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관촌수필 (문단 편집) ==== 줄거리 ==== '나'보다 여남은 살 정도 더 먹은 대복이는 우리 집과 사립문 하나 사이를 둔 옆집에 살고 있었다. 우리가 이사 와 살기 전 우리 집은 행세 깨나 해본 양반 찌꺼기로 볏백이나 거두던 지주였다고 한다. 대복이네 집은 고지기나 마름, 또는 행랑작것들이 거처했던 별채 행랑이었던 것으로 대복이 어머니도 원래 그 푸네기였다고 한다. 아비인 조서방과 대복 어미, 대복이 이렇게 셋이 살던 그 집안은 가난에 찢어지는 살림을 하고 있었다. 조서방은 남의 집 품팔이를 하여 하루하루 저 먹을 끼니 정도만 해결하고 손버릇이 좋지 않아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무엇이든 챙겨가는 대복 어미는 시키지도 않은 우리 집 허드렛일을 하며 얻어 가는 밥과 반찬들 또는 슬쩍 해간 것들로 먹고살고 있었다. 그때 이미 장정으로 진일 마른일 없이 한번 손댔다 하면 또려지게 마무리를 낼 줄 알았고, 백중 장터에서 난장판이 서면 씨름선수로 나가 돼지 새끼를 타올 정도로 힘도 장사였던 대복이는 지금 생각하면 친구라고 할 수도 없지만 그때는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아이라 다들 생각했고, 철없던 난 그를 친구로 생각했고 대복이 또한 허물없이 막냇동생 대하듯이 같이 놀아주기도 했던 것이다. 대복이 뒤만 따라다니면 모든 걸 내 맘대로 장난해도 겁날 게 없던 그리운 시절..그것은 내가 일곱 살 나던 해부터 한 이태 동안의 비록 짤막한 세월에 지나지 않지만, 그러나 다시금 꿈결 속에 본 대자연처럼 그지없이 아름답고, 은하를 헤엄쳐가는 듯한 심란한 향수에 잠기게 하며, 때로는 나 혼자나 알고 죽을 것 같이 비밀스럽고, 혹은 물려줄 수 없는 소중한 재산처럼 여겨지곤 한다. 그 무렵 대복이는 동네 사람들에게 이미 '희망 없는 애'라는 별명으로 손가락질을 받을 정도로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을 더 많이 했다. 하지만 대복이는 [[물총새]]를 잡거나 [[꿩]], 산[[토끼]], [[조개]]와 [[게]] 등 잡고자 마음만 먹으면 못 잡는 것이 없는 나에게는 대단해 보이기까지 하는 인물이었다. 이웃 동네에서 먹을 것이 없어 우리 동네로 게잡이를 오는 경우가 있으면 돌아가는 길목에 서서 세금이랍시고 그들이 잡은 게를 한 움큼씩 뺏는 것 역시 대복이의 몫이었다. 해가 바뀌면서 우리 읍내도 전에 없던 일들이 생겼다. 여기저기 미군들이 돌아다니게 된 것이다.근처 대천해수욕장을 드나드는 미군들이었던 것이다. 대복이는 이들을 상대로 심부름을 해주며 돈을 얻어온다며 대복 어미가 무척 자랑스러워하던 양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대복이를 앞세운 순사가 들이닥쳐 그동안 대복이는 미군들 심부름을 해서 돈벌이를 한 것이 아니라 도둑질을 해왔던 것이 들통났다. 비록 대복 어미와 나만 알고 쉬쉬했던 일이긴 했지만 이때 이미 대복이는 변해버리기 시작했다. 언사가 거칠어지고 행동 또한 [[후레자식]] 소리 듣기에 알맞은 짓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결국엔 고질화된 [[도벽]]이 소까지 훔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전쟁이 발발하였다. 그해 7월 그믐께 [[조선인민군]] 손에 옥문이 열려 출옥한 대복이가 돌아왔다. 전쟁통에 폐허가 되어버린 우리 집안 꼴을 확인하자 목놓아 울어버릴 만큼 정도 많은 사내였던 대복. 새롭게 살아볼 각오를 하는 듯 보였던 대복이는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참봉집 손녀딸인 순심이를 건드리려 하여 [[강간]] 미수로 붙들려 들어갔다. 가세가 기울긴 했어도 근본이나 내려오던 범절은 아직껏 서슬이 살아 잇던 참봉 댁 손자로 그 시절 유일하게 고등교육을 받았던 순심이에게 그런 일을 저질렀으니 동네 사람들에게 또 한번 욕지거리를 먹을 짓이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도 대복이에 대한 나의 애정은 식지 않았으며 오히려 대복이가 순심이와 결혼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되도 않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일로 또 갇히게 된 대복이는 가을 어느 날 갑자기 돌아왔다. 이번에는 국방군들이 올라와 그를 풀어줬다고 했다. 세상이 바뀔 때마다 자유의 몸이 되고 있는 대복이었던 것이다. 대복이가 풀려났다는 얘기를 들은 참봉댁에선 밤이고 낮이고 대문을 걸어 잠그고 그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러나 얘기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대복이가 순심이가 사라진 참봉댁 머슴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사람들 모두 조만간 무슨일이든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며 가슴 졸이고 이를 지켜보았으나 얼마가 지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동네 사람들은 이제는 대복이가 변해 사람 노릇을 하는 거라 여기기 시작했다. 대복이는 정말 충직스러운 머슴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전쟁이 한창이던 때라 영장이 나왔다 하면 그건 이미 죽은 목숨이었던 그때, 대복이에게도 영장이 나왔건 것이다. 입영 전날 더운밥 한 그릇 먹일 형편이 못 되는 대복이네 집 형편을 알고 있는 어머니의 배려로 우리 집 대청에서 나와 겸상하여 저녁을 먹은 대복. 이십여 년을 그렇게 가까이 지내오고도 그가 우리 안마루에 발 벗고 올라앉아 보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다음날 대복이는 눈물범벅인 어미와 아비의 배웅을 받으며 전장으로 떠났다. 그런데 그날 상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그동안 그리도 소식이 없어 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던 순심이가 나타난 것이다. 새하얀 얼굴을 한 순심이가 경찰에 의해 잡혀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에게 좌경 구호와 노래를 가르쳐 경찰들이 그렇게 잡으려고 했으나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순심이가 대복이가 사라지는 날 경찰에게 잡힌 것이다. 사연인즉은 이랬다. 인민군이 북으로 올라가고 국방군이 남에서 올라오자 신변의 위협을 느꼈던 순심이는 골방 구들장을 떼어내고 그 밑에서 생활을 했던 것이다. 그러다 대복이에게 들킨 것이다. 이에 대복이가 이 집의 머슴으로 들어갔던 이유도 밝혀졌다. 어쩌면 숨어있는 순심이를 지키기 위한 할수 있는 최선을 다했던 대복이지 않을까 싶다. 출정하는 날 순심이 어머니는 신작로 초입까지 나가 대복이를 배웅했지만 순심이는 방고래에 숨어 있었다. 그러나 순심이는 견딜 수가 없었다. 이것이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스로 구들장을 나와 밖을 몰래 엿볼 수 있는 변소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대복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구토감을 참을 수가 없었다. [[입덧]]이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