界)인가 불계(佛界)인가 인간 세상이 아니로다 그물이며 낚시 잊어 두고 뱃전을 두드린다 이어라 이어라 앞 개를 건너려고 몇 번이나 헤아려 보았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공연한 된바람이 행여 아니 불어올까 자러 가는 까마귀 몇 마리나 지나갔는가 돛 내려라 돛 내려라 앞길이 어두우니 저녁 눈발이 잦아드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아압지(鵝鴨池)를 누가 쳐서 초목의 치욕을 씻었던고 붉게 물든 벼랑 푸른 절벽이 병풍같이 둘렀는데 배 세워라 배 세워라 크고 작은 물고기를 낚으려나 못 낚으려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쪽배에서 도롱이 걸치고 삿갓 쓴 채 흥에 겨워 앉았노라 물가의 외로운 솔 혼자 어이 씩씩한고 배 매어라 배 매어라 궂은 구름 한하지 마라 세상을 가리운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물결 소리를 싫어하지 마라 속세의 시끄러움 막는도다 창주오도(滄洲吾道)를 예로부터 일렀더니라 닻 내려라 닻 내려라 칠리(七里) 여울에서 양피(羊皮) 옷은 그 어떠한 이던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천 육백 날 낚시질은 손꼽을 제 어찌하던고 어와 해 저물어 간다 쉬는 것이 마땅하도다 배 붙여라 배 붙여라 가는 눈 뿌린 길 붉은 꽃 흩어진 데 흥청이며 걸어가서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설월(雪月)이 서봉(西峯)을 넘어가도록 송창(松窓)에 기대어 있자 동방에 예로부터 〈어부사(漁父詞)〉가 있는데, 누가 지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시(古詩)를 모아 곡조로 만든 것이다. 이 〈어부사〉를 읊조리노라면 강바람과 바다 비가 얼굴에 부딪히는 듯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훌쩍 세속을 떠나 홀로 서려는 뜻을 가지게 한다. 이 때문에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 선생도 좋아하여 싫증 내지 않았고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도 칭탄하여 마지않았다. 그러나 음향이 상응하지 못하고 말뜻이 잘 갖추어지지 못하였으니, 이는 고시를 모으는 데 구애되었기에 국촉(局促)해지는 흠결을 면치 못한 것이다. 내가 그 뜻을 부연하고 언문을 사용하여 〈어부사〉를 지었는데, 계절별로 각 한 편씩이며 한 편은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곡조며 음률에 대해서는 진실로 감히 함부로 의논하지 못하며 창주오도(滄洲吾道)에 대해서는 더욱이 감히 내 뜻을 가져다 붙일 수 없으나, 맑은 강 넓은 호수에 조각배를 띄우고 물결을 따라 출렁일 때에 사람들에게 한목소리로 노래하며 노를 젓게 한다면 또한 하나의 쾌사(快事)일 것이다. 또 훗날 창주(滄洲)에서 거처할 일사(逸士)가 반드시 나의 이 마음과 뜻이 부합하여 백세의 세월을 넘어 느낌이 일지 않으리라고는 못할 것이다. 신묘년(1651, 효종2) 가을 9월 부용동(芙蓉洞)의 낚시질하는 노인이 세연정(洗然亭) 낙기란(樂飢欄) 옆 배 위에서 적어 아이들에게 보인다. '''어부사 여음〔漁父詞餘音〕''' 강산이 좋다 한들 내 분수로 누운 것이겠는가 임금님 은혜를 이제 더욱 알겠노이다 아무리 갚고자 해도 해 드릴 일이 없어라 이것은 바로 〈산중신곡(山中新曲) 만흥(漫興)〉의 제6장인데,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의 여음(餘音)이 되겠기에 여기에 거듭 기록한다. '''몽천요 3장 〔夢天謠 三章〕''' 임진년(1652, 효종3) ○고산(孤山)에 있을 때이다. 