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23-F (문단 편집) ===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쿠데타 === 쿠데타 주동자들의 내부 결속은 허접하기 짝이 없었다. 쿠데타 발발 전만 하더라도 계급과 정계, 왕실과의 연줄로 쿠데타의 주동자 노릇을 했던 알폰소 아르마다 코민 장군은 막상 본인이 쿠데타의 주동자이면서도 테헤로, 미란스 델 보슈와 전혀 다른 계산을 하고 있었다. 아르마다는 민주주의 체제를 역행하는 것엔 관심도 없고, 다만 후안 카를로스의 전직 개인 교사이자 비서로서 누리던 총애와 관심을 수아레스 수상이 빼앗았다는 지극히 사소한 개인적 원한으로 쿠데타를 결행한 것이다. '''테헤로와 보슈'''가 위대하신 카우디요 프랑코 동지께서 세우신 위대한 스페인(...)을 의회정치, 민주주의, 계몽주의로 타락시키려고 하는 유대-볼셰비키-프리메이슨에 대항하여 '''[[스페인 내전|1936년의 성전]]을 다시 일으키려던''' 와중에 '''아르마다'''는 도저히 받아 들일수 없는 카리요의 공산당만 빼고 펠리페 곤잘레스의 사회주의자들을 포함한 나머지 정당들을 규합해 좌우파를 막론한 거대 정당 정치인들과 '''차기 정권에서 군부의 지분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었다.'''--물론 그 차기 정권이란 걸 자기가 쿠데타로 만들 계획이라는 내용은 쏙 빼놓고-- 아르마다는 태생부터 직업은 군인이지만 실제 하는 일은 궁정의 고위 귀족에 가까웠던 왕가와의 연줄을 통해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한 귀족 정치군인 가문 태생으로, 일반적인 보수 우익 수준의 반공 의식을 제외한다면 뚜렷한 정치적 지향점도 없고 민주정 같은 건 안 하는 게 좋지만 그걸 또 막는다고 국가적 난리를 칠 마음은 없는 구시대 엘리트 기회주의자였다. 게다가 본인의 정치적 영향력도 프랑코 정권 말기 차기 후계자로 내정받았던 후안 카를로스의 비서 겸 개인교사로서 생긴 연줄이었으니 '''아르마다 입장에서 뭔짓을 하던 국왕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건 그냥 자살''' 수준으로 멍청한 짓이었다. 미란스 델 보슈는 사상적으로는 민주주의를 반대했으나 '''근왕주의적 관점에서''' 민주정을 반대했기 때문에 민주정을 전복하고 싶어했지만 이를 이루려고 국왕에게 위해를 가하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반면 테헤로는 '''국왕이 프랑코 각하의 유지에 반하며 민주주의를 도입하려고 들면 국왕도 때려잡아야 할 빨갱이에 불과하다'''는 골수 파시스트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았기 때문에 국왕의 호소가 발표된 다음에도 한동안 점거를 풀지 않았다. 쿠데타 주동자들은 쿠데타가 터진 그 순간까지 자신들이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 테헤로가 하원의사당을 점거해 놓으니 아르마다는 멀리서 전화로 "수고했네. 이제 내가 민간 정치인들과 '''협상'''을 할 테니 자네는 물러나 있게."라는 식으로 나오자 아르마다는 물론, 아르마다와 마찬가지로 멀리서 전화로 자신을 통제하려고 했던 보슈에게까지 뻗대면서 결국 쿠데타 자체를 주도했던 두 상급 지휘관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하비에르 세르카스는 이를 두고 "아르마다는 수아레스의 타도를 목표로 하고 의회민주정과 국왕은 그대로 두는 쿠데타를 꿈꿨고 보슈는 의회민주정은 전복하겠지만 국왕은 건드리지 않는 쿠데타를 꿈꿨으며 테헤로는 민주정을 전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기에 국왕이 쿠데타에 반대한다면 국왕까지 폐위하려는 쿠데타를 상상했다"고 하며 어찌 보면 영화 [[라쇼몽]]이 생각나는 동상이몽 때문에 쿠데타가 틀어졌다고 표현했다. 현대 스페인의 우익은 왕당파가 다수지만 우익이라고 해서 스페인 보르본 왕정이 이미 두 번 날아 갔다가 군사 독재자들과 카우디요 프랑코 덕분에 어거지로 돌아왔다는 역사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70-80년대만 하더라도 테헤로처럼 '''보르본 왕가도 빨갱이'''라는 식의 문자 그대로 골수 극우 파시스트들도 꽤 있었다.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 수아레스 수상과 후안 카를로스 1세는 프랑코 사후 몇 년 동안은 군부에게 '''선거나 의회는 장식일 뿐 국정 주도권은 여전히 군부에 있으니 안심하라'''는 메세지를 끊임없이 보내야 했고 결국 뒤늦게 군부 내 파시스트들이 자신들이 기만당했다는 걸 깨닫게 되자 이런 사건이 터진 것이다. 이 쿠데타를 계기로 이렇게 군부에서 '''왕실로도 성이 안 차는 골수 파시스트'''들이 줄줄이 몰락해서 스페인 민주정은 극우파의 위협에서 한풀 안전해질 수 있었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