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사이버펑크 (문단 편집) === 1980년대: 사이버펑크 장르의 탄생 === 이렇듯 사이버펑크의 원시적 개념들은 이미 존재했었으나, 사이버펑크 장르를 본격적으로 개척한 것은 1984년에 출판된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이다. 깁슨은 최초로 가상공간을 뜻하는 [[사이버스페이스]]란 용어를 창시하며 사이버펑크의 개념을 처음 정립했다.[* 흔히 1984나 멋진 신세계와 같은 고전 SF 걸작들이 '과학기술에 의한 디스토피아적 근미래상을 묘사했다'는 점에서 사이버펑크 장르의 효시로 꼽히는 경우가 많기는 하나, 이는 사이버펑크라는 장르 자체가 해당 작품들로부터 시작되었다기 보다는 그러한 작품들을 통해 제기된 문제의식이 이후 사이버펑크 장르를 형성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정도, 즉 장르 자체의 시초라기보다는 장르의 '선조'격인 작품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쪽이 더 적절할 것이다. 단순히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진 양면적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주제로 한 작품이라고 모두 펑크 장르로 분류한다면, [[프랑켄슈타인]]이야말로 과학기술 펑크의 효시에 더 어울리는 작품이고 따라서 바이오펑크를 사이버펑크의 파생 장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사이버펑크를 바이오펑크의 파생 장르로 보아야 하는 지경이 될 것이다. 결국 현대의 독자와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는 그 주제의식뿐 아니라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표현과 묘사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이버펑크의 가제트와 클리셰로 여겨지는 소재들'을 사용하여 특유의 분위기를 내는 작품이 본격적인 사이버펑크 작품으로 분류된다는 것. 이 기준으로 보면 사이버펑크 장르의 직접적인 시작은 뉴로맨서나 영화 블레이드 러너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는 힘들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이러한 초기 사이버펑크의 성립에는 뉴로맨서가 나오기 몇 년전에 나온 영화들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기존의 미래사회상이 과학이 발전해서 도시 전체가 찬란하고 깔끔한 [[유토피아]]적인 이미지거나, 아니면 핵전쟁으로 지구가 멸망해서 황폐화된 풍경을 보여주었다면,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는 [[네온사인]]이 가득한 아시아풍의 인구 과밀화된 도시의 모습을 새로 제시했고,[*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인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는 황폐화된 도시의 풍경을 가진 소설이었다. 그리고 후속작인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원작과 유사한 황폐한 풍광이 묘사된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디즈니]] 제작의 영화 [[트론]](1982)은 다가올 [[컴퓨터]] 세상과 [[사이버스페이스]]를 시각화했다. 이 두 영화는 사이버펑크 [[사이언스 픽션|SF]] 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뉴로맨서를 비롯한 다양한 사이버펑크물들, 일본 애니메이션 [[AKIRA|아키라]], [[버블검 크라이시스]], [[공각기동대]] 등에 영향을 주었다. 초창기의 사이버펑크 성향의 작품은 인체의 능력이나 의식을 [[사이보그|기계적으로나]] [[생명공학]]적으로 확장이 가능한 사회와 세계에서 개인이나 집단이 이들을 지배하는 더 큰 구성체(네트워크)에 접속하거나 말려들어가는 상황을 묘사하는 것을 그렸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네트워크에 반발하는[* 반발의 수단이 어떤지는 상관이 없다. 해커가 되어서 숨어들어가거나 여전히 강력한 구시대의 산물을 들고 직접 때려부수기도 한다.] [[펑크|반항적이고 반사회적 성격]]을 띄었다. 이런 점에서 기존의 SF 장르와는 확연한 구별이 가능했다.