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에라스뮈스 (문단 편집) === 우신예찬 === 에라스뮈스는 [[이탈리아]]에 있으면서, 청빈과 기도, 눈물과 고행에 몰두해야 할 교황 [[율리오 2세]]가 그렇게도 많은 재물과 영광, 세금과 면죄부를 통해 쾌락에 빠져 있으면서 전쟁을 자신의 주된 업무로 생각하는 것을 보고 극한 실망감에 빠진다. 그리고 1509년 이탈리아를 떠나 영국으로 오는 길에 그는 이런 물음에 사로잡힌다. 사람의 생각을 사로잡고 행동을 부추기는 동기가 무엇인가? 진실과 사랑, 지성과 현명, 이런 고상한 것보다는 허영과 욕망, 정념과 어리석음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아닌가? 그리고 그는 [[영국]] [[런던]]에 도착하여 [[토머스 모어]] 집에 머물면서 일주일 만에 『우신예찬』[* 원제: Moriae Encomium. (우신예찬)]을 쓴다. 『우신예찬』의 주인공은 '모리아(Moriae; 우신, 바보신)'이다. 모리아는 라틴어로 '어리석은 여신'을 말하는 것으로, [[토머스 모어]]의 '모어'와 유사해서 선택한 단어라고 에라스뮈스는 밝힌다. 물론 모어는 어리석음과 거리가 멀지만, 그는 친절하고 너그러울 뿐 아니라 유머감각이 뛰어나 자신의 재치 넘치는 풍자에도 크게 즐거워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라스뮈스 『우신예찬』 김남우 옮김. 열린책들. 2011. p.12~13] 에라스뮈스는 『우신예찬』에서 '어리석음'을 대략 3가지 의미로 사용한다. 하나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어리석다고 말하는 의미로 사용한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실 똑똑한 사람들이 어리석은 짓을 많이 한다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또한 그는 바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지혜로운 자들을 말할 때도 '어리석음'을 사용한다. 그는 "스토아 학자라도 아버지가 되고 싶다면 바보신(우신)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것"이라며, 무엇으로 인간을 만드는지 묻는다. "머리나 얼굴로? 가슴으로? 손 아니면 귀처럼 정숙한 부분으로? 아니 그렇지 않다. 인류를 널리 번식시켜 퍼뜨리는 그 부분은 너무 우스꽝스럽고 바보 같아서 웃지 않고는 언급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성기를 말한다.] 그리고 바보신은 생명이 어리석음을 통해 태어날 뿐 아니라 어리석음 때문에 유지된다고 역설한다. "사람은 어리석고 미칠수록 즐겁고 어리석을수록 타인과 잘 어울린다. 아첨과 속임수가 없다면 백성이 지배자를, 상전이 하인을, 마님이 하녀를, 선생이 학생을, 아내가 남편을, 지주가 소작인을 어떻게 견뎌내겠는가?" 바보신은 이렇게도 반문한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법칙, 또는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에 의해 다스려진 나라가 단 하나라도 있는가?" 영웅들의 고귀한 행위도, 수많은 찬란한 글도, 도시도, 제국도, 사법행정도, 종교도, 인간의 계획과 판단도 모두 어리석음과 허영, 광기에 의해 유지된다. 인간이 이용하는 기술도 명예욕 때문에 나온 것이며 온갖 학문과 예술도 모두 이와 같은 것 때문에 나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어리석음은 인간의 본성에 꼭 어울린다. 인간은 어리석음으로 인해 온갖 근심과 걱정을 벗어날 수가 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을 즐길 수 있다. 또 바보신은 실상은 어리석으면서도 현명한 척하는 어리석음을 폭로한다. 자기 아내가 수많은 남자를 가졌는데도 마치 정숙한 부인이라고 생각하는 남편들, 사냥에 미쳐 날뛰는 귀족들, 노름꾼들, 거짓말쟁이들,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 자기가 저지른 죄에 대해 면죄부를 받았다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등은 모두 어리석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바보신은 '기독교적 어리석음'을 논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의 지혜 있는 자들이나 힘있는 자들, 가진 자를 가까이 하지 않고 여자들과 어부들을 가까이 한 것, 짐승 중에서도 가장 어리석은 당나귀를 고르신 것, 성령이 독수리의 형상이 아니라 비둘기의 형상을 하고 내려 온 것,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을 양이라고 부른 것, 그리고 심지어 자신을 어린양이라고 부르게 한 것 등은 어리석음과 연약함을 높이 인정한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바보신은 반문한다. 또한 사도 바울로에 따르면 십자가의 도는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는 사람에겐 하느님의 능력이며, 하느님은 세상의 미련한(어리석은) 것을 택하사 지혜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셨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어리석음과 혈연관계를 가진 종교라는 것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