생시런가 꿈이런가 백옥경(白玉京)에 올라가니 옥황상제는 반기시나 신선들이 꺼리도다 두어라 오호연월(五湖煙月)이 내 분수임이 옳도다 풋잠에 꿈을 꾸어 십이루(十二樓)에 들어가니 옥황상제는 웃으시되 신선들이 꾸짖는구나 어즈버 백만억(百萬億) 창생(蒼生)의 일을 어느 겨를에 물으리 하늘이 이지러졌을 제 무슨 기술로 기워 내었는고 백옥루(白玉樓) 중수할 제 어떤 장인바치가 이루어 내었는고 옥황상제께 아뢰어 보려 했더니 다 못하고서 왔도다 《시경(詩經)》 〈위풍(魏風) 원유도(園有桃)〉에 이르기를 “동산에 복숭아나무 있으니 그 열매를 먹도다. 마음에 근심하는지라 내 노래 부르고 또 흥얼거리노라. 이내 마음 모르는 자들 날더러 교만한 선비라 하네. 저 사람이 옳거늘 그대는 어이하여 그러느냐 하네. 마음에 근심함이여. 그 누가 이것을 알리오. 그 누가 이것을 알리오. 또한 생각하지 않아서로다.〔園有桃 其實之殽 心之憂矣 我歌且謠 不知我者 謂我士也驕 彼人是哉 子曰何其 心之憂矣 其誰知之 其誰知之 蓋亦勿思〕”라고 하였고, 두보(杜甫)의 시에 이르기를 “강해에 은거하여 맑고 깨끗이 세월 보내고픈 마음 없지 않으나, 살아서 요순 같은 임금이 다스리는 세상 만났으니 차마 곧바로 아주 이별 못하겠네. 동학한 늙은이에게 비웃음 받고 호탕하게 노래 부르니 더욱 소리 높도다.〔非無江海志 瀟灑送日月 生逢堯舜君 不忍便永訣 取笑同學翁 浩歌彌激烈〕”라고 하였다. 내가 탄식하고 읊조리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소리로 발현되어 길게 노래 부르게 되었으니, 어찌 동학들의 비웃음 섞인 비난과 “그대는 어이하여 그러느냐.”라는 책망이 없겠는가. 그럼에도 스스로 그만둘 수 없는 것은 진실로 이른바 “내가 옛사람을 생각하노니 실로 내 마음을 아셨도다.〔我思古人 實獲我心〕”라는 경우인 것이다. 임진년(1652, 효종3) 5월 10일에 부용동(芙蓉洞)의 낚시질하는 노인이 병으로 고산(孤山)에 머물러 있으면서 쓴다. 꿈인가 생시인가 한번 백옥경에 오르매 하늘문이 열리니 夢耶眞耶一上玉京閶闔開 옥황상제는 반기시나 신선들이 꺼리도다 玉皇靑眼群仙猜 두어라 오호연월을 한가로이 배회하도다 已矣乎五湖煙月閑徘徊 야인이 나비로 화하여 나풀나풀 십이루로 날아드니 野人化蝴蝶翩翩飛入十二樓 옥황상제는 웃음 띠셨으나 신선들이 꾸짖는구나 玉皇含笑群仙尤 어즈버 백만억 창생의 일을 어느 겨를에 물으리 吁嗟乎萬億蒼生問何由 구천(九天)이 이지러졌을 제 무슨 기술로 기워 내었는고 九重天有缺時補綴用何謨 백옥루 중수하던 날 어떤 장인바치가 이루어 내었는고 白玉樓重修日何工成就乎 옥황상제께 아뢰어 보려 했더니 물을 겨를 없는지라 돌아와 하릴없이 한숨짓노라 欲問玉皇無暇問歸來空一吁 이상은 〈몽천요〉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병신년(1656, 효종7) '''견회요 5편 〔遣懷謠 五篇〕''' 이 이하는 무오년(1618, 광해군10) ○경원(慶源)에 유배되어 있을 때 지은 것인데, 여기에 부록(附錄)한다. 슬프나 즐거우나 옳다 하나 그르다 하나 내 몸의 할 일만 닦고 닦을 뿐이언정 그 밖의 여남은 일이야 분별할 줄 있으랴 내가 한 일 망녕된 줄을 나라고 하여 모를쏜가 이 마음 어리석음도 님 위한 탓이로세 다른 사람 아무리 말해도 님이 헤아려 보소서 추성(楸城) 진호루(鎭胡樓) 밖에 울어 예는 저 시냇물아 무엇을 하려고 주야로 흐르느냐 님 향한 내 뜻을 좇아 그칠 때를 모르는도다 뫼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리워하는 뜻은 많고 많고 크고 크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나니 어버이 그리워할 줄을 처음부터 알았건마는 임금 향한 뜻도 하늘이 생기게 했으니 진실로 임금을 잊으면 그것도 불효인가 여기노라 '''우후요〔雨後謠〕''' 어떤 사람이 “시임 재상이 허물을 고치자 때마침 궂은비가 갰다.”라고 하기에, 나는 “그가 허물을 고친 것이 진실로 이 비가 개고 이 구름이 걷히고 이 앞내가 도로 맑아진 것과 같을 수 있다면 우리들이 감히 그의 인(仁)을 허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고는 드디어 언문으로 노래를 지어 불렀다. 궂은비 개었단 말인가 흐리던 구름 걷혔단 말인 앞내의 깊은 소(沼)가 다 맑아졌다는 것이냐 진실로 맑기만 맑아지면 갓끈 씻어 오리라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