[* 이런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정부가 못 잡거나 그냥 대놓고 봐주겠다고 풀어두는 범죄자를 잡는 자경단의 자리를 맡게 하기도 하고, 정부가 미약한 반체제 성향만으로도 잡아가서 고문하는 [[디스토피아]]거나, 상징성만 크지 힘은 없어서 유명무실한 껍데기로 표현하기도 한다.] 1980년대는 [[집적회로]] 기반의 [[컴퓨터]]라는 문명의 도구가 점점 발전해서 일반인도 그것을 가정에서 직접 만지고 활용하기 시작한 시절로, 많은 매체에서 컴퓨터가 주요 소재가 되던 시기였다. SF계에서도 이것은 흥미로운 소재였다. [[해커]]/[[해킹]],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양자컴퓨터]], [[기업국가]], [[가상현실]] 등 [[정보기술|정보 통신 기술]], 즉 [[사이버]]의 궁극적인 발전과 그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 단골 소재는 ''''네트워크로 인한 감각의 확장과 기계로 대체될 수 있는 인간성의 결손 사이에서 고민하는 자신의 정체성''''이 있다. 이는 [[히피]] 운동의 영향을 받은 6, 70년대의 '뉴웨이브 SF'가 외우주보다 내우주(인간의 내면심리) 탐구에 관심을 가진 것과 일맥상통하다. 히피들이 [[마약]]을 하고 환각을 보는 것([[트립]])은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히피]]처럼 사이버펑크 계열의 작품의 주인공은 사회의 주변인([[아웃사이더]])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이버펑크는 [[먼 미래]]가 아닌 현 시점에서 [[근미래|가까운 미래]]를 다루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대한 사회비판을 하는 풍자소설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묘사된 미래는 그리 멀지 않았다'는 메세지를 던져주어 경각심이나 현실감을 주기도 한다. 단순히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사이버펑크인 것은 아니며, 미래를 그리고 있으면서도 미래는 어둡고 암울하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는 게 사이버펑크의 특징이다. 이런 작품 전반의 분위기는 사이버펑크 소설들이 등장한 시대상과도 관련이 있다. 사이버펑크 장르가 등장하기 시작한 80년대 초반은 두 번의 [[오일쇼크]]를 경험하여 엄청난 경제충격을 겪고, 이로 인한 대량 실업으로 사회불안이 퍼져나가던 시대였다. 또한 경제이념으로 [[신자유주의]]의 등장으로 [[케인즈주의]] 시절의 비효율적인 고용이나 복지제도가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해당 시기에 노동자 계층들이 직면한 공포[* 대량실업, 기업의 노동자 착취, 복지의 소멸로 인한 사회안전망 삭제 등등.]가 작품에 등장하는 대기업의 모습에 녹아들어 있다. "냉전의 절정기에는 사이버펑크와 같은 장르가 탄생할 여지가 없었다"라는 말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데, [[현실사회주의]] 체제가 [[자본주의]]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라이벌로 여겨지던 시절에는 현실사회주의의 팽창을 견제하려는 목적에서라도 자본주의 사회 내부에서 [[뉴딜 정책]]이나 [[케인즈주의]], [[복지]]제도 및 [[사민주의]]와 같이 자본주의적 시장 권력의 독주를 막는 장치들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80년대가 오자 체제 경쟁에서 현실사회주의의 패배가 명확해지면서 [[레이거노믹스]]나 [[대처주의]]와 같은 신자유주의 경제이념이 득세하였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개인의 삶을 위협하고 파괴하는 자본(거대 기업)에 대한 공포'가 고개를 들었다는 것. 게다가 냉전의 절정기는 곧 인류 문명을 파멸로 몰아넣을지도 모르는 [[핵전쟁]]의 공포가 팽배하던 시기였기에 '''고작''' 대량 실업이나 사회적 안전망 붕괴에 대한 공포를 기반으로 하는 사이버펑크 장르가 강한 호소력을 발휘할 만한 문화적 배경은 아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사이버펑크라는 장르는 냉전 종결 직전에 태동하여 냉전 종결을 통해 '견제세력 없이 전 세계를 주도하게 된 자본주의(신자유주의)적 세계질서'에 대한 반감을 기반으로 자리 잡은 장르이며, 그 사상적 뿌리는 [[68운동]]과 [[히피]] 문화, [[뉴에이지]] 운동과 같은 6070년대 반 권위-반 기술우월주의 사상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에서 80년대 후반~90년대라는 문화적 배경에서 탄생한 장르라 볼 수 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