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영어 (문단 편집) ===== 어원적 다양성 ===== [[파일:T_SERIES.jpg]] 영어에는 일상적이고 구어적인 [[게르만어]] 계통 어휘, 약간 격식이 있는 느낌을 주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한 [[라틴어]] 계통 어휘, 그리고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그리스어]] 계통 어휘가 일정한 계층을 이루면서 영어 어휘를 구성하고 있다. 문제는 영어는 게르만어파 언어임에도, 게르만어 이외의 어휘의 비중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상적인 어휘인 bus, camera, card, cream, truck 등도 라틴어나 그리스어에서 온 어휘이다. 가령 bus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omnibus에서 왔으며, truck은 '바퀴'를 뜻하는 그리스어 τροχός에서 왔다.] 이런 현상은 영어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보이며, 고급 영어를 배울수록 더욱 심화된다. 물론 역사적으로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문화적 영향력이 막강했으므로 다른 게르만어/슬라브어 계열 언어에서도 로망스어계 어휘의 비중이 적은 편은 아니긴 하다. 그런데 그런 다른 언어에서도, 전문 분야 용어이기에 언어 근대화 과정에서 발음과 철자까지 차용해 버린 근대 프랑스어 직수입 어휘가 아니라면 영어만큼의 상용도는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각각 게르만계 단어와 라틴계 단어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치과의사]]를 뜻하는 어휘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보자. 독일어에서는 치아를 뜻하는 Zahn과 의사를 뜻하는 Arzt를 병렬한 Zahnarzt이며, 프랑스어에서는 치아를 뜻하는 dent(당)에 기술자를 뜻하는 -iste를 붙인 dentiste(당티스트)이다. 그러나 영어에서 치아는 tooth인데 반해, 치과의사는 프랑스어에서 차용한 'dentist'라고 부른다. 다른 예시로, 나무(tree)와 철(iron)은 영어 고유 어휘이지만 "나무의"와 "철의"는 모두 뜬금없이 라틴어 어휘가 뿌리인 arboreal(라틴어로 나무를 뜻하는 arbor에서 유래), ferrous(라틴어로 철을 뜻하는 ferrum에서 유래)다. 심지어 영어에서는 소는 cow지만 쇠고기는 beef(프랑스어로 소를 뜻하는 bœuf에서 유래)이고, 돼지는 pig지만 돼지고기는 pork(프랑스로 돼지를 뜻하는 porc에서 유래)이며, 양은 sheep이지만 양고기는 mutton, 사슴은 deer이지만 사슴고기는 venison이다! 영어를 썼던 평민층은 동물을 키웠고 프랑스어를 썼던 상류층은 그 고기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물과 그 동물의 고기의 어원이 다른 언어는 영어가 유일하다시피 하다. 거기에다가, 상술했듯이 전문 및 학술 용어 같은 고급 어휘로 넘어가면 그리스어에 기원을 둔 단어들이 마구 등장하기 시작한다. 과학이나 의학 서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학술에 쓰는 영어와 일반 영어에 쓰이는 단어는 완전히 다르다. 영어 논문을 술술 읽어대고, 영어 모어 학자들과 유창한 영어로 학술 토론을 하는 교수들이 정작 일상적인 회화에서는 쩔쩔매는 어이가 없는 일도 벌어진다. 더욱 난감한 것은, 게르만어와 로망스어 내의, 완전히 동일한 어원에서 파생된 각각의 단어가 둘 다 존재하고 상용되는 기가 막히는 일도 일어난다는 점이다! 가장 좋은 예는 brotherhood와 fraternity로, 둘 다 기본적으로는 '형제애'를 뜻하는 단어다. brotherhood는 오늘날에도 상용되는 고대 게르만어 직계 어휘 중 하나인 brother(형제)에서 생성된 반면, fraternity는 라틴어 frater(형제)-fraternitas가 기원이다. 이게 언어사적으로 참 골때리는 이유는, 최대한 간략히 설명하자면, 애초에 옛 원시 인도유럽어에서 게르만어가 갈라져 나올 때 frater가 1차 음운추이를 거쳐 된 것이 brother이기 때문이다. 어원도 같고 뜻도 같고 용법만이 미세하게 차이나는데 한쪽이 도태되지 않고 둘 다 버젓히 다른 단어로 사전에 존재한다? 이쯤 되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애초에 위에서 '다른 어원'의 사례로 언급된 tooth와 dent도 [[인도유럽조어]]까지 올라가면 어원이 같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결국 영어 어휘의 큰 줄기를 이루는 게르만어-고대 영어 계열이나 라틴어-프랑스어(로망스어) 계열이나 그리스어 계열이나 몇 남지 않았지만 켈트어 계열이나 하나같이 공통조상을 가진 [[인도유럽어족]]이기 때문이다. 영어의 이러한 어원적 다양성은, [[헤이스팅스 전투]]의 결과로 노르만 왕조가 세워지면서 프랑스 북부 오일어 계통의 [[노르만어]]를 모어로 하던 노르만족이 브리튼 제도에 정착한 뒤, 시간이 흐르면서 앵글로색슨과 언어적으로 융화되어 오늘날의 영어를 형성한 게 큰 원인이다. 상술한 고기 관련 어휘도, 높으신 분들에게 고기를 대접하며 무슨 고기인지 노르만어로 소개했던 것이 지금까지 내려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게르만어/슬라브어 계열 언어에서 주로 근대 시절 표준 프랑스어를 중심으로 프랑스계 어휘를 들여온 반면, 영어는 주로 중세 시기([[노르만 왕조]], 블루아 왕조, [[플랜태저넷 왕조]])에 노르만족의 노르만어를 중심으로 프랑스계 어휘를 받아들였다. 이를 두고 중급 이상의 [[한국어]]에서 [[순우리말]]과 한자어를 함께 익혀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한국 한자음]]은 한자 1개당 1음절로 발음되고 모아쓰기가 가능하며, 함축된 의미를 가진 음절의 결합으로 이뤄지는데다 각 한자를 분리한다고 해서 음이나 뜻에 변화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어근 파악이 쉽다. 그래서 일반인이 어휘력을 늘리는 것이 영어만큼 어렵지는 않다. 또한 한자어를 사용하면 고유어를 사용할 때보다 가독성, 확장성, 함축성 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한자를 일상적인 문자로 쓰지 않는 현대 한국에서도 특히 전문적인 분야에서는 한자어가 자주 보인다. 그런데 영어는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가져다 쓰는 거다. 굳이 [[한자문화권]]에서 영어와 비슷한 예를 찾으라면 [[일본어]]의 [[일본 한자음]]을 비롯한 한자 독법이 그나마 비슷하다. [[일본어|해당 항목]]의 '[[일본어#s-5|문자]]'에서 한자음과 관련한 영역 참조. 일관성 없는 영어의 외래 어근 구성과 똑같지는 않아도 비교해 볼 만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앙글리시]](Anglish)라는, 오직 게르만어 계열 어휘만으로 영어를 재구성해보자는 시도도 